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이슈] 노무현의 지역주의 돌파...부산시장, 오거돈이 이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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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수 부산시장, 보수통합과 시정성과로 반격 기세

    ▲서병수 부산시장(왼쪽)과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17일 부산 동구 YWCA에서 열린 부산시장후보 지방분권실천 시민 협약식에서 인사 후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신건 기자] 부산은 김영삼, 노무현, 문재인 개혁성향의 대통령을 3명이나 배출한 ‘야도(野道)’다. 그러나 3당합당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은 번번이 보수정당의 몫이었고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주의 벽을 허물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했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정통 ‘야도 부산’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 이번 6.13 부산 지방선거의 관전포인트다. 그러나 부산시장 선거는 최근 불거진 ‘드루킹 사건’의 태풍권 안에 들어와있기 때문에 여당에서도 녹록지 않은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701표’,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 야권단일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당락을 좌우한 표 차이다.

    유효 득표율 비율로 보면 1.31%p에 불과하다. 1%의 부산시민이 서 시장을 승자로, 오 후보를 패자로 만든 것이다.

    4년 후인 2018년, 여야가 바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각각 오 후보와 서 시장을 부산시장 후보로 내세우면서 이들의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민주당에게 부산은 애증의 도시이다. 노무현, 문재인 등 당 소속의 대통령을 두 번이나 배출하고도, 30년간 광역의원을 단 한 석도 배출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 5명이 배출되는 등 이변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궐위로 인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영남권에서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앞지른 지역이기도 하다.

    당시 유효 득표율 비율로 본다면 대구에서는 문 후보가 21.76%, 홍 후보가 45.36%, 경북 문 후보 21.73%, 홍 후보 48.62%, 경남 문 후보 36.73%, 홍 후보 37.23%로 문 후보가 홍 후보에게 뒤져있었다.

    반면 부산에서는 문 후보가 38.71%, 홍 후보가 31.98%로 문 후보가 홍 후보를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이라는 난공불락의 성을 허물고 깃발을 꽂느냐, 아니면 자유한국당이 수성에 성공하고 보수의 기반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느냐. 지방선거의 가장 큰 격전지가 수도권이 아닌 ‘부산·경남(PK)’일 것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3당합당 이전 야도(野都) 부산…이번엔 민주당과 한국당, 누가 깃발 꽂을까
    부산은 야도(野都)라 불릴 정도로 야성이 강한 도시였다. 79년 ‘부마항쟁’ 이전에도 야당의 대선 후보들은 유독 부산에서는 강한 지지를 받았다.

    제7대 대통령선거 당시 민주공화당 박정희 후보와 신민당 김대중 후보의 투표결과를 보면 경북에서는 박 후보가 75.62%, 김 후보가 23.32%를, 경남에서는 박 후보가 73.35%, 김 후보가 25.56%의 지지를 받아 박 후보가 약 50%의 차이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반면 부산에서는 박 후보가 55.65%, 김 후보가 43.51%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나, 다른 영남권 지역보다 편차가 확연하게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1985년 12대 총선과 1988년 13대 총선에서는 야당인 신민당과 민주당이 부산의 많은 지역에서 당선됐다.

    지금처럼 영남권이 보수정당의 텃밭으로 변한 것은 90년 3당 합당이 원인이다.

    ▲1990년 1월 당시 노태우 대통령(가운데)과 김영삼 민주당 총재(오른쪽), 김종필 공화당 총재(왼쪽)가 청와대에서 긴급 3자 회동을 갖고 민정, 민주, 공화 3당을 주축으로 신당 창당에 합의했음을 발표한 뒤 청와대를 나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당시 여당인 민주정의당은 여소야대로 국정운영이 어려워지자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과의 합당을 통해 ‘민주자유당’을 출범시켰다. 1987년 13대 대선과 1988년 13대 총선에서 한계를 느낀 YS(김영삼)도 대통령의 꿈을 이루고자 3당 합당에 합류했고, 이후 부산은 보수정당의 텃밭이 되고 말았다.

    이 일을 계기로 YS(김영삼)는 14대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됐고, ‘민주자유당’은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당명은 바뀌었지만, 부산에서는 대부분의 선거에서 압승을 해왔다.

    ▲부산시장 4수생 <오거돈> vs 대표 친박 <서병수>
    국정농단에 의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와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은 일찌감치 ‘6.13 지방선거’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음을 각종 여론조사 지표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에서는 친박으로 분류되는 서병수 현 부산시장을 부산시장에 공천해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한 상태이다.

    ▲2011년 4월 6일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서병수 최고위원가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12대 해운대구 구청장을 맡으면서 정계에 입문한 서 시장은 부산에서만 내리 4선을 한 국회의원으로 새누리당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부산시장으로 능력과 명망을 쌓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하지 못하도록 외압을 행사했다거나, 해운대 엘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비리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

    서 시장은 박 전 대통령과는 서강대 1년 선·후배 사이로 19대 대선 때에는 박근혜 선거 캠프의 사무총장을 맡는 등 당시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었다. 그는 스스로 친박 임을 밝히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표심을 모으는데 집중하고 있다.

    ▲오거돈 후보. <사진=연합뉴스>


    반면 부산시장 4수생인 오 후보는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하다 시장 궐위로 인해 2004년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이후 꾸준히 부산시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2위로 낙선하며 고배를 마셔왔다.

    오 후보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74년 부산시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관료 인사로, 노무현 정부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이력이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어 왔으나, 일각에서는 서 시장과 견주어볼 때 콘텐츠(Contents)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또 4번째 부산시장 출마라는 점에서 피로감이 느껴진다는 비판도 있다.

    ▲다수 여론조사서 오거돈이 서병수 크게 앞질러…이미 기울어졌나?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오 후보가 서 시장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부산일보와 부산MBC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4월 13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부산·울산·경남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선거 여론조사에서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자유한국당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시장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 오 후보가 45.3%의 지지율로 26.4%를 기록한 한국당 서 후보를 18.9%p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뒤를 이어 바른미래당 이성권 후보 4%, 무소속 이종혁 후보 2.6%, 무소속 오승철 후보 1.2%, 정의당 박주미 후보 1.1%로 조사됐다.

    당선 가능성 역시 오 후보가 49.0%, 서 후보가 28.1%를 기록해 20.9%p 차이가 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또 매일경제신문과 MBN이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실시한 부산 광역단체장 선거 여론조사에서도 오 후보는 44.2%의 지지를, 서 후보는 19.8%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층에서는 오 후보가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서 후보를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후보에 대한 직무수행 평가에서는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41.2%로,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37.7%보다 3.5%p 많았다. ‘어느 쪽도 아니다’라는 응답은 10.7%, ‘모름·무응답’은 10.4%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오 “동북아 해양수도 건설” vs 서 “일자리 20만 개 창출”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 불릴 만큼 커다란 질적·양적 성장을 이룬 도시이다. 그러나 화려한 도시 전경 이면에는 빈익빈 부익부, 일자리 부족, 인구 고령화 등 발전에 따른 성장통도 만만치 않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두 후보가 내건 핵심 키워드는 ‘경제’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예비후보(오른쪽)가 19일 오후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부산 선거대책위원회(시민통합캠프) 구성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면서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오거돈 동명대 총장으로부터 부산 정책과제를 담은 건의문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 후보는 ‘경제가 답이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15일부터 일주일간 ‘부산 네바퀴 민생대장정’을 하며 민심을 청취하고, 오는 5월 9일까지 ‘정책공약 제안’, ‘정책 우선순위 투표’ 등을 맡게 되는 시민정책보좌관을 공개모집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외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또 옛 ‘노무현·문재인 법률사무소’인 법무법인 부산의 대표 변호사인 최재성 변호사를 영입해 친노·친문 세력의 결집을 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년 11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30 부산등록엑스포 유치' 위한 국제콘퍼런스에서 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이 개회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서 후보는 ‘일자리 시장’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고, 자신이 현직 부산시장으로써 이룬 성과를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시정성과를 시민들이 알게 되면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서부산권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전기자동차 월 임차료를 3년간 지원하는 ‘부산청춘드림카’ 사업과 좋은 일자리 20만 개를 만들겠다며 오 후보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서 후보는 ‘2030 부산 등록엑스포’ 유치를 강조하며 최소 2천만~5천만명의 관광객과 엄청난 경제효과를 약속하고 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중형을 선고 받은 것을 계기로 친박 보수 성향의 시민들을 결집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지역차원에서라도 바른미래당과의 보수통합도 이룰 계획으로 알려졌다.

    ▲부산 영도다리 앞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선거 독려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은 여야 승부의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노무현이 ‘바보 노무현’이 되면서도 극복하지 못한 지역주의를, 3당 합당 이후 보수화 된 부산에 다시 민주 정치세력의 깃발을 꽂을 수 있을 것인가가 주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서 후보에 대해 “탄탄한 보수층의 기반이 되살아나서 ‘보수통합’을 통해 연임에 성공할 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오 후보와 관련해서는 “지난 2014년 선거를 무소속으로 치른데다, 민주당으로 복당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당의 ‘원팀’ 전략(우리는 하나다)이 제대로 먹힐 수 있을 지를 봐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보수층까지 지지가 확장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건 기자 hellogeo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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