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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 북미정상회담 싱가포르 낙점, 중국 참여 ‘4자 종전선언’ 선택 의미

판문점 개최는 ‘남북미 3자 종전선언’, 中 급박하게 北과 접촉 싱가포르로 선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9일 평양에서 만나 북미 적대관계 청산 등에 대해 논의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기로 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린다는 의미는 북한과 미국이 한반도 정세지형을 둘러싼 양국의 전략적 이익을 우선적으로 논의해 북미 간의 현안부터 먼저 풀겠다는 의미다. 이는 달리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정상이 합의한 ‘올해 내 6.25전쟁 종전선언’을 중국과 의견 조율을 거쳐 진행한다는 뜻이다.

북미정상회담을 한국 정부가 원한 ‘판문점’에서 개최할 경우 북미정상회담에 이은 ‘남북미 3국 정상회담’으로 흘러가고 여기서 종전선언까지 치닫는 것을 의미한다. 애초 ‘2018년 남북정상회담’ 직후 북미회담 장소로 ‘판문점 카드’가 부상한 것도 여기에 있다.

‘판문점 선언’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당사국을 남북미 3국, 또는 남북미중 4국으로 설정했지만 북미정상회담이 5월 중 판문점에서 열릴 경우 중국이 빠진 ‘남북미 종전선언’으로 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됐다. 청와대도 중국이 빠지더라도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김정은 위원장 또한 중국을 배제해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판문점 선언’에서 종전선언과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에 3자 내지는 4자가 참여한다는 문구에 합의한 것 자체가 중국을 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북미정상회담 장소와 일정을 결정하는 과정에 중국의 움직임은 분주했다. 4.27 정상회담 1주일 후인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3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고 이어 7~8일 김 위원장이 중국 다롄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급하게 정상회담을 했다.

그리고 9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고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매우 기대되는 김정은(위원장)과 나의 회담이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 개최될 것”이라며 “우리 양측 모두는 회담을 세계 평화를 위한 매우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북미회담 장소와 일정을 공개했다.

중국의 숨 가쁜 움직임이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싱가포르로 결정하는 요인이 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즉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 종전선언에 중국을 참여시키기로 했다는 의미다. 중국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정에 지분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권한은 다름 아닌 김 위원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中 종전선언 당사국으로 인정하는 순간 판문점 개최는 멀어져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종전선언 당사국으로 인정한 이상 ‘판문점 카드’는 사실상 멀어진 셈이다. 미국 또한 ‘종전선언 퍼포먼스’가 이어지지 않는 북미정상회담을 굳이 판문점에서 할 이유가 없다.

이를 통해 북한과 미국은 서로의 이익을 확실히 챙겼다. 북한은 ‘한반도 정세 주도권’에 애착을 갖는 중국을 확실하게 우호세력으로 만드는데 성공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퍼포먼스’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내달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공식화되겠지만 북한과 미국은 큰 틀에서의 ‘비핵화 합의’를 이뤘다. 여기에 미국은 더 큰 전략적 이익도 챙겼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9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만나 지난 수십 년간 ‘적대관계 청산’을 얘기했다.

북한을 ‘악마화’해야 얻을 게 많은 미국 정치의 속성으로 볼 때 이러한 입장변화는 김 위원장이 북한을 ‘베트남화’하겠다는 약속을 한데 따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굳이 중국을 자극하는 ‘판문점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북한 또한 중국이 종전선언 당사국으로 인정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참여시켜야 북한 체제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는 장기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안정을 해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도 이러한 상황 전개가 나쁘지는 않다. 오히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정에 중국이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아베 신조 총리가 한반도 비핵화 이후 평화체제 구축과 동북아 집단안보 질서 구축과정에 참여하겠다고 요청했을 때 흔쾌히 수락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북미관계 정상화가 전제된 상황에서 한반도 주변국가들의 참여는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사실 남북정상회담 성사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이러한 사태진전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이 ‘비핵화’를 넘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전환으로 넘어가고 북한의 ‘친미국가화’가 거론되면서 잔뜩 긴장했다. 중국은 이러한 사태 진전을 예상 밖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대북제재에 나선 순간 북한의 후견인 자격을 잃었기 때문에 북한의 ‘친미국가화’ 가능성에 제동을 걸 수단도 마땅치 않아 더했다.

한국으로선 이처럼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중국을 배제하기보다는 ‘평화체제 구축과정’에 끌어들이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원하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전환’을 보다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판문점 선언’에서 ‘3자 또는 4자’라고 명기한 것은 중국의 참여를 노리는 은근한 압박이라는 것이 외교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제 관심은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에 모아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선차적인 핵심의제인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하면서 또 다른 세기적 퍼포먼스 ‘남북미중 한반도전쟁 종전선언’의 장을 마련하려 할 것이다.

정찬 기자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여론조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정치-외교-안보-통일 등의 현안을 정확하게 보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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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순연되는 ‘한반도평화 로드맵’, 좁혀지지 않는 북미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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