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부터 고위급회담 연기 염두에 두고 수용 후 취소, 불만 강하게 어필”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3월 29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6일 북한의 남북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 통보에 대해 “맥스 썬더(Max Thunder) 한미공군훈련은 한미군사연습이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 양자에게 동시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F-22 스텔스 전투기 8대가 동원됐고 괌 앤더슨 공군기지 B52 전폭기가 대기 중에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까지 포함된다면 북한이 그동안 전략자산의 반입을 문제 삼았던 부분과도 연관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이 이번 훈련에 F-22를 포함시킨 것이 4.27 판문점선언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북한은 지난 번 합의했던 판문점 선언 제2조에서 군사적 긴장완화 부분에 저촉된다고 보고 있는데 현재 우리 정부당국에서는 이 부분이 실제로 판문점 선언의 취지에 맞는지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훈련은 지난 11일 시작됐음에도 북한이 16일 고위급회담을 수락했다가 당일 새벽 연기를 통보한 것에 대해 “우리 측 제안을 받는 형태를 취하면서 자신들 불만을 강하게 어필하려고 한 게 아닌가”라며 “원래부터 고위급 회담 연기를 염두에 두고 우리 측의 14일 제안을 바로 다음 날 받았다”고 의도된 행위로 봤다.

이어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서 요구했던 게 두 가지다. 하나는 군사위협 해소와 체제안전보장인데 북한 입장에서 보면 한미군사연습 맥스 썬더 공군훈련이 자신들이 얘기했던 군사위협 해소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를 강하게 전달하기 위해 이번에 고위급 회담중지라고 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한 게 아닌가”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어제 국회의사당에 있었던 고위탈북자(태영호 전 영국 북한 공사)의 북한 의지에 대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폄훼발언, 이런 부분들 때문에 아마 그런 걸 맞물려가지고 이번에 이제 고위급회담 연기를 선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태영호 전 공사에 대한 북한의 반발과 관련 “일개 탈북자 발언이기 때문에 북한이 크게 문제 삼는 것에 대해서는 의아한 부분은 없지 않다”며 “다만 그가 남쪽에 나와 있는 최근 탈북 고위인사고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해 추진하는 북한의 비핵화의지에 대해 전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굉장히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북한의 이런 태도는 지금 처음 나온 건 아니다. 지난 6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조성중앙통신 기자들에 문답하는 형태로 해서 미국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한 바가 있다”며 “자신들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회담에 나오고 있는 부분을 어떤 나약함의 근거로 판단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에 바로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대련으로 달려가서 시진핑 주석에게 지원요청을 했다.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우려를 전달하고 이른바 합리적 안보우려를 전달했다”며 “그 결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을 달려가서 다시 조율해서 입장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