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예산 직접민주주의 제도는 더 나은 의사결정구조”


지난 1월 23일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 특집기획 인터뷰로 본지 김능구 발행인은 김우영 은평구청장과 베스트 자치단체장 인터뷰를 가졌다.

SNS로 이루어지는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해 김 구청장은 “쓸 수 있는 재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주민들의 예산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장부를 주민들에게 공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구의원들에게 일단 주민참여예산을 한 번 해보자고 설득했다”고 답했다.

이어서 김 구청장은 “지금은 국민 누구나 모든 소식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집단지혜가 훨씬 더 과학적이고 생산적”이라며 “더 좋은 의사결정구조가 참여예산 직접민주주의 제도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은평구의 도시재생사업인 산새마을에 대해 김 구청장은 “주민, 공무원, 두꺼비하우징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낸 마을 공동체”라며 “도시재생의 첫 번째는 관계망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물리적 재생이 아닌 사회적 재생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은평구의 일자리 창출 사업에 대해 김 구청장은 “주로 경력단절여성,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마을형 일자리들을 창출했다”며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을 일자리로 창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1969년 강원도 강릉에서 출생했다. 옥계초·중학고, 강릉고를 거쳐 1995년 성균관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주요 경력으로는 장을병 국회의원 정책보좌관, 이미경 국회의원 입법보좌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기획의원 등을 지냈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54.2%의 높은 득표율로 은평구청장에 당선, 전국 자치구 ‘최연소 구청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우영 구청장은 현재 구청장 3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다.

다음은 은평구 행정에 대한 인터뷰 내용이다.

예산 결정과 사업에서 주민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요즘에는 SNS로 주민들에 의해서 사업이 결정되고 수익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예전에는 생각도 못하던 것들이다.

2000년대 초중반 일본에 민주당이 집권한 적이 있었다. 그때 일본은 예산심사를 체육관에서 했었다. 체육관에서 의원들이 예산 심사하는 것을 중계하고 관중들이 지켜봤다. 우리는 예전에 국회 예산 결산을 밀실에서 양주마시면서 했었다. 그 당시 보좌관이었던 내가 예산관련 쪽지를 들고 가면 술 냄새가 진동하곤 했었다. 세금을 내는 주민들은 그 돈들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알지도 못한다는 비난 여론과 지방정부에서 연말에 멀쩡한 보도블록을 부수고 새로 깐다며 예산 낭비를 지적하는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히 많았다. 

막상 구청장이 되니까 구청장이 편성할 수 있는 예산이 사실상 10억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대통령의 복지 공약을 지방정부에다 전가를 했기 때문이다. 세금은 80%가 중앙정부로 가는데, 지난 정부에서 중앙은 복지 예산의 30%를 내고 지방정부에 나눠서 충당하라고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러다보니 쓸 수 있는 재원은 없고 주민들은 예산이 문제가 많다고 하니 장부를 주민들에게 공개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주민참여예산제를 시행했다.

일본에서는 체육관에서 예산심사를 하며 브라질의 포르투알레그레라는 도시는 주민참여예산제가 활발하다. 포르투알레그레는 체육관에서 예산투표를 하는데, 아기를 업고 나온 어머니도 와서 투표하고 마을 공연을 본다.

그래서 일본에 사람을 보내서 참여예산 팜플렛을 하나 구해와 조례를 만들었다. 당시 대전과 울산 일부지역에서 먼저 실험한 사례가 있어 우리 구의원들이 비교시찰을 갔는데, 그 지역 정치인과 공무원 모두가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하면 배가 산으로 간다며 절대 하면 안 된다고 했었다. 구의원들도 하면 안 된다고 결사반대했었다. 그래서 나는 ‘이것은 구청장의 예산편성권에 해당되는 사항이다. 구의원들은 예산심사권이 있지, 편성에 관여할 권한은 없지 않느냐. 당신들은 일단 빠지고 주민들에게 참여예산을 한 번 해보자’라고 설득했다.

그래서 주민들이 의외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위원이 되겠다고 나서면서 참여예산학교를 운영했다. 경력단절여성들과 어르신들이 와서 열심히 주판을 튀겨가면서 공부했다. 그래서 은평구에서 2011년도에 전국 최초로 주민참여예산 총회를 한 것이다. 그 때 한 800명 정도가 참여해 각 동마다 문제를 가지고 나와서 삐에로 복장을 하고 피켓을 제작해 동네에 무엇이 필요한지, 왜 필요한지를 알리고 투표했다. 박원순 시장이 당선된 후 처음으로 방문하고 본 이후에 서울시참여예산으로 벤치마킹했다. 

처음 시작한 주민참여예산 총회가 재미있고 해서 경쟁을 붙였다. 은평구에 16개 동이 있는데, 동마다 두 개의 의제를 올리라고 하고 투표권을 6표를 준다. 그리고 모바일로 누구나 은평구민이라면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그랬더니 4만 5천명이 넘는 은평구민이 투표에 참여했다. 인구 10명 중 1명이 투표를 한 것이다. 

처음에는 지역 간 경쟁이 심해져서 교회 앞에 가서도 서명 받고 부산, 대구 등 은평구 아닌 사람들에게도 전화해서 투표를 권유하고 하니까 부정선거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래서 ‘이것이 국회의원 선출하는 투표도 아니고, 우리 은평구의 예산을 편성하는 건데 타 지역 사람이라도 투표하면 은평이라는 동네에 대해서 그 사람들이 알게 된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 일단 예산편성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데 의미를 두자’고 그렇게 진행했다. 그랬더니 반응이 상당히 폭발적이었다. 

그 당시 만약 두 표만 줬다면 모든 표는 지역이기주의로 인해 자기 동네로 갔을 것이다. 때문에 6표를 주어 자기 동네 의제 두 표에 나머지 4표를 보편타당한 곳에 행사하게 했다. 예를 들어 불광천변에 화장실이 없었다. 그러면 지하철역까지 화장실을 이용해야 돼서 요실금 있는 할머니들이 불편했는데 그걸 해결했다. 다음에 봉산이나 비탈진 곳에 응달이 많은데, 눈이 오면 많이 쌓인다. 큰 제설차는 그곳에 올라가지 못한다. 그런데 갈현동 주민들은 제설차를 작게 만들어보자고 해서 작은 제설차를 만들어 가동하고 있다. 연신내에는 코끼리처럼 생긴 예쁜 청소차가 골목을 돌아다닌다. 공기청소기처럼 코끼리 코가 담배꽁초나 그런 것을 치워 주민들에게 케릭터 같은 기쁨을 선사한다. 이런 모든 아이디어가 유럽 여행을 가 파리에서 그런 청소차를 본 주민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다.

예전에는 신문물은 소수의 선각자, 유학 갔다 온 친구들이 말해준 것들이었다면, 지금은 국민 누구나 모든 소식과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집단지혜가 훨씬 더 과학적이고 생산적이다. 그런 더 좋은 의사결정구조가 참여예산 직접민주주의 제도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참여예산 청소년 총회 <사진=은평구청>
▲ 참여예산 청소년 총회 <사진=은평구청>

민선 6기 들어서 도시재생사업이 굉장히 많이 언급되고 있다. 실제로 그 변화도 진행되고 있는데, 은평구는 어떻게 진행하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민선 5기에 은평구 신사동 산새마을에서 최초로 도시재생사업을 했다. 박원순 시장이 시장출마 선언한 당일 온 곳이 산새마을이다. 오세훈 전 시장 때 경관개선사업이라고 예산을 한 11억 정도 받아놨었다. 산새마을은 신사동 산 밑에 있는 옛날 망원동 수재민들이 이주해서 살던 마을로 사업성이 없어서 재개발이 안됐다. 산 밑이라 공기는 좋은데 개사육장도 있고 해서 환경이 어렵던 곳이다.

11억이면 그 당시 강남 아파트 한 채 가격 밖에 안됐다. 그 지역 주민들이 주로 80대 할머니들, 4·50대 아주머니들 등 어르신들이 대부분인데, 두꺼비하우징이라는 집을 고치는 사회적 기업이 그 마을에 도시재생을 시도해 보자고 했다. 이 친구들이 그 마을에 들어가서 밭을 매면서 할머니들과 함께 마을을 만들어 보자고 시작했다. 그곳에 3,40년 된 개사육장을 치웠더니 4,50톤의 쓰레기가 나왔다. 주민, 공무원, 두꺼비하우징 친구들이 몇 트럭이나 되는 쓰레기들을 나르고 그 자리에다 배추, 당근, 감자를 심어 텃밭을 만들었다. 그 텃밭에서부터 마을의 관계망이 재구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11억의 예산을 설계자에게 맡긴 것이 아닌 주민간담회를 통해 조명을 어떻게 바꾸고 담벼락을 어떤 것으로 하는지 등 사안들을 주민들의 토론으로 결정하고 마을 설계를 했다. 산새마을에 방문한 박원순 시장이 유럽과 미국을 많이 다녀보니까 대부분 무너진 광산을 아트센터로 바꾸는 등 재생 방식 개발을 진행한다며 우리도 한번 잘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그곳에 마을회관 세우고 주차장 넣고 하면서 산새마을이 유명해졌다. 대통령도 방문하고 다큐멘터리 3일에도 방영되어서 1박2일 정도의 시청률이 나왔다. 산새마을은 아파트처럼 문을 닫고 서로 모르는 사이가 아니라 문을 열고 산다. 서울 속 촌사람들 같은 풍경에 삭막한 요즘 친구들이 감동하더라. 그래서 도시재생의 첫 번째는 관계망을 회복시키는 것이며, 물리적 재생이 아닌 사회적 재생이라는 것을 느꼈다. 민선 6기가 되면서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도시재생 전환을 했고, 문재인 정부 1, 2호 공약 중에 하나가 도시재생뉴딜이다.

일자리 문제가 문재인 정부의 척도화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일자리 창출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은평구는 어떻게 진행하고 계신지?

우리도 6년 연속 서울에서 일자리 창출 우수, 전국에서 노인 일자리 창출 5년 연속 우수를 했다. 은평구는 산업시설이 없다. 어떻게 보면 밤에 들어와서 자는 배드타운이다. 인구의 절반은 나가서 일을 하고 인구의 절반은 마을에 거주하거나 학교를 가거나 자영업을 한다. 노동환경을 보면 주로 바깥에 나가 일하는 사람들은 국가적인 노동의제인 일자리에 의해서 움직이고, 마을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경력단절여성, 소 자영업자분들, 어르신들, 학교 가는 청소년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주로 경력단절여성,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마을형 일자리들을 창출했다. 굉장히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는데, 공공일자리는 단기적이면서도 또 소위말해 한 달 수익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그것을 시장형 일자리로 많이 전환시켰다. 어르신 같은 경우에는 어르신 택배. 아파트 택배를 CJ 택배회사하고 협약해서 어르신들이 택배 배달기사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일단 주부들 입장에서는 젊은 택배기사보다 마을에 계신 어르신이 더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르신들도 상당히 일을 차분히 잘하신다. 또한 꽈배기 나라라는 가게 두 곳을 오픈했다. 또 조만간에 오픈할 텐데, 할머니들이 꽈배기를 만들어서 주로 학생들에게 판매한다. 노인 기업인데 매출이 최대 1억까지 갔었다. 그리고 충원고등학교가 바둑으로 유명한데, 그곳에 바둑을 하셨던 어르신들이 바둑교실을 열어서 아이들한테 바둑을 가르친다.

그리고 경력단절여성들 중에 고급 지식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을 위주로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방과 후 교실의 강사로 우리 지역의 경력단절여성을 파견한다. 지금 학교 교과과정은 주로 입시를 위한 방향으로 가고 있고 아이들의 감수성을 키우거나 사회적 지능을 키울 수 있는 분야는 소외됐다. 우리 아빠 엄마 강사들이 가서 아이들하고 같이 교류를 하면, 일자리 창출과 아이들이 사회적 관계나 사회지능을 높일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받을 수 있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업이더라. 이렇게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을 일자리로 창출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자치분권개헌은평회의 출범식 <사진=은평구청>
▲ 자치분권개헌은평회의 출범식 <사진=은평구청>

문재인 정부가 현재 지적받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너무 청와대만 보인다. 청와대가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치려고 하고, 내각은 보이지 않는다”라는 지적이 있다.

신중한 장관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예를 들면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경축사에서 부산에서 의주를 거쳐 유럽으로 나아가는 꿈을 얘기했다. 그것은 통일부의 소관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불가능에 대한 도전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것은 문화적 메시지가 중요하다. 우리가 금강산 올라가기 전 정주영 회장이 소를 끌고 올라갔던 이벤트가 있었다. 그것이 세계인들에게 엄청난 임팩트를 줬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지만 지난 10년의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등 남북관계를 대결구도로 만들어왔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남북이 화해하고 대륙으로 올라가는, 경제를 통해서 재성장을 꿈꾸겠다는 비전이 분명하다면 문화적 메시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것을 담당하는 부서는 문화체육관광부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개최하는데 문화체육부가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원도가 그 역할을 했다. 그러니 부처가 너무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다.

은평구에는 경의선 관문인 수색역이 있다. 경의선은 지금도 레일이 연결되어 있어 그냥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중국 횡단철도를 통해 수색역에서 런던까지 갈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엄청난 기회를 새로 갖는 것이다. 배터리나 전기 차, AI인공지능, 반도체 칩 등에 필요한 북한의 희토류 같은 광물자원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 대결구도를 북한과 미국이 평화협정을 맺고, 수교하고, 평화안전을 보장하고, 핵을 폐기해 한반도가 중국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춘다면 얼마나 잘될 수 있겠나? 그런 부분을 얘기하는데 문화여야 한다.

아주 극소수의 정치화된 문인들이, 용산공원에 한국문학관을 짓겠다는 것을 반대하는 서울시장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 세계의 문인들 중에서 생태계를 보호하겠다는 시장을 규탄하는 문인들의 성명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원래 문화체육부가 기자촌에 한국문학관을 설립하기로 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지시켰다. 대구 시장의 5가지 요구사항 중 하나가 대구에 한국문학관을 설립해달라는 요청이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한마디에 기자촌 한국문학관 설립이 물 건너간 것이다. 그것을 다시 살리기 위해 은평구민 28만 명이 서명을 했다.

우리 은평구야말로 북으로 올라가는 출발점이고, 한국 100년 시 역사에 가장 위대한 시인 중 한명인 정지용 시인은 의주로 천리, 부산으로 천리인 양천리에 살았다. 정지용 시인이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문을 1948년도에 쓰면서 이 비극적인 시를 세상에 소개하고, 그때도 무릎을 차마 꿇을 힘조차 없다고 한탄하시다가 분단되어서 납북되었는지 어땠는지 행방불명되었다. 여기가 그런 아픔이 있는 곳이다. 원산 출신의 광장을 쓴 최인훈, 이호철 역시 통일로 근처에 살았다. 남북 분단만큼 우리의 문학성을 대변하는 것이 없다. 통일로 오르는 출발점인 통일로가 있고, 경의선의 출발점 수색역이 있는 것은 큰 의미다.

그런데 용산은 중심부다. 과거에 개발로 인해 참사도 벌어졌다. 박원순 시장이 용산을 자연의 품으로 돌리겠다고 했는데 소수 정치화된 문인들이 용산에 한국문학관을 지어야한다고 자꾸 주장한다.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 문학인데, ‘문학 한다는 일부 정치화된 문인들이 꿈과 상상은 내던지고 중심부의 권력으로 들어가려고 하는구나’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실제적으로 국가 행정은 공무원들이 한다. 공무원들이 잘못하면 늪에 빠진다는 이야기도 있고 국민들이 영혼이 없는 공무원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사람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분위기 등에 많이 좌우된다. 개인의 에너지는 유한한데, 공무원들은 민원처리와 업무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공무원들은 ‘넛지’와 같이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개입을 잘 하느냐에 따라서 좋은 쪽으로 훨씬 더 활발하게 춤을 출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고, 또 정반대로 완전히 복지부동할 수도 있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는 민간인 사찰이 일어날 정도였고 공무원들에 대해 과도하게 규제하고 억눌렀으니 공무원들로서는 어쩔 수 없이 엎드려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고 그들을 탓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는 공무원들의 지지 속에서 탄생한 정부다. 이해찬 전 총리가 세종시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때 세종시에 근무하던 공무원들이 이해찬 전 총리와 악수하려고 줄서서 기다렸다고 한다. 공무원들은 노무현 정부 때처럼 함께 정부혁신 워크숍을 진행하던 것이 그리웠던 것이다. 공무원은 주인, 주체로서 인정해 주는 것만으로도 벌이 팔자 춤을 추는 것처럼 춤을 출 수 있는 것이다.

지방공무원들의 생리들을 잘 몰랐는데 민선 5기를 경험하니까 6기 들어서는 공무원들한테 일일이 관여하고 경쟁시키는 것보다 자율권을 주고 중요한 존재들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낫다는 것을 느꼈다. 공무원은 시민들에게 중요한 존재다. 그들에게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니 한 사람이라도 더 시민을 구제하는 쪽으로 움직여 주길 바란다’고 말해서 따라오는 공무원들이 많다. 또 어떤 조직이든 그냥 가만히 있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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