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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 文대통령 개헌 드라이브, 2020년 총선 개헌 전장(戰場)도 염두

한국당 지방선거 개헌 회피할 경우 ‘총선 개헌정국’ 외통수에 몰릴 가능성

청와대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당 모두가 반대하는 정부 개헌안 발의를 26일 하기로 했다. 앞서 20~22일 사흘 동안 개헌안도 미리 공개해 대국민홍보전에 돌입한다.

정부 개헌안 국회 발의는 통과 여부와는 상관없이 ‘개헌 블랙홀’의 문은 여는 것이다. 정부안이 발의되는 26일 이후 60일 동안의 정부 개헌안을 둘러싼 논의는 불가피할 뿐 아니라 이것이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게 된다. 국회에서 정부 개헌안을 덮을 개헌 합의안을 도출하지 않는 한 정국은 ‘정부 개헌안’을 중심으로 휩쓸릴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정부 개헌안이 부결되든, 가결되든 정치적인 부담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부결되고 6.13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가 무산되면 ‘다음’을 또 기약할 수 있다는 생각인 듯하다. 개헌에 대한 국민적 동력은 개헌안 부결로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결집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는 개헌 추진의 타깃을 2020년 4월 총선으로 맞출 것이다.

문제는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이다. 정부 개헌안 발의로 정치적 선택의 폭은 제한된다. 정부 개헌안 표결 시 부결시키거나 아니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회 개헌안에 합의해 이를 정부개헌안 대신 상정하고 처리하는 두 개 길 뿐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한국당으로선 정치적 부담이다.

손쉬운 방법은 정부개헌안을 부결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로 인한 정치적 후폭풍은 시간이 갈수록 커진다는 부담이 있다. 먼저 6.13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이 처음 예상한 것 이상으로 커져가는 상황이다. 국회에서 개헌합의안 도출도 못한 채 정부안마저 부결시킬 경우 이에 대한 여론의 화살은 한국당을 향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은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가 가져올 지방선거 악영향을 우려했지만 정부안 부결에 따른 악영향도 거의 동급이다. 국회의 정부안 부결은 문 대통령 지지층을 지방선거에 동원하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불리한 지방선거 여론지형이 ‘개헌안 부결’ 여파로 더 나빠질 수 있다.

나아가 정부개헌안을 부결시킨다 해서 ‘개헌 블랙홀’ 정국이 수습되지 않는다. 오히려 ‘개헌 블랙홀 정국’의 판을 키워 2년 후 2020년 총선을 더 어지럽게 만들 것이다. ‘정부 개헌안 부결’로 지방선거 판에서 ‘개헌 정국’을 피하면 2020년 총선에서는 ‘개헌 외통수’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26일 개헌안 발의만으로 액션을 멈출 가능성은 거의 없다. 60일 심사기간 동안 개헌의 명분과 정당성을 계속 주장할 것이고 국회 개헌안 표결까지 계속될 것이다. 국회에서 개헌안이 부결될 경우 이 또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개헌 주도권’을 쥔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를 놓지 않을 것이고 그 타깃은 2020년 총선으로 돌릴 것이다. 문 대통령 집권 후반기에 치러지는 선거이지만 개헌 이슈를 주도해 유리한 선거지형을 만들 수 있다.  이때는 국회의원 선거구제 개편까지 맞물려 있다. 한국당 등 야당은 ‘2018년 지방선거 동시개헌’이란 ‘늑대’를 피하기 위해 개헌안을 부결시키면 ‘2020년 총선과 개헌’이라는 ‘호랑이’를 만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피하려면 ‘국회 개헌안’을 합의해 정부 개헌안 상정을 막아야 하고 이를 국회에서 처리해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에 붙여야 한다. 청와대도 개헌안 발의의 목적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고 공공연하게 얘기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국회 개헌논의도 정부 개헌안 발의를 촉매로 해 빠르게 진전될 수 있다는 게 청와대 주장이다.

또 국회가 개헌논의를 진행하더라도 정부안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도 있다. 가장 쟁점이 되는 권력형태에서 국민 다수의 의견과 배치는 이원집정부제, 내각제를 제시하기란 쉽지 않다.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 명분만으로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로 결론을 낼 경우 ‘국회를 위한 개헌’이란 날선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8일 발표한 개헌 권력형태 관련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0%가량이 4년 연임이든 5년 단임이든 ‘대통령중심제’를 지지했고 이원집정부제는 15%수준, 내각제는 7% 수준에 불과했다. 이러한 국민여론을 무시한 채 국회에서 총리를 선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당 등 야당은 문 대통령이 주도하는 ‘개헌 블랙홀 정국’에서 탈출하는 방법으로 ‘정부 개헌안’의 틀에서 일부 수정한 국회 개헌안 합의를 선택할 수도 있다.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개헌 정국’의 불을 끄는 것이다.

지금 한국당은 ‘정부 개헌안’을 부결시켜 ‘개헌 전장’을 이번 지방선거가 아닌 2020년 총선으로 미룰 것인지 아니면 국회에서 개헌 합의안을 도출해 ‘개헌 정국’의 불을 끌 것인지의 선택 기로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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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 기자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여론조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정치-외교-안보-통일 등의 현안을 정확하게 보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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