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안보면 구속이냐”… 장미란ㆍ촛불진압전경 등 출연요청 제작진 거부

이명박 대통령의 첫 ‘국민과의 대화’가 무려 5개 방송채널에서 생중계될 예정으로 알려져 시청권 제약이 우려된다.

또, 청와대는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제작진에게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인 장미란 선수 등 올림픽 스타와 전경, 공기업 통합 찬성 인사를 출현시켜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오는 9일 <대통령과의 대화-질문있습니다>에 출현해 100분 분량의 생방송 ‘추석맞이 토크쇼’를 갖는다. 이 프로그램은 KBS에서 제작해 KBS1TV, MBC, SBS 등 지상파 3개 방송뿐만 아니라 YTN, MBN 등 케이블 방송 2개 채널에서도 동시 생중계될 예정이다.

시청권 제약, 장미란 출연요청, 뉴라이트 반대 패널 교체... 준비부터 잇단 파열음

지난 1997년 대선 직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지상파 3사를 통해 중계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1월은 KBS1TV가, 4월은 MBC만 ‘국민과의 대화’를 생중계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무려 5개 채널에 생중계를 하게 돼 시청권 제약은 피할 수 없을듯하다.

한편, 김현석 KBS 기자협회장은 지난 3일 ‘공영방송 수호를 위한 KBS 사원행동’ 전체 총회에서 “청와대에서 해당 제작진에게 장미란 역도선수의 출연을 요구해왔다고 한다”며 “배드민턴 이용대 선수의 출연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협회장은 “촛불시위 문제에 대해 당시 시위대 진압 전경을 출연시키라는 요구도 있었다”며 “공기업 문제는 공기업 통합 찬성입장인 주공 노조 관계자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제작진 중 한명이 사표를 내겠다고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뉴라이트 측이 출연을 반대해온 패널이 출연을 포기하는 일도 일어났다.

당초 <대통령과의 대화-질문있습니다>는 장은아 아나운서의 사회로 정치분야는 유창선 정치평론가, 경제분야는 엄길청 경기대 교수, 사회분야는 유인경 경향신문 기자가 전문가패널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일 뉴라이트전국연합(공동의장 김진홍 목사)가 유인경 기자의 패널선정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반발했다. 뉴라이트는 “유인경 기자가 국민과의 대화에 전문가 패널로 선정된 것에 분명히 반대한다”며 그 이유로 유 기자가 지난 6월 “국민들이 미친소의 후유증에 시달리는데, 정부는 그게 괴담이고 미친소리라고 치부한다”고 쓴 대목을 문제삼았다.

이후 유 기자는 개인적 사유로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3일 사회분야 전문가 패널은 이숙이 시사인 뉴스팀장으로 교체됐다.

“KBS사장 해임하니 대화할만 하냐?”

KBS 홈페이지에 개설된 <대통령과의 대화-질문있습니다> 네티즌 질문 게시판에는 4일 현재 1만건이 넘는 누리꾼들의 글이 올라와 있다. 현재 작성된 게시글은 작성자와 제작진만이 열람이 가능하게 돼있지만 누리꾼들의 제목만 봐도 이 대통령에 대한 누리꾼들의 여론이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박진명씨는 “토론안보면 구속시키냐?”란 질문을 올렸고 김정헌씨는 “TV에서도 듣기싫은 말하면 물맞고 구속되는거냐?”란 질문을 했다. 김윤희씨는 “스탈린과 히틀러 중 누굴 더 존경하냐?”는 질문을 올렸다.

김정순씨는 “KBS사장을 해임하니 대화할만 하냐?”는 질문을 올렸고 최상만씨는 최근 하야의사를 밝힌 일본의 후쿠다 총리를 존경하는 마음은 없냐는 질문을 했다. 정원을씨는 “국가부도내서 하나님께 봉헌하냐?”며 현재의 경제상황과 종교갈등을 빗댄 질문을 했다.

청와대는 이번 <대통령과의 대화-질문있습니다>를 앞두고 긴장하는 분위기로 알려지고 있다. 9월 위기설 등이 부상하는 등 여건이 좋지 못해 자칫 득보다 실을 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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