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싱턴 호텔서 만난 사람 없다…A씨 주장, 시간상 앞뒤 맞지 않아”

정봉주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 정봉주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신건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은 9일 프레시안의 ‘성추행’ 보도와 관련해 당시 A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며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저는 2011년 12월 23일 렉싱턴 호텔 룸을 간 사실이 없고, 그 어떤 사람과도 렉싱턴 호텔 룸에서 만난 일이 없다”며 “A씨를 불러 성추행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1년 12월 22일부터 A씨가 성추행 했다고 주장한 2011년 12월 23일 행적을 상세하게 기술하며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최 모씨가 저와 동행했고, 제 사진을 수시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시민들에게 큰 절을 한 것은 2011년 12월 22일 대법원 앞에서 형이 확정된 때였으므로, A씨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 2011년 12월 23일 이전의 일이다. A씨가 저를 이중적인 사람이라고 느끼게 되었다는 계기들은 실제 사실과 어긋나고, 시간상 앞뒤도 맞지 않다”며 서어리 프레시안 기자의 보도에 의혹을 제기했다.

또 입장표명이 늦어진데 대해서는 “BBK사건의 진실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피선거권이 10년간 박탈되어 정치활동을 할 수 없었다. 이명박 정권에 의한 정치적 음모에 시달려온 제 입장에서, 이번 보도는 엄청난 충격이었다”라고 설명하며 “보도로 인해 받은 충격이 어마어마해서 헤어나오는데 시간이 걸렸다는 점 이해주기 바란다”고 해명했다.

정 전 의원은 “저는 미투 운동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이번 프레시안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미투 운동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아야 한다. 미투 운동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모든 종류의 성폭력이 완전히 사라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일 프레시안은 현직기자 A씨가 자신이 기자 지망생이었던 2011년 당시 정 전 의원이 자신을 성추행 했다고 보도했다.

정 전 의원은 해당 보도가 터지자 이날 열기로 했던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무기한 연기하고, 그동안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폴리뉴스는 정 전 의원에게 프레시안이 왜 그런 보도를 했다고 생각하는지와 당초 밝혔던 ‘명예훼손 고소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나중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알려왔다.

아래는 정 전 의원의 입장문 전문.

□ 2011. 12. 23. 저는 렉싱턴 호텔 룸을 간 사실이 없고, 렉싱턴 호텔 룸에서 A씨를 만난 사실도 없습니다. 따라서 렉싱턴 호텔 룸으로 A 씨를 불러서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

1. 저는 A씨를 위 기사와 같이 성추행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2. 저는 2011. 12. 23. 렉싱턴 호텔 룸에서 A씨를 만난 사실이 없습니다. 저는 이 날 A씨만이 아니라 그 어떤 사람과도 렉싱턴 호텔 룸에서 만난 일이 없습니다. 

3. 위 기사에는 2011. 12. 23. 어느 시간대에 호텔 룸에서 저를 만났는지도 특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래 정리한 2011. 12. 23. 무렵 제 행적을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이 날 A씨를 렉싱턴 호텔 룸에서 만날 시간 자체가 없었습니다.

○ 제 사건에 관해 2011. 12. 22.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있었습니다. 당일 검찰이 제게 1차 출두요구를 하였습니다. 
○ 저는 2011. 12. 22.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나는 꼼수다” 방송을 녹음하고 멤버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 검찰은 제게 2011. 12. 23. 오전 10시까지 출두하라는 내용의 2차 요구를 하면서, 수사관 5명을 제 자택으로 파견하였습니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에 저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오전에 민변 사무실을 방문하여 변호사들과 회의를 하고,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 그런데 바로 이 날 어머니가 쓰러지셔서 하계동 소재 을지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저는 오후에 민변에서 어머니가 입원해 계신 을지병원으로 바로 이동해 어머니를 뵈었습니다. 
○ 이 무렵 검찰은 저에 대한 강제 구인을 계속 시도하고 있었는데, 결국 최종 출두 일자를 12. 26. 오후 1시로 확정하였습니다. 한편 이 사실은 제게 통지되기 전에 먼저 언론에 보도되었고, 저는 기자들의 전화를 받고 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이후 저는 계속되는 강제 구인 등 검찰의 이례적인 태도에 분노하는 한편 두려운 마음도 있어 주로 “나는 꼼수다”멤버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들과 같이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 중 늦은 오후 명진스님이 찾아 와 손수 쓴 글 “탈옥하라 정봉주”와 책, 편지 및 염주를 주고 간 사실도 있습니다. 이후 저는 “나는 꼼수다”멤버들과 인근 고기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최00이 그 날을 전후해 저와 동행하였고, 제 사진을 수시로 촬영하였습니다.
○ 또한 저는 언제 강제 구인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혼자서 누군가를 만나러 갈 여유가 없었고,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위와 같이 저는 2011. 12. 23. 여의도 렉싱턴 호텔 룸에서 A씨를 만난 사실이 없습니다. 

1. 성추행 주장 이외에도 위 기사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A씨는 신문 등에서 시민들에게 큰절을 하는 사진을 보고 시민들이 제가 이중적인 사람인지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시민들에게 큰 절을 한 것은 2011. 12. 22. 대법원 앞에서 형이 확정된 때였으므로, A씨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 2011. 12. 23. 이전입니다. 따라서 A씨가 저를 이중적인 사람이라고 느끼게 되었다는 계기들은 실제 사실과 어긋나고, 시간상 앞뒤도 맞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부수적인 것으로 사안의 본질은 아니겠지만, 기사의 신빙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할 것입니다. 

2. 마지막으로 입장표명이 늦어지게 된 경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명박 저격수로서 BBK사건의 진실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얼마 전까지 피선거권이 10년간 박탈되어 정치활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드디어 이명박의 범죄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어, 제게 다시 정치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지난 시간의 억울함을 딛고 서울시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꿈을 선언하기 직전, 이번 기사가 보도된 것입니다. 이미 이명박 정권에 의한 정치적 음모에 시달려온 제 입장에서, 이번 보도는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제 입장 표명이 늦어져,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습니다. 이 보도로 인해 받은 충격이 어마어마해서 헤어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는 점 이해주시기 바랍니다.

3. 저는 미투 운동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이러한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이번 프레시안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미투 운동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투 운동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모든 종류의 성폭력이 완전히 사라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최선을 다해 이를 지원할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국민과 지지자 여러분께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마음가짐을 다잡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게 처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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