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긴 항해 하는데 선장이 물에 뛰어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

추경예산안 통과가 무산된 책임을 지고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이하 여당의 원내대표단이 책임을 지고 물러날 뜻을 보인데 대해 당내에서는 ‘어림없는 이야기’라며 일축하는 분위기가 높다.

당 지도부도 홍 원내대표의 사퇴에 난색을 표했고 당내 의원들은 “원내대표단이 실수를 했지만 일을 하다보면 그럴 수 있다”며 사퇴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책임을 져야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12일 4조 2677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키려고 서두르다 절차를 잘못 밟아 본회의 처리가 무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하는 의사를 밝힌바 있다..

이에 임태희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 수석부대표 등을 포함한 원내대표단 소속 의원들도 함께 사퇴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한나라당은 자칫 원내사령탑이 부재한 상황에서 당분간 18대 첫 정기국회를 운영해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

당 지도부, 홍준표 원내대표 사임 반대 속 미묘한 온도차

우선 박희태 대표는 홍 원내대표의 사퇴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김효재 의원은 12일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대표는 ‘정기국회가 시작됐고 긴 항해를 하는데 선장이 물에 뛰어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홍 원내대표의 사퇴는 만류하고 할 일이 아니다”라며 “홍 원내대표는 책임진다고 했지 사퇴하겠다는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인 박순자 최고위원도 이 날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통과가 안됐던 것이 책임을 진다고 통과되는게 아니다”면서 “사퇴는 이르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추경안 처리에 대해 “사퇴가 해결이 아니라 여야가 같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주장하며 “야권이 진정성을 갖고 협상에 응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최고위원은 “추경안의 내용들은 서민생활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정부가 서민들이 질 부담을 맡는 것”이라며 “야당도 말로만 서민을 위한다 말하지 말고 진정성을 갖고 협조해줬으면 한다”고 야당의 추경안 협조를 촉구했다.

그러나, 한 최고위원은 같은 날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원내대표단에서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좋지않아 안타깝다”며 “국민들이 기대를 많이 했고 원구성 이후 첫 번째 당의 조직된 역량을 보여주는 기회였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조금 더 치밀했으면 통과시킬수 있었다”며 “최고위원으로서 일말의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원내지도부 책임론에 대해선 “일반의원들의 생각이 중요하다”면서 “사람이 없어 홍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인 건 아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른 당 지도부와 약간 온도차를 보인 것.

홍사덕 “홍준표 사퇴, 어림없는 이야기이고 쓸데없는 소리”

당내 중진인 홍사덕 의원은 12일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일을 하다보면 이런 일이 있기 마련이다”라며 “야당이 작심하고 물고 늘어지니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원내지도부가 사임하는 방안에 대해 “어림없는 이야기이고 쓸데없는 소리”라며 잘라 말하며 “야당이 작심하고 방해했는데 원내대표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야당이 버거운 원내대표를 만날때마다 이럴 수 있다”며 “그때마다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정의화 의원도 이 날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실수할 수가 있다”며 “사람이 하는 일이니 실수가 있다”며 홍 원내대표의 사임을 만류했다. 정 의원은 “홍 원내대표가 자기 잘못이니 책임진다는데 서민들을 위해 하려던 일이니 힘내라고 격려를 했다”며 “한두번 잘못이 있다고 사퇴하면 되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한 중진의원은 12일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황당하다”며 “그야말로 한나라당이 거여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원내지도부가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하지 않겠냐”며 홍 원내대표의 책임론에 무게를 뒀다.

초선의원 중에서는 강경하게 밀어붙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진복 의원은 같은 날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원내지도부의 사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며 “국회가 제대로 제 기능을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야 협상 부분에 대해 “야당이 각 상임위의 법안소위원장을 달라고 요구한다”며 “너무 무리한 요구고 이런 요구는 사보타지 수준이다”고 비판하며 “지도부가 일목요연하게 하지 말고 각 상임위별로 돌파구를 만드는 것도 지도부가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선진당과는 생각이 비슷하니 두 개 원내교섭단체가 화합해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논의하는 것도 방안”이라며 “이렇게 해버려야 뒤에서 당기는 사람이 많은 민주당도 그쪽당 지도부가 힘을 얻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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