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공통의 가치 가까워지고 순도 높아졌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20일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20일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신건 기자] 지난 13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통합 선언을 통해 ‘바른미래당’이라는 제3당을 출범시켰다.

양당의 통합 과정은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였다. 지난해 12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통합 의사를 밝힌 직후 양당은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바른정당은 의원들은 줄지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고, 국민의당은 호남의원 15명이 탈당해 민주평화당을 창당했다.

바른미래당이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창당을 마칠 수 있던 데에는 이언주, 이태규, 오신환, 정운천 등 통합 실무진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통합 논의가 진행되던 당시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국민의당이 통합신당의 출범 과정에서 색깔을 잃지 않도록 꾸준히 의견을 개진해왔다. 통합과정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바른미래당의 로고와 당헌‧당규를 정하는 과정에서 이 의원이 큰 힘을 발휘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양당 의원들의 모임 ‘국민통합포럼’도 통합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국민통합포럼’은 18차례에 걸친 전국 토론회로 당원과 지지자들 사이에 통합 여론을 무르익혔고, 안철수-유승민 두 대표가 통합 결심을 굳히는데 크게 기여했다. 

폴리뉴스는 지난 20일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재선, 경기광명시을)을 만나 양당의 통합 과정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바른미래당은 기존의 정치세력이 갖고 있던 흐름과 다르다”며 차기지도자의 ‘세대교체’ 의미를 강조했다.

이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대표는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이나 홍준표 대표와 다른 정치세대를 갖고 있다”며 “이번 통합을 통해 정치권의 세대교체라는 이미지도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합당에도 다선의원이 있긴 하지만, 정치개혁이나 정치권의 세대교체에 공감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초‧재선의원들 역시 정치개혁이나 세대교체에 대한 열망이 굉장히 강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 일문일답 ①]

지난 13일 바른미래당이 창당됐다. 양당의 통합 진행 과정이 상당히 불안한 과정의 연속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창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창당의 주역으로써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그동안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 중간에 위기들도 여럿 있었지만, 통합이 성사돼 다행이고 기쁘게 생각한다. 
  통합을 하는 과정에서 이탈한 세력도 있다. 결과적으로 숫자는 줄었지만 크게 보면 순도는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향하는 바가 비슷한 정당의 모습을 갖춰가는 것 같다. 이전에는 비슷한 부분도 있었지만 노선과 정치세력의 스타일이나 세대가 달랐다. 그렇지만 이번 통합에서 나타난 결과를 보면 조금 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그리고 우리가 지향하는 노선이나 가치를 중심으로 순도가 높아졌다. 때문에 정당으로써의 일체감은 더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또 국민의 관심과 기대도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끝까지 함께 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나의 세력을 갖춰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통합을 기쁘게 생각한다. 

바른정당은 일부 의원이 한국당으로 복당하면서 교섭단체가 무너지고, 당의 지지율도 큰 타격을 입었다. 국민의당도 안 대표를 당 대표로 내세우며 지지율 상승을 꾀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 그래서 이번 통합이 양당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탈출구라고 보는 분도 있다. 
  그것은 통합을 통해 드러나는 결과이다. 바른정당은 교섭단체가 무너졌고, 국민의당은 지지율이 떨어졌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됐을까를 보아야 한다.
  바른정당의 교섭단체가 무너진 것은 남아있던 의원들이 지향하는 정치와 떠나간 사람들이 가치를 두는 부분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같은 생각으로 함께 했지만, 그 어려움을 함께 극복할 만큼 가치에 대한 공감대가 강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세력이 큰 곳, 따뜻한 곳, 힘이 센 곳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던 한계를 갖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분들이 함께 했었다면 좋았겠지만, 지금 와서 보면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고 본다.
  국민의당의 경우, 많은 국민들이 당의 색깔에 의구심을 가지셨을 것이다. 국민의당이 ‘지역당인 것 같다’, ‘민주당 이중대’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민주당과 당은 다른데 정치적 스텐스는 비슷했다. 그렇다면 누가 국민의당을 독자적으로 지지할 것인가라고 반문했을 때, 골수당원 빼고는 지지할 사람이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별도로 지지할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국민의당은 지지를 받기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독자적인 정당으로써의 가치가 없다면 당을 해산 하던가, 유권자들에게 독자적인 정당으로써 우리를 지지할 이유를 찾아줘야 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이번 통합을 통해서 공통의 가치에 조금 더 가까워졌고, 순도가 높아졌고, 정치권의 세대교체라는 이미지도 분명해졌다. 통합당에도 다선 의원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정치개혁이나 정치권의 세대교체에 공감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초‧재선의원들 역시 지역구가 있어도 그것을 다 떨치고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온, 정치개혁이나 세대교체에 대한 열망이 굉장히 강한 사람들이다.
  또 안 전 대표와 유 대표는 과거의 박근혜, 현재의 문재인 대통령과는 또 다른 정치 세대를 갖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다른 정치권 세대를 갖고 있다. 나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른미래당이 기존의 정치세력이 갖고 있던 흐름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누가 보더라도 ‘차기 지도자’라고 인정하는 사람들이 안 전 대표와 유 대표이다. 때문에 두 사람이 손을 잡은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초기에 통합 문제가 복잡하게 엮였다. 양당의 가치와 노선을 사전에 내걸었더라면, 국민적인 성원과 지지로 통합을 이루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있다. 통합이 너무 성급하게 이뤄지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정운천 의원과 ‘국민통합포럼’을 출범시키면서 생각했던 것은 가치와 노선이었다. 그래서 “양당이 가치와 노선을 맞춰보자. 그리고 우리가 진짜로 생각하는 공동의 가치와 노선을 정리를 해보자”라고 하면서, 그것이 통합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일을 추진해왔다. 그런데 진행을 하다 보니 당 지도부들이 개입을 하게 되고, 여론조사 등 선거공학적인 이야기들도 자꾸 등장을 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통합은 당원들과 핵심당원들이 지지해야 통합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 핵심당원들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은 ‘출마희망자들’ 이다. 그렇다면 출마희망자들이 통합을 강력하게 원해야 한다. 그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결국 선거공학적인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고, 여론조사나 전당대회 같은 선거 도구들이 통합을 원활하게 이루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었다고 이해를 한다. 국민통합포럼도 처음에는 개혁방안에 대해 공통된 이야기를 했는데, 그런 것들이 많이 가라앉고 다른 문제들이 수면에 올라와 아쉽다는 생각이 있다.
  또 다른 원인은 개인들의 화려한(?) 플레이가 있었다. 통합에 찬성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의 공방이 길어질수록 가치나 노선은 언론에서 부수적인 것으로 취급되어 버렸다. 일전에 당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토론회를 했는데 토론들은 안 나오고 개개인의 언쟁이 있었다는 이야기만 나왔다. 부정적인 것만 크게 대서특필되다 보니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나 우리가 그런 부분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한 것도 이런 결과를 초래하는데 일조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철저하게 기획해서 통합을 추진하지 않은 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된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저희도 굉장히 힘들었던 것이 명확하게 기획해서 주도면밀하게 통합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막연하게 통합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여건이 성숙되니까 강하게 밀어붙인 면이 있다. 장애물들을 미리 예상하고 기획을 한 것이 아니라, 통합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면 그때가 되서야 부랴부랴 대처하다보니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 그래도 끝까지 와서 통합이 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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