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하영 기자] 금융개혁을 진두지휘할 적임자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취임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각종 의혹에 발목이 잡혀 결국 2주 만에 사퇴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한 달 만에 수장 두 명이 사임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은행권 채용비리에 연루돼 자진 사퇴한 최흥식 전 원장의 후임으로, 지난 2일 김기식 원장이 공식 취임했다. 김 원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금감원의 정체성을 바로 하고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김 원장이 취임한 지 불과 4일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외유성 출장’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6일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시절 금융기관 등 피감기관 예산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된 것.

논란이 불거지자 김 원장은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국회의원 시절 공적인 목적으로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출장을 다녀왔으나, 그것이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다음 날인 9일 김 원장이 출장 당시 인턴 신분인 여비서와 동행한 사실이 새롭게 알려지면서, 야당을 중심으로 김 원장 사퇴 여론이 빗발쳤다.

이후 김 원장이 의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정치자금으로 ‘땡처리 외유’를 하거나, 본인과 관련된 조직에 ‘셀프 후원’을 했다는 의혹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번졌다. 

지난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김 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자신이 소속된 연구단체 ‘더좋은미래’에 5000만 원을 ‘셀프 후원’ 한 것이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 원장은 곧바로 사의를 밝혔고,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원장의 사퇴 후폭풍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김 원장 전임인 최흥식 전 원장의 ‘채용비리’에 이어 이번 ‘외유성 출장’ 논란까지 휩싸이면서, 권위와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한 상황이다. 

최 전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지인 아들의 KEB하나은행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으로 지난달 12일 자진 사퇴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취임 후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역대 최단 기간 재임한 금감원장이라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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