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언에 일희일비(一喜一悲), 전격적 남북정상회담으로 복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둘러싼 세기 롤러코스터 드라마가 5월 24일 밤부터 27일 오전까지 약 사흘에 걸쳐 진행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시간으로 24일 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편지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면서 몰아친 풍랑은 미국과 남북한 뿐 아니라 세계를 경악케 했다. 그러나 이틀 뒤 26일 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전격적인 2차 남북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지고 27일 미국이 6.12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돌입했다는 보도에 세계는 또 놀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5월10일 북미회담 일정과 개최장소를 발표한 순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향한 북미 간의 발걸음은 이제 멈출 수 없는 역사적 흐름으로 인식됐지만 바로 그 지점부터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경구가 작동됐다. ‘한반도 비핵화 방식’과 이에 상응한 ‘북한 체제안전 보장 방안’을 둘러싼 북미 간의 이견(異見)이 노출됐다.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을 주장하는 미국 공화당 내 매파세력과 ‘체제 보장’과 핵 폐기가 ‘단계적, 동시적’으로 가야한다는 북한의 요구가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리비아 방식’을 주장하는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공격했다.

이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나서 북한이 ‘리비아 방식’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공격하자 북한 또한 이에 밀리지 않기 위해 펜스 부통령을 향해서도 비난을 퍼부으면서 ‘6.12북미정상회담 재고려’ 입장까지 나타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5월22일(미국 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에서 만나 깨질 상황으로까지 가는 ‘남·북·미 3국 합(合)’을 다시 맞추려는 회담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 수도 있고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낙관적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북한의 펜스 부통령에 대한 비난과 공격 소식이 미국에 전해지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밤(한국시간)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를 공표했다. 다음날인 25일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 위임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벼랑끝 경고’에 물러섰지만 6.12 싱가포르 회담 복원은 물 건너간 듯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반겼고 취소한 6.12정상회담 복원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북한이 결단하라’는 압박을 거두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5월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 소식과 함께 상황은 급반전됐고 27일부터 북미는 판문점에서 실무협상에 돌입하면서 6.12 북미정상회담을 향한 노정에 다시 진입했다.

한미정상회담, 트럼프 ‘리비아식 해법’에서 한 발 물러서면 북한에 공 넘겼지만...

5월22일(미국시간] 한미정상회담은 ‘비핵화 방식’을 둘러싼 이러한 북미 간 갈등 조율에 맞춰졌다. 여기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 등 미국 내 매파가 주장하는 ‘리비아식 일괄타결’로 명명된 미국 주도의 일방적 방식과는 다른 ‘트럼프식 해법’으로 상황을 타개키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문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북한 비핵화 방안에 대해 “한꺼번에, 일괄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완전히 그렇게 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꺼번에 빅딜로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일괄타결은 희망하는 수준으로 낮췄다.

그러면서 “그런데 한꺼번에 이뤄진다는 것은 물리적인 여건으로 봤을 때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 물리적인 이유 때문에 짧은 시간에 딜이 이뤄졌으면 한다”며 ‘트럼프식 해법’을 말했다. 일괄타결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다만 ‘핵 폐기’까지 시간을 단축시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여기서 주목할 지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방식에 대해 ‘북한이 결정하라’고 ‘공’을 김정은 위원장에 넘긴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봐야 될 것”이라며 “만일 그것이 열린다면 아주 좋은 일이 될 것이고, 북한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만일 열리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회담을 못 할 수도 있다고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CVID(완전하고도 검증가능한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에 나설 경우 북한 정권 안전 보장 여부에 대해 “보장한다. 그건 처음부터 보장하겠다고 이야기해온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은 안전할 것이고, 굉장히 기쁠 것”이라고 북한 체제보장을 약속했다. 다만 그 방식은 말하지 않았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6.13 북미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북한 체제안전 보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 했지만 ‘비핵화 방식’에 대해선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미국을 설득할만한 ‘협상안’을 내놔야 한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 ‘트럼프 방식’의 해법이란 북한의 ‘선택’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미에 가까웠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환담하다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北 최선희 담화에 트럼프 6.12회담 전격 취소, 풍랑 속에 빠진 북미회담

트럼프 대통령의 ‘공’을 받은 북한은 기존의 전통적인 ‘기싸움’의 관성으로 대응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다소 유연해진 ‘트럼프 방식’의 해법이 나왔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보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체제 보장’ 방안을 끌어내기 위한 ‘벼랑끝 말 대 말 싸움’ 전술을 그대로 사용했다.

그것도 한미정상회담 하루 전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폭스뉴스 인터뷰를 공격 소재로 했다. 펜스 부통령이 5월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 출연해 “지난주 리비아 모델과 관련한 어떤 얘기가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밝힌 것처럼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를 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안은 리비아 모델이 끝났듯이 끝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이 ‘리비아 모델’에 비유한 것은 ‘체제 안전보장’과 ‘비핵화’를 두고 거래하려는 북한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선 비핵화 후 보상’을 갈 경우 리비아 카다피처럼 비참한 상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북한으로선 펜스 부통령의 발언을 그냥 넘기기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최선희 부상은 24일 개인담화를 통해 “미국 부대통령 펜스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조선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느니, 북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안은 배제된 적이 없다느니,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느니 뭐니 하고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댔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 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있다”고 말하고 지난 16일 김계관 제1부상의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경고를 재차 얘기했다.

한미정상회담 직후 보인 북한의 첫 반응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취소로 맞대응했다. 이유로 최선희 부상의 담화에서 “엄청난 분노와 적개심”을 보였기 때문에 회담의 성과를 얻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자신은 북미회담의 판을 언제든 깰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에게 회담을 재개하고 싶으면 직접 연락하라는 말도 했다.

이 한 장의 편지로 지난 3월부터 이어온 ‘남·북·미’ 3국의 합은 깨진 듯이 보였다. 다만 한 가지 실낱같은 희망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마음을 바꿔 이 중요한 회담을 열고 싶어진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써라”고 한 대목만 남겨 놓았다.

‘정상회담 여지’ 두는 트럼프 한 마디 한 마디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한 이틀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 직후인 25일 새벽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긴급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당혹스럽고 매우 유감”이라며 “지금의 소통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북미) 정상 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중재자 역할의 한계를 토로하며 북미 직접소통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이후 결과를 보면 ‘블러핑’에 가까웠지만 당시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5월22일 미국행 비행기 기내에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99.9% 성사될 것이라고 자신했음에도 나머지 0.1%의 가능성이 맞아 떨어지는 상황에 애태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지 불과 몇 시간 후에 기자들에게 “기존의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거나, 정상회담이 나중에 열리는 것이 가능하다”며 정상회담 재개에 여지를 남겼다.

그러면서 “기회를 잡는 것은 북한 지도자에게 달렸다. 그런 기회를 북한이 잡을 것인지를 두고 볼 것”이라며 “(북한의 미래에) 긍정적인 일들”이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압박을 재차 가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7시간 만에 김정은 위원장 위임의 김계관 부상 담화를 내놓으며 북미정상회담 복원에 나섰다. 급작스러운 북미정상회담 취소 통보에 당황하며 ‘벼랑끝 기 싸움’을 접은 것이다.

북한은 25일 김계관 부상 담화를 통해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며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고 북미대화를 해야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지난 시기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수뇌상봉이라는 중대 사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데 대하여 의연 내심 높이 평가하여왔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좋은 시작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었다”고 거듭 대화의지를 나타냈다.

아울러 “또한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 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해결의 실질적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북한 비핵화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의 분위기도 전날 취소한 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다시 언급하며 북미회담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신호를 내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상 담화에 25일(미국시간) 오전 트위터에 “북한에서 따뜻하고 생산적인 메시지가 나왔다”며 “김정은이 건설적인 대화와 행동에 참여하길 선택한다면 기다리겠다”고 반응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지금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당초 예정했던 대로) 6월 12일에 열릴 수도 있다”고 전날 김정은 위원장에게 취소 통보한 6.12 싱가포르 회담 가능성의 문도 다시 열었다. 그러면서 “북한은 그것(정상회담)을 매우 하고 싶어 하고, 우리도 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백악과 세라 샌더스 대변인도 이날 “북미정상회담이 6월 12일 열린다면 우리는 준비돼 있을 것이고 그와 관련한 것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실질적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면 회담을 하길 원하고 그것이 그가 줄곧 말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덴마크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의 회담과 관련해 아마도 어떤 좋은 소식이 있다”며 “우리 외교관들이 성사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 되돌아 올 수도 있다”고 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 다시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정상회담을 되살리기 위해 북한과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만약 정상회담이 다시 열린다면, 같은 날인 6월12일 싱가포르가 될 것 같다. 필요하다면 정상회담은 그날(6월 12일)을 넘길 수도 있다”고 북미회담이 열릴 경우 정상회담은 13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도 했다.

한국시간으로 5월26일 오전에 날라든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북미 간의 대화가 현재 진행되고 있음을 알리는 것으로 북미 양쪽이 정상회담을 향한 실무협의에 돌입했을 것이란 추측을 낳게 했다. 그러나 이것이 5.26 남북정상회담일 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오로지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시간들이었다.

누구도 예상 못한 5.26 2차 남북정상회담, 북미회담 복원 물꼬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사진=청와대]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 이후 북미 정상 간의 직접 소통만을 강조하며 극도로 말을 아끼며 사태를 관망하는 스탠스를 취했다.

청와대는 5월25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현재 상황을 평가하고, 북미 정상 간의 직접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위해 필요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날 새벽 “정상 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다만 청와대는 관계자의 입을 통해 청와대의 북미회담 재개 노력 여부에 대해 “실낱같은 희망이 있어도 우리는 포기 안하고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라는 말만 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간의 이른바 스파이라인을 가동하고 있었다. 북한은 25일 밤에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의 격식 없는 정상회담을 제안했음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문 대통령이 이를 ‘흔쾌히 수락’한 것을 뒤늦게 공개했다.

긴급 남북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26일, 청와대는 보안 속에 조심스러운 태도로 일관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가 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며 분위기가 반전되는 상황에 대해 “북미대화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다시 살아나고 있어 다행스럽게 여기고 있다”며 “추이를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후에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상황을 비밀에 붙인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래서 대부분 언론은 북미정상 직접 소통을 강조한 만큼 청와대는 미국 내의 분위기 반전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북미 직접 소통 지원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입만 쫓는 상황이었던 5월26일 오후 7시50분에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문 대통령은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일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했다”고 알렸다.

4.27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가진 지 불과 29일 만에 판문점 통일각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는 소식은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회담 결과는 다음날은 27일 오전에 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이와 상관없이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복원은 기정사실로 굳어졌다는 예상을 낳았다.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는 5월27일 오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먼저 발표됐다. 북한 매체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5.26남북정상회담을 신속히 전하면서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회담 개최를 기정사실화하는 표현을 사용해 북미회담은 현실 속에서 되살아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남북정상의 합의내용을 발표했다. 양 정상이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우리의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긴밀히 상호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다시 한 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국민들에게 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협상 재개 특정 조건’을 일정 맞췄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최근 벌어진 롤러코스터 상황 전개에 대해서도 “산의 정상이 보일 때부터 한 걸음 한 걸음이 더욱 힘들어지듯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에 이르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이 제게 부여한 모든 권한과 의무를 다해 그 길을 갈 것이고,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발표는 6.12북미정상회담의 물꼬가 다시 트였음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2차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할 무렵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이 바뀌지 않았다”며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논의가 “아주 아주 잘 진행돼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위터로 북미정상회담의 내달 12일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전망한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오보’라고도 했다.

아울러 백악관 샌더스 대변인도 “백악관의 싱가포르 사전준비팀이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때를 대비하기 위해 예정대로 떠날 것”이라고 실무협상 재개를 알렸고 27일 오후에 판문점에서 미국 측에서 북미정상회담 실무팀장을 맡고 있는 성김 필리핀 대사와 북한 최선희 부상이 만나 실무협상을 벌였다. 27일의 북미 실무회담은 문 대통령이 판을 깐 셈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와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미국 대표단이 북한에 도착했다”며 “나는 북한이 굉장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언젠가는 경제·금융적으로 훌륭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북미실무회담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한 차례 취소 소동을 겪은 후 더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논의의 초점이 북한 체제 안전보장 쪽으로 맞춰지면서 남·북·미 3자 종전선언, 상호불가침협정 등도 새로운 논의주제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볼턴 보좌관의 리비아식 해법 주장으로 촉발된 진행된 북미 간 ‘말 대 말 기 싸움’과 트럼프 대통령의 24일 전격적인 취소로 롤러코스터를 탔던 6.12북미정상회담도 정상궤도로 복원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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