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밟힌 여성들의 삶 보듬는 것에서 진실의 역사 시작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을 맞아 "성폭행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반드시 밝혀내겠다"며 "짓밟힌 여성들의 삶을 보듬는 것에서 진실의 역사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38년은) 한 세대를 넘는, 긴 시간"이라면서 "피를 흘리며 민주주의를 이뤄낸 고통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그날 오후, 집으로 돌아오던 여고생이 군용차량에 강제로 태워지고 새벽기도를 마치고 귀가하던 회사원이 총을 든 군인들에게 끌려갔다"면서 "평범한 광주의 딸과 누이들의 삶이 짓밟히고 가족들의 삶까지 함께 무너졌다"며 최근에 폭로된 '5.18 민주화운동 당시 성혹행' 문제를 언급했다.
이에 "한 사람의 삶, 한 여성의 모든 것을 너무나 쉽게 유린한 지난날의 국가폭력이 참으로 부끄럽다"며 "성폭행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의지를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국방부와 여성가족부, 국가인권위가 함께 공동조사단을 꾸릴 것"이며 "피해자 한 분 한 분이 인간의 존엄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촛불광장은 오월의 부활, 그 힘으로 문재인 정부 탄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월 광주로 인해 평범한 우리들은 정의를 잊지 않을 수 있었고 광주와 함께 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면서 "촛불광장은 오월의 부활이었고, 그 힘으로 문재인 정부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오월 광주는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서로 돕고 용기를 북돋우며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 불의한 국가폭력에 대항해 이기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역사에 남겨주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짓밟힌 여성들의 삶을 보듬는 것에서 진실의 역사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민주주의의 가치만큼 소중한, 한 사람의 삶을 치유하는 데 무심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고 광주라는 이름으로 통칭되었던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존중하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임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함께 돌보고 서로 나누며 광주의 정신을 이뤘고 그 정신이 더 많은 민주주의로 확장되어야 한다"며 "한 사람이 온전히 누려야 할 삶의 권리, 인권과 평화, 존엄성이 일상적 가치가 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던 것과 달리 올해는 직접 참석하지 않고 이낙연 국무총리를 보내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에 문 대통령도 메시지 말미에 "오늘 기념식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 뜻깊은 기념사였다"며 "저도 마음을 다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