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 현직 장관 막판 고민중

▲ 지난 5일 민주당 이춘석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역의원 출마 자제령'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 더물어민주당)

민주당이 ‘1당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거론되는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 중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출마예상자는 16명선에 이르기 때문이다.

집권초기이며 문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현역 국회의원들은 정치 도약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공직자가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공직자 사퇴시한인 D-90일인 3월15일까지 이고, 국회의원이 출마할 경우는 D-30일 전인 5월14일까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민주당 선거일정은 11-12일까지는 예비후보출마자를 확정하고, 4월말까지 경선을 마감하고 5월5일까지 후보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장관 및 국회의원 사퇴 시한이 임박해오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거듭 ‘국회의원 지방선거 자제령‘ 압박 강도는 강해지고 있고, 출마 당사자들은 선택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1당 사수 목표 위해 2-3명 의원 출마 교통정리’ - 전현희 ‘선당후사 불출마 첫 응답’

광역의원 선거구 획정 원포인트 본회의가 열렸던 지난 5일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이춘석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 지도부가 일제히 나서 ‘현역의원 출마 자제령’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1당 지위 사수’가 최대 목표다. 이를 위해 ‘2-3명 출마 가이드’를 잡고 개별 의원들을 직접 만나 ‘이번 주 내로 상당부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교통정리에 나선 것이다.

추미애 대표는 5일 의총에서 ‘원내 1당을 지키기 위하여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현역의원의 지방선거 출마 자제’를 요청했다.

민주당은 ‘출마 강행하는 현역의원에게 ’10% 감산제‘ 도입’ 방침까지 세우며 압박강도를 높이고 있다. ‘현역 출마 패널티’인 셈이다. 그래도 안될 경우 광역단체장 출마 선언 자체를 못하게 하거나, 경선에 응하지 않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는 아예 현역의원이 경선 출마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원칙을 정했다.

현역의원 출마 대상 2~3개 지역은 경남지역 등 민주당으로서는 어려운 지역이면서도 당선가능성이 확실한 의원일 경우에만 예외조항을 둔다는 원칙이다.

‘의원 출마 자제령’의 첫 효과는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나섰던 전현희 의원이 8일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이다.

전 의원은 “오직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민주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강남벨트에서 승리를 견인하라는 저에게 주어진 사명에 책임을 다 하기로 결심했다”며 “저의 서울의 꿈을 잠시 접겠다”고 말했다.

전현희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15일 이전 의원들의 불출마 도미노가 일 것인지 주목된다.

게다가 ‘미투파문’은 민주당에 ‘의원 수’로 직결되는 사태까지 몰고왔다. 10일 갑자기 터진 민병두 의원의 ‘성추행 의혹 의원직 사퇴’ 로 민주당에 ‘원내 1당’ 위험신호가 날라오면서 ‘1당 위기론’은 더 커지고 있다. ‘안희정 쇼크’에 '박수현 논란' ‘민병두 쇼크’까지 민주당에 연일 날라드는 ‘미투 파문’으로 국회 의석수는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

“국회 1당 사수,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 불안하다” - 5월말 국회 원구성 위험

민주당의 ‘현역 국회의원 출마 자제령’은 지방선거 후 시작되는 ‘국회 1당’을 지키지 못했을때 생길 문재인 정부 집권2년차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심대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 목표가 다름아닌 ‘국회1당 위기감’에서 오는 ‘1당 사수론’이다.

현재 민주당은 121석, 한국당은 116석으로 5석 차이로 민주당이 겨우 국회1당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비록 여론은 문대통령 60~70%대, 민주당 50% 육박하여 야당에 비해 상당히 높지만, 국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여당인 민주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데다 新다당제구도의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국회 1당의 지위를 어렵사리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집권 초에 각종 입법, 예산 및 장관 인사청문회 등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국정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현재 무소속인 전 새누리당 대표였던 이정현 의원과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표였던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의 자유한국당 복당설이 파다하게 퍼진 상황이어서 당 지도부의 위기감은 매우 높다.

민병두 의원의 의원직 사퇴로 민주당은 실제 120석이 된 것이고, 한국당에 2석의 의원이 복당하면 118석이 된다. 단 2석의 차이밖에 안되어 국회 1, 2당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위기 상황인 것이다.

선거법상 시한인 3월15일 장관 사퇴, 5월14일까지 현역의원이 줄사퇴하면, 5월말에 새롭게 구성해야 할 국회 원구성 협상에서 민주당은 ‘원내 2당’으로 밀려나게 되고, 결국 국회의장은 자유한국당에게 돌아가게 될 위기 상황이다. 원내 1당 몫인 국회의장을 야당에 빼앗긴다면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 국정운영은 휘청거릴 수 밖에 없다.

이와관련 이춘석 총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양적 승리보다 중요한 건 질적 승리다. 제1당을 지키는 것을 제1의 목표로 한다”며 ‘1당 사수’ 를 강조했다. 이어 “대다수 의원들은 1당 지위를 상실할 위험이 있다면 경선포기, 출마포기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국회 의석 구조가 굉장히 취약해 현재 집권여당이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극히 제한돼 있다"면서 “후반기 국회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서 가능한 현역의원의 출마를 최대한 자제시키고, 그 수도 극소수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현실적으로 현역의원이 출마 가능한 숫자를 2명 정도로 보고 있고, 예외적으로 1명정도 추가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3명 정도까지는 가능하다"며 ‘2~3명 선’을 명시했다.

이어 ”기초단체장에 현역의원은 출마하지 못한다는 원칙을 정했다“고 못박고 ”광역단체장 출마 문제도 제1당의 지위와 기호 1번을 유지하는데 최우선으로 목표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민주당의 현역의원 자제 기준은 '해당 의원만이 확실히 당선가능성이 있는 경우'이고, 둘째는 그 지역 의원이 출마해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당선가능성이 높은 경우다.

“조기개각과 국회의원 보궐선거 부담”

▲ 민주당은 '1당사수' 를 목표로 '현역의원 출마 제동' 에 적극 나서고 있다. (ⓒ 더물어민주당)

뿐만아니라, 현역의원 겸직 장관이 출마할 경우, ‘조기개각’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대한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 집권 첫 조각과정에서 있었던 야당의 맹공 속에 치러진 인사청문회가 재연될 수 있기 때문에 청와대에서는 ‘장관 차출설’에 상당한 부담감을 갖고 있다.

여러 언론을 통해 나오는 ‘장관 차출설’에 대해 청와대는 “이와관련 일체 언급이 없고, 전반적으로는 부정적이다. 특히 장관이 출마하면 조기개각을 해야하는데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이 큰 것 같다”는 분위기가 전해진다.

추미애 대표는 5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 겸 국무위원은 충실히 국무위원으로 최선을 다해달라"말해 장관 출마에 부정적인 뜻을 비쳤다.

이 사무총장도 같은날 기자간담회에서 장관 출마에 대해 사견을 전제로 “현역 의원을 차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데 현역 의원에 플러스 장관까지 한 분이 광역단체장 나가는 것에 국민이 쉽게 동의할 수 있겠느냐"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조기개각과 국회의원 보궐선거 부담에도 ‘장관 차출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직 장관 출마와 관련해서는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김영록 농림수산부 장관 등 3명이다. 장관 사퇴는 3월15일까지 해야하기 때문에 사퇴시한이 임박해있다.

부산시장 출마설이 나도는 김영춘 장관은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만큼 상당히 고민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늦어도 11일은 입장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 원외위원장 등은 거듭 ‘김영춘 출마’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중앙당에서는 출마 자제를 요구하는 분위기이고 장관 사퇴 후 개각과 부산진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특히 부산진갑은 한국당 우세지역이어서 부산 민주당 세력 약화될 가능성이 있고, 의원직 사퇴에 따른 ‘원내 1당’이 무너질 경우 부담감이 상당할 수 밖에 없다.

전남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전남의 유일한 민주당 의원인 이개호 의원의 전남지사 출마를 자제시키고, 당에서는 김영록 농림수산부 장관을 ‘원외’이라는 점에서 ‘개각’ 부담은 있으나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다. 이 의원이 출마를 포기할 경우에나 현직인 김 장관이 장관직 사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의원의 선택이 주목된다.

한편, 김부겸 행자부장관은 대구시장 출마설이 나온 이후부터 거듭 불출마 의사를 밝혀왔다.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김 장관은 2일 신년사를 통해서도 "분권형 개헌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이 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 매지 않겠다며 철저하게 선거 중립을 지킬 것"이라며 “개정 헌법에 지방 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백년대계를 담도록 주어진 역할을 다하는 데만 집중하겠다”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저 말고도) 50대의 괜찮은 카드들이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국회 1당 사수는 ‘기호 1번’ 사수”

뿐만아니라, ‘국회1당 사수’는 곧 ‘선거기호 1번’과도 직결된다. 선거법상 기호순은 국회의원수에 따라 그 번호가 정해진다. 따라서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갖기 위해서는 ‘기호1번’의 효과가 매우 크다.

이번 선거 투표는 4개 동시지방선거일 뿐만아니라 교육감선거에 개헌투표까지 한다면 1인당 총 9개의 투표용지를 받는다. 또한 국회의원이 있는 정당만해도 5개인 다당제 구도이고, 무소속 후보까지 출마할 경우 후보난립은 매우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복잡한 출마상황에 유권자들은 선택할 후보에 대한 사전정보, 인지도가 매우 낮을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인 ‘기호 1번’은 다수의 후보가 출마하는 선거에서는 매우 유리한 선거기호다. 이 때문에 이 총장도 말했듯이 ‘국회1당’ 유지는 곧 선거에서 ‘기호 1번’ 유지를 뜻하는 것이다.

출마예상 현역의원 16명... 당지도부 ‘일대일 자제 권고’

이춘석 사무총장은 “출마하려는 현역의원들이 1당 유지에 동의하고 있다”며 “이번 주안에 정리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당 지도부의 강력한 ‘현역 출마 자제령’에도 불구하고 현역의원들은 출판기념회, 지지자 만남 등을 추진하며 경선 출마열기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현재 지방선거에 출마가 거론되는 민주당 현역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우상호, 박영선, 민병두 의원, 경기지사 선거 전해철 의원, 인천시장 선거 박남춘 의원, 부산시장 선거 김영춘, 최인호, 박재호 의원, 경남지사 선거 김경수, 민홍철 의원, 전남지사 선거 이개호 의원, 충북지사 선거 오제세 의원, 충남지사 선거 양승조 의원, 대전지사 선거 이상민 의원, 대구시장 김부겸 의원으로 총 16명이다.

이중 민병두 의원은 10일 폭로된 ‘성추행 의혹’으로 의원직을 사퇴하여 서울시장 출마는 어려워졌지만, 민주당 입장에서는 예기치 않게 1석이 사라져 ‘원내 1당’ 위험신호가 더 커졌다.

대전시장 후보로 거론되었던 박범계 의원은 지난 1월 이미 불출마 선언을 했고, 당 지도부는 박 의원의 ‘모범사례’를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는 전현희 의원의 선당후사 불출마와 민병두 의원의 성추행 의혹 의원직 사퇴까지, 경선 판도가 3명 대결로 바뀌고 있다. 현재 우상호, 박영선 의원은 불출마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역의원 10% 감산제’가 ‘박원순 시장 프리미엄 강화’라는 반발 속에 서울시장 경선이벤트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지사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전해철 의원은 10일 출판기념회를 하며 출마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언론을 통해 ‘어떤 결정이든지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불출마에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인천시장 출마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박남춘 의원은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인천시장을 놓고 현재 민주당에서는 박 의원 외에 홍미영 부평구청장, 김교흥 전 의원 등 민주당 3후보가 모두 유정복 현 시장과 가상대결에서 압도적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인천의 한 관계자는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인천에서는 유정복 시장과 지지율 차이가 거의 없다. 지지율 차이가 특별히 월등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직 의원 사퇴까지 하면서 꼭 출마해야할 명분이 약하다"고 말했다.  

전남 유일한 민주당 의원인 이개호 의원의 전남지사 출마 의지는 매우 높아서 지난 2월초 당지도부의 출마 자제 권고에도 ‘불출마에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뜻을 밝히며 거부한 바 있다. 그러나 3월에 들어서며 ‘원내 1당’이 위기에 빠지면서 이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의원은 12일 월요일에 당지도부에 입장을 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남지사 예비후보로 거론되는 김경수 의원은 당에서 ‘2-3명 현역 출마 마지노선’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민주당으로 어려운 경남에서 한국당 후보보다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편, 충청권 3개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로 나선 현역의원들의 출마 의지가 높다. 대전시장 출마예상자 이상민 의원, 충북지사 출마예상자 오제세 의원, 충남지사 출마예상자 양승조 의원은 불출마 권고에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대전시장 출마 준비를 했다가 ‘원내 1당 위기론’에 불출마 선언을 한 박범계 의원의 경우가 충청권 전반으로 확대될 미칠 것인지, 또한 ‘안희정 쇼크’에 ‘박수현 논란’ 까지 일고 있어 민주당 충청 전략이 주목된다.

한편, 이재명 시장이 경기지사 출마로 나서는 성남시장 자리를 놓고 김병욱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당은 현역의원의 기초단체장 출마 자체를 원칙적으로 불가하다고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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