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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이슈

[유창선 칼럼] 바른미래당, 다당제의 발전인가 후퇴인가

‘범진보 vs 범보수’ 진영 대결 강화의 구도



인간은 모두 다르다. 그래서 인간들은 서로 다른 관점과 생각을 갖고 있다. 한나 아렌트는 이를 ‘인간의 다원성’이라 표현하며 우리가 정치적 삶을 살아야 하는 출발점으로 보았다.

반대로 인간들의 세계가 오직 하나의 척도에 의해서만 평가될 때 그 세계는 죽어버리고 만다. 진영논리가 사회와 인간의 삶에 해악이 되는 이유도 그런 것이다. 진영논리는 자기가 속한 진영의 이념과 주장에 대해 무조건적 지지를 보낸다. 반대로 다른 진영의 이념과 주장은 무조건적으로 배척하고 적대시한다. 그 단순한 선과 악의 이분법 사이에서 인간들의 다양한 생각들은 설 자리가 없게 된다. 인간들의 창조적이고 다양한 사고들은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그 앞에서 인간은 두 개의 편 가운데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단순한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그동안 특정 정당들에 대한 찬반의 태도와 상관없이 다당제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많이 확산되었던 것도 그런 배경에서였을 것이다. 우리가 다원적인 사회로 발전한 만큼 이제는 정당정치도 국민의 다양한 이익과 요구를 반영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2016년 4.13총선을 거치며 국민이 다당제 구도를 만들어주었던 데도 그러한 요인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정당구도의 변화가 생겨났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하여 바른미래당이 만들어졌고, 국민의당에서 탈당한 사람들이 민주평화당을 만들었다. 결국 정당의 숫자는 차이가 없게 되었지만, 상당한 질적 변화가 예상된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가장 앞세웠던 얘기가 다당제를 지키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의 출범은 우리 정치를 진영 간의 대결로 돌려놓고 다당제의 입지를 축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다분하다. 

그러한 전망은 바른미래당이 보수화 노선을 걷는 것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을 제치고 ‘1등 야당’이 되는 것을 당면의 목표로 삼고 있다. 그래서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과 맞대결 하는 야당이 되겠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과의 경쟁에서 승부의 관건은 누가 보수층의 지지를 더 많이 받느냐에 달려있다. 자유한국당과 보수층의 지지를 놓고 경쟁해야 할 바른미래당이 과거 국민의당 시절에 비해 우향우 하는 보수화 행보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이 확실해 보인다.  

이미 통합을 전후해 바른미래당 쪽에서 나온, 자유한국당과 별반 다르지 않은 대북정책 관련 발언들을 돌아보면 실제로 그런 흐름을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도 바른미래당이 공멸하지 않으려면 자유한국당과의 ‘암묵적 선거연대’를 최소한 수도권에서는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더 이상 중도정당이 아닌 보수정당의 범주에 넣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일 것이다.  

예상대로 바른미래당이 보수화하고 자유한국당과의 정책연대나 암묵적 선거연대가 가시화 된다면, 민주당-민평당-정의당의 연대 혹은 협치도 강화되는 흐름이 예상된다. 정국과 국회의 주도권이 보수진영에 넘어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 그런 선택은 불가피해질 것이다. 결국 정국은 민주당-민평당-정의당이 존재하는 범진보진영,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이 존재하는 범보수진영으로 재편될 것이다. (민중당도 존재하지만 다른 정당들과의 협치 여부는 불확실하여 일단 제외했다) 이는 바른미래당의 출범이 다당제를 지키겠다는 당초 공언과는 달리, 오히려 진영 간의 대결구도를 다시 강화시키고 다당제를 스스로 해체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바른미래당의 출범이 다당제의 발전인가 후퇴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통합의 운전자였던 안철수 전 대표는 우리 정치사에 다당제 지킴이로 남게 될까, 아니면 스스로 다당제를 소멸시킨 인물로 기록될까.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는 그 답을 내놓게 될 것이다.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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