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개항의 공동성명 합의, 남·북·러 3각 협력 레일로 철도·전력·가스사업 추진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모스크바 크레믈린 대궁전 예카테리나홀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졌다.[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한러 정상회담에서 32개항의 공동성명에 합의했다. 핵심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와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협력에서의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 남·북·러 3각 경제협력 강화, 한·러 양자 협력 강화에 모아졌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모스크바 크레믈린 대궁전 예카테리나홀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이 32개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함께 협력키로 하고 이를 통한 동북아의 평화번영에 공통의 이해를 확인했다.

특히 양 정상은 러시아의 ‘동방정책’과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의 연결고리로 북한의 참여를 설정한 남·북·러 3각협력을 우선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으로 한·러 경제협력의 장벽이던 ‘북한’이 뚫리는 환경을 적극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한·러가 추진키로 한 철도, 전력 등 9개의 다리 사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 평화체제구축이란 새로운 역사적 대전환기를 남·북·러 경제협력과 한·러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통한 무역 확대, 나아가 유라시아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협력 강화의 계기로 삼았다.

최근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길이 가시화된 것과 관련 공동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국의 중요한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채택을 환영”했고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고 했다.

또 “양측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싱가포르 회담에서 긍정적 결과가 도출된 것을 환영하고, 동 회담의 합의사항들이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다”고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확인했다.

특히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과 한반도 및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 및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공동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밝힌 동북아안보협력체제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주문한 대목이다. 이를 위해 공동성명에서 “양 정상은 동북아의 평화로운 정세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발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면서, 동북아 내 다자 협력 활성화와 신뢰구축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명기했다.

남·북·러 3각 협력 열차 레일 깔아, 출발은 철도·전력·가스 사업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양국 사이에 가로 막한 ‘북한’이란 장애물이 뚫리게 된다. 비핵화 진전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완화되면 한국은 지난 정부 때부터 꿈꿔왔던 ‘유라시아 시대’로 나아가는 길을 찾고 러시아는 낙후된 러시아 동부개발에 박차를 가할 동력을 얻는 상호이익의 장이 마련하는 접점이다.

양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남-북-러 3각 협력사업 진전을 위한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전력·가스·철도 분야의 공동연구를 위해서 유관 당국 및 기관을 통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련 사업으로 “양측은 한반도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실현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공동의 이해에 입각하여, 한국-러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다”며 “양측은 시베리아 대륙횡단철도망(TSR)과 한반도 종단철도(TKR)의 연결 관련 공동연구 및 기술·인력 교류를 통한 양국의 유관기관 및 연구기관 간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철도협력을 명기했다.

다음으로 “양측은 화석연료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으며, 한국으로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확대를 촉진하고,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매장지 공동 개발 가능성 검토를 포함한 화석연료 에너지 분야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가스사업 협력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아울러 “양측은 동북아의 에너지 분야 상호 연계 강화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러시아로부터 한국으로의 파이프라인가스(PNG) 공급 관련 공동연구와 더불어, 한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동북아 국가 간 전력망 연계를 위한 정부 간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명기했다.

‘북한 길’이 뚫리면 철도를 통한 교류확대, 시베리아 가스 공동개발, 전력망 개발과 연계를 신속하게 추진해 남·북·러 모두가 광대한 동북아 개발의 중심으로 가는데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에 다름 아니다.

한·러 양자 실질적 협력 강화, 한·러 FTA 협상도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전방위적인 교류확대를 명기했다. 양측은 9개 다리(가스 산업, 철도, 항만 인프라, 전력, 북극 항로, 조선, 일자리 창출, 농업, 수산) 등 중점 분야에서의 경제협력 발전”을 위해 분야별 구체적인 투자 프로젝트 수립 및 이행 관리를 위한 “9개 다리 행동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9개 다리 사업이 한반도 냉전체제 하에서는 실질적인 진전이 어려워 사업 추진이 겉돌았지만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란 역사적 전환기를 맞아 이를 본격화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더해 우주산업과 원자력산업, 정보통신산업에서의 협력, 나아가 문화와 인적교류 등 교류협력의 범위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했다.

특히 양 정상은 “양측은 한-러 서비스·투자 FTA 체결 협상을 최대한 조속히 개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양측은 국제 교역 장벽 철폐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한-러간 교역 자유화 조건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합의했다.

이를 위해 양 정상은 “양측은 극동 경제발전을 위한 효율적인 국제협력의 장과 중요한 양자협력 심화 수단으로서 블라디보스톡에서 매년 개최되는 동방경제포럼을 높게 평가하고, 동 포럼의 성공적 활동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 서면브리핑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소규모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을 오는 9월11일부터 13일까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께서 지난해에도 참석하셨는데 올해도 참석해 주시면 대단히 반갑겠다”고 말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에 돌아가서 하반기의 전체 외교일정을 살펴본 뒤 빠른 시간 내에 답을 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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