[단체장 인터뷰] 김우영 은평구청장① 한국 정치를 움직이는 흐름은 지방 행정과 현장에서 여러 경험을 쌓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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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때 대한민국이 반석 위에 설 수 있을 것“


    지난 1월 23일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 특집기획 인터뷰로 본지 김능구 발행인은 김우영 은평구청장과 베스트 자치단체장 인터뷰를 가졌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8년 동안 구정 운영을 했던 소감으로 “작은 단위의 혁신실험 기초부터 분권운동에 이르기까지 분권영역을 계속 확장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체험했던 시간”이라고 밝혔다.

    민선 5기의 콘셉트인 ‘주민 참여’의 출발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김 구청장은 “국민들은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만큼 삶의 영역에서 살만해지면 좋겠다는 바람들이 있었지만, 정치적인 부분에서 수용하지 못했다”며 “그 후에 실생활로부터 삶을 변화시키지 않는 정치적 구호는 무의미하다는 반성이 있었다”고 답했다.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겨놓은 유산으로 2010년에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생산적인 의제들이 각 현장에서 진행됐다”며 “그로 인해 멀리 있는 여의도 민주주의가 골목에 가까운 민주주의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협치 행정에 대한 질문에 김 구청장은 “일반 국민들과의 협치를 잘하기 위한 도구가 야당과의 협치”라며 “말싸움으로 단기적 승부를 하려 하지 말고, 주민들과의 협치를 통해 장기적인 체력을 가지고 있으면 상대방은 필요에 따라서 손을 내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 김 구청장은 “자유한국당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며 “민족적인 이슈인 평창 동계올림픽이 반쪽짜리도 안 되는 올림픽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가적 과제인 지방분권에 대해 김 구청장은 “분권은 지방정부에 주어진 기회로 인해 중앙정부의 부담을 줄이고 주민들에게 잘 살 수 있게 된다는 비전업을 하는 것”이라며 “보충성의 원리, 작은 단위의 상호작용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분권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청장 3선 불출마 선언 이후 행보에 대해 김 구청장은 “지방 행정, 현장에서의 여러 경험을 한 세력들이 한국 정치를 움직이는 흐름”이라며 “현장의 이야기를 국회에서 의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 수 있는 생산적인 대안세력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1969년 강원도 강릉에서 출생했다. 옥계초·중학고, 강릉고를 거쳐 1995년 성균관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주요 경력으로는 장을병 국회의원 정책보좌관, 이미경 국회의원 입법보좌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기획의원 등을 지냈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54.2%의 높은 득표율로 은평구청장에 당선, 전국 자치구 ‘최연소 구청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우영 구청장은 현재 구청장 3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다.
     
    다음은 지방분권에 관한 인터뷰 내용이다.

    민선 6기도 마무리 단계다. 8년의 구정 활동에 대해 어떤 느낌이신지, 그리고 그 성과와 부족한 점이 무엇이었는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린다.

    2010년에 만으로 40세에 출마를 했었다. 전국 최연소로 당선되었는데, 그동안 시간이 참 빨리 간 것 같다. 돌아보면 재밌는 일을 많이 한 것 같다. 민선 5기에는 은평구에서 혁신을 시도했고 민선 6기에는 기초지방정부 단위에서의 연대활동에 상당한 에너지를 실었다. 최근에는 지방분권개헌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작은 단위에서의 혁신실험 기초부터 향후 한국사회가 분권사회로 가야만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다는 분권운동에 이르기까지 분권 영역을 계속 확장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체험했던 시간이었다.

    ‘주민 참여’가 지방자치에 접목된 민선 5기의 콘셉트는 젊은 단체장들이 일으킨 바람으로 이루어졌다. ‘참여’의 출발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은평구에는 어떻게 정착됐는지 말씀해 달라.

    2010년 지방선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행한 죽음 이후에 치러진 선거였고, 전부는 아니었지만 노무현 키즈들의 지역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 당시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노무현의 안타까운 죽음을 경험한 세대와 유권자들이 변화를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영화 ‘1987’을 보면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했는지 나온다. 그리고 97년 최초의 정권교체 이후에 우리가 10년 집권을 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기에는 신자유주의 물결이 이는 와중에 경제위기 극복, 글로벌스탠다드 등의 기준점이 적용됐던 것 같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지역주의 극복과 정치문화의 개혁 등에 모든 에너지를 투입했었다.

    민주화가 적정선에 도달하기 위해 국민들이 노력했던 만큼, 국민들은 이제는 삶의 영역에서 우리도 살만해지면 좋겠다는 바람들이 있었지만 정치적인 부분에서 수용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차이가 아주 크게 나는 것이 상대적 박탈감이었다고 본다. 그런 양극화가 서민의 대변자라고 선출한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발생했다는 것은 엄청난 불일치였다고 봐야 한다.

    그 후에 실생활로부터 삶을 변화시키지 않는 어떠한 정치적 구호는 무의미하다는 반성이 있었다. 그러면서 2010년부터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 ‘내 삶을 바꾸는 지방자치’ 같은 구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 구호를 공식적으로 최초 사용했다. 

    지금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슬로건인데?

    박원순 시장이 가져가서 ‘내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시장’으로 사용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선거 때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라고 서브타이틀로 사용했다. 그리고 이제 지방개헌문제에 대한 ‘내 삶을 바꾸는 지방분권개헌’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 이전에는 민주화, 산업화 같은 거대담론이었다.

    그것을 이미 2010년 즘에서 국민들이 원했다는 것인가?

    그렇다. 왜 노무현 정부가 서민적인 스타일인 지도자임에도 불구하고 서민의 지지를 많이 상실했는가? 거대담론에 집중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같이 일하고 땀 흘려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불로소득 얻는 자들이 앉은 자리에서 몇 억씩 벌었다. 정권이 부동산을 손보겠다고는 하는데, 그럴 때마다 부동산이 치솟는 것을 보면서 무능하다는 프레임에 갇혔다.

    반대 진영에서 공격하는 수단이 노무현 정부 때 양극화가 심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때 11.1 대책이라고 2005년 하반기에 검단신도시 발표 후 부동산이 엄청 뛰었다. 정부·학회에서 더 이상 부동산 정책을 맡을 입장이 안된다고 하며 당에 맡으라고 했었다. 그때가 김근태 당의장 시절이었다. 그래서 김근태 당의장이 직접 부동산 특위를 주재하고 이미경 의원이 위원장을, 이인영, 박영선, 변제일 등 의원들이 멤버였다. 나는 부동산 특위에서 실무 간사를 맡으며 한국의 부동산 시스템을 이해하게 됐다.

    쉽게 말해서 영화 ‘타짜’를 보면 하우스 주인이 돈을 번다. 도박판을 차려놓고 집문서 등을 저당 잡아 돈을 빌려준다. 하우스에서 나올 때 건달들이 뜯어가는 것을 종부세, 돈을 빌려주면서 써오라고 하는 것들을 LTV(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황비율)라고 보면 된다. 돈은 하우스 주인인 은행들이 번다.

    현재 우리나라는 부동산 투기가 불패의 신화를 창조하고 있다. 내가 10년 전부터 부동산의 버블이 꺼진다고 주장했지만 부동산은 지금도 버티고 있다. 어떠한 지표를 보더라도 전체 경제에서 자산의 버블이 심각하다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도 부동산 밖에 없다는 비이상적 과열이 과연 지속될 수 있겠는가? 정부가 어떻게든 부동산을 잡겠다고 하는데, 제대로 정책 구사를 못하면 상당한 민심이반이 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노무현 정부 때의 실책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노무현 정부 때는 부동산을 순수하게 바라봤던 것 같다. 부동산 문제는 금융의 문제다. 그때도 LTV, DTI를 묶음으로서 자제를 시켰던 것이고, 종부세 같은 경우 세금폭탄론이라며 논란이 컸다. 큰 논란에 비해 실효성이 적었던 것 같다. 지금 정부는 출입구를 다 막고 특히 은행들이 LTV나 DTI를 가지고 수익을 창출하는 안전담보 쪽으로 가는 것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민주화, 지역주의 극복, 여러 가지 정치개혁, 국민 삶의 현장이 같이 가고 있던 것을 보수언론이 치고 들어와서 민생파탄 세력으로 흐름을 짰고, 엄청나게 억울한 피해를 받았던 것이다.

    그 당시 2006 지방선거에서 거의 전멸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유산을 남겨 놓은 것이다. 90년대 지방자치단체 실무연구소에서 뿌린 씨앗을 2010년에 거뒀다고 본다. 2010년에 대거 신진 부대들이 지방정부를 맡아서 사회적 경제, 마을 공동체, 직접민주주의, 도시재생 등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생산적인 의제들을 각 현장에서 진행했다. 야당이라고 탄압당하는 와중에서도 잘 살아남았다. 그 힘이 2012년 대선 실패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을 지킨 힘이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문재인 후보가 패배에도 불구하고 일어설 수 있었던 디딜 언덕이 되었다. 솔직히 국회의원들은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주질 못했다.

    현장에서 행정을 하는 과정에서 정말 유능한 진보, 문제를 제기하기보다는 해결하는 민주세력의 필요성이 대중들로부터 적극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그래서 지난 대선에 말을 앞세우지 않는, 상당히 침착하면서도 실용적인 마인드를 가진 문재인 후보가 지방성부에서 성과를 거둔 정책공약들을 대거 들고 나왔다. 기초지방정부에서 생활임금제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공약이 나왔고, 은평구의 산새마을, 성북구의 장수마을 등 마을단위의 골목을 가꾸고 변화시키는 마을공동체운동은 도시재생뉴딜이라는 공약으로 나왔다. 결국은 경제민주화라는 거대담론도 좋지만 실생활에서의 민주주의, 가까이 와있는 민주주의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멀리 있는 여의도 민주주의를 골목에 가까운 민주주의로 변환하는 일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국정을 위해 중앙행정에서도 협치를 많이 이야기 한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미진하다고 지적받는 것이 협치 부분이다. 지난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협치 행정을 강조하셨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협치는 야당과 하는 협치와 일반 국민들과의 협치가 있는데 일반 국민들과의 협치가 중요하다고 본다. 국민들과의 협치를 잘하기 위한 도구가 야당과의 협치다. 그런데 동네 정치에서는 야당과 여당이 싸울 일이 많지 않다. 그러니까 말이라도 잘해주면 되는 것이다. 강원도나 경상도, 전라도 같은 곳은 여야 간에 불균형이 크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한 지역구당 두 명의 구의원을 선출하기에 10대 10이다. 은평구는 10대 9다. 한명 더 많았다. 그러니까 100퍼센트 동의하지 않으면 뭘 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민선 5기 때는 정말 숫자가 같았다. 그래서 의장 선출할 때 내 중재로 가위바위보로 진행했다. 가위바위보 하셔서 상반기하고 하반기를 하라고 했다.

    그렇게 하다보니까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상대방의 동의를 얻는 데에는 립서비스면 충분하더라. 그 말은 즉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아래였으니 화가 나더라도 동네일에 대해서는 참았다. 때로는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발목을 잡고 조례통과를 가로막기도 하고 예산을 삭감하기도 했다. 그럴 때 한 번은 다부지게 붙은 적이 있었다.

    두꺼비하우징이라고 마을 재생 사회적 기업 지원 조례를 하려는데 아무 이유 없이 막았다. 설명도 없었다. 그래서 당시 이재오 특임장관에게 찾아갔다. 이 장관에게 집을 고치는 좋은 일이라고 해놓고 왜 그걸 막느냐고 물어보니 막으라고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내 전화기 가지고 올 테니 전화해주시라고 따지기도 했었다. 그분들은 이것이 너무 좋은 공약이다 보니까, 혹시나 자기 선거에 불이익을 받을까 전략을 쓰기도 했다. 그래서 구회의 본회의장에서 다부지게 한 번 혼을 낸 적이 있다. 그랬더니 6개월 동안 새누리당 구의원들이 내 눈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괜히 쏘아 붙였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비난할 때에도 기분 나쁘지 않게 비난하는 법, 언어의 예술을 알게 됐다.

    그러면서 구의회에서는 더 이상 이런저런 사소한 이유로 발목을 잡지 않도록 했다. 2012 총선을 앞둔 2011년 12월, 새누리당 의원들이 예산 통과를 반대했다. 그때 강하게 싸웠다. 금요일에 휴대폰을 끄고, 준예산으로 가고 이것에 대해서는 총선 때 동시투표로 주민투표를 붙이겠다고 소문을 내라고 했다. 월요일 출근해서 핸드폰을 켜보니 전화가 엄청 와있었다. 결국 예산을 통과시키고 해결했다. 그 다음부터는 싸운 적이 없다. 결국은 압도적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신뢰를 획득한 정당이 그렇지 않은 정당을 리딩해 나가는 것이더라. 말싸움으로 단기적 승부를 하려 하지 말고, 주민들과의 협치를 통해 장기적인 체력을 가지고 있으면 언제든지 상대방은 필요에 따라서 손을 내밀 수밖에 없다.

    중앙정치를 경험하셨으니 지금 여당에 조언을 한 번 한다면?

    지금 홍준표 대표 체제가 개헌도 동시 투표한다고 공약했다가 취소하고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과 같이 전쟁 일보직전의 분위기에서 평화로 반전시킨 이 사안조차도 반대하는 것에 대해 기가 막힐 따름이지만, 저들의 목소리는 약자의 울부짖음이라고 해석하면 어떨까 싶다.

    정당이 실패했으면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내놓고 국민들에게 다시 해보겠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개헌이다. 모든 대통령이 불행한 대통령으로 끝났으니 분권형으로 가자는 것이 그들이 주장하던 바였다. 그것을 일사분란하게 국민들과 토론을 통해 대화하고, 그리고 너무 수구화 되어있는 북한에 대한 입장들도 개혁적인 주장을 수용한다면 좋겠다. 어떻게 보면 자유한국당으로 인해 우리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인데, 그러면 자기들도 시간을 벌면서 자기쇄신의 기회로 개헌을 활용하면 되는데 뭐든지 걷어차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평창 동계올림픽은 민족적인 이슈다. 내가 자유한국당이라면 이 평창 올림픽은 MB 때 성사됐으니 너무 적폐청산으로 공격하지 말고 평화모드를 만드는데 집중하자고 주고받으면서 그런 기회를 활용할 것 같다. 그런데 나경원 의원이 IOC에 편지를 썼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전쟁 일보직전까지 가는 그 분위기에서 반쪽짜리도 안 되는 올림픽이 되면 안 된다. 

    그들은 생존적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늑대가 양보고 생존전략을 이렇게 짜라 저렇게 짜라 할 수 없지 않은가. 자구책을 강구해야지. 현재로서는 정무적 계산으로 야당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당근을 주고 말고 할 입장이 아닌 것 같다. 그들의 비이성적 상태가 어느 정도 시간을 지나 정상적인 상황으로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으로 인해 지방분권이 화두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지방정부에서 8년을 경험하고 계신데 어디까지 왔다고 생각하고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말씀해 달라.

    지방분권운동을 하면서 우리가 세금을 내면 80%가 중앙정부에 간다. 지방정부는 나머지 20%로 애걸복걸하며 손가락 빨고 있다. 지방자치지만 내용에서나 가치의 측면에서는 중앙정부보다 훨씬 더 잘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 마을공동체, 공개망에 기초한 복지 모두 지방정부에서 시행한 것들이다. 결핍이 창조의 에너지일수도 있고 생산성은 현장에서 나온다는 것을 입증해왔다. 그래서 우리에게 조금만 영양분을 주면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에게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중앙정부는 부담이 줄고 주민에게는 더 많은 생산성으로 우리를 잘살게 만들 수 있다는 비전업을 하는 것이 분권이다. 어떤 어르신들은 정부가 쪼개져서 지방도 정부라고 하는 것에 혼란스러워 하시지만, 시장이 선출직인데 정부가 아닌 단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러니 지방정부라고 명명하고 책임성도 지우자는 것이다.

    조선소에서 큰 배를 만들 때 그냥 통으로 한 칸을 만드는 것이 아닌 여러 칸을 만드는 것은, 위험분산을 하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400조 예산을 한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다 지우고 실제로 선출되지 않은 기재부 공무원들의 펜대에 의해서 국민의 세금이 쓰인다면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이미 4대강과 자원외교를 통해서 우리의 세금이 지도자를 잘못 만나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할 일이 참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으로 과감하게 이양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현재 지방정부의 절반 이상은 자유한국당이다. 어떻게 보면 문재인 정부가 갖고 있는 재정수단을 주는 건데, 홍준표 대표의 사고방식은 이해하지 못할 사고방식이다.

    자연의 생태계도 대부분 분권에 의한 시스템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벌이 모든 일을 한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여왕벌은 애벌레를 낳고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 보여준다. 그리고 벌이 분봉을 할 때 벌집을 나누는데, 정찰벌이 제일 적합한 자리를 발견하면 제일 큰 8자 춤을 춘다. 다른 정찰벌이 그것을 보고 또 피드백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많은 벌들이 저곳에 가야 벌집이 제대로 지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 작은 단위의 상호작용으로 의사결정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류가 줄어들고 실패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집단지성에 의한 의사결정구조인데, 집단결정을 하려면 마을단위의 의사결정구조가 중요하다. 마을주민들이 모여서 마을 총회를 통해 결정하고 관청에서 예산 지원해주는데, 예를 들어 우리 동네는 간접흡연 피해를 최대한 줄여야겠다고 생각하면 버스정류장에서 흡연했을 때 과태료를 10만원, 20만원으로 하자고 마을 주민들이 모여서 표결로 결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지역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때 대한민국이 반석위에 서는 것이다. 대통령 뽑아 놓고 3년 지나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이 상태로는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없다.

    그래서 요즘 문에 기대지 않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엘리베이터 문에 잘못 기대면 빠져 죽는다. 사소한 모든 문제까지 중앙정부에 기대하면 대통령이 얼마나 힘이 들겠나? 우리 일은 우리가 하고, 우리가 못하는 일은 광역시가 하고, 광역시가 못하는 일은 중앙정부가 하는 것이 보충성의 원리다. 생태계는 작은 단위의 상호작용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분권시스템이고 벌집 분봉할 때에도 여왕벌은 지시하지 않는다.

    청장님의 3선 불출마를 선언 이후,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면서 청장님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 궁금해 하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말씀해 달라. 

    단순 명확하다. 민선 5·6기 경험들을 여의도로 연결해야 된다. 단절되어서는 안 된다. 지난 대선 경선에 나온 이재명 시장은 기초단체장 출신이고 안희정 지사는 광역단체장 출신이다. 이제는 우리 정치를 지방 행정, 현장에서의 마을 공동체 기반의 여러 경험들을 한 세력들이 한국 정치를 움직이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선진국은 정치 경로가 지방정치부터 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는데? 

    국회에서 보좌관을 했지만, 등잔 밑이 어둡더라. 실제로 마을 단위를 경험하지 않고서는 복지를 어떻게 펼칠지, 입법을 어떻게 할지가 감이 안 잡힐 수밖에 없었다. 폐지 줍는 할머니가 있고 송파 세 모녀의 비극이 있는데 그것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모든 문제는 사회 관계망을 우선적으로 회복시켜야 된다. 모두 고립되어 있다. 고립은 곧 자살과 마찬가지다. 관계망이 형성되면 죽지 않는다. 그리고 질병도 관계망을 회복하면 상당부분 개선할 수 있다. 영국에서는 책을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발병률을 현격히 줄였다고 한다.

    은평구에 꿈나무 마을이라는 고아원이 있다. 그리고 그 동네에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계신다. 고아와 어르신들을 연결하는 사업을 해본 적이 있다. 어르신 집에 아이들이 와서 빨래 할 때 같이 빨래를 밟기도 하면서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다가 아이들이 돌아가면 어르신이 딱 한마디 한다. 다음에 또 오라고. 연결에 대한 욕구인 것이다,

    현대인들은 정에 굶주려있다. 그것을 복원하지 않고 물량투입이나 지원만 하는 것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무작정 복지가 포퓰리즘이라고 공격을 하는 사람들이 관계망의 기초한 복지, 관계망에 기초한 사회 안정망을 얘기하도록 만들고 싶다. 그런 것들을 민선 5기, 6기에서 경험한 사람들이 국회 상임위 등에서 현장의 이야기를 하고, 의원들하고 머리를 맞대고 이러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생산적인 대안세력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다. 

    민선 5, 6기 경험들을 국회에서 진행하자는 것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몇몇 분들이 불출마 선언들을 하신 것 같다. 

    그렇다. 서울에 6명 정도가 불출마를 하는데, 그중에는 3선이 끝나신 분도 계시고 순수하게 3선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분이 서너 명 된다.

    김기율 기자 ky0123@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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