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단일화와 부엉이 모임을 보고

지난 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한 부엉이 모임 회원 전재수 의원은 ''이제 밥 그만 먹자' 이러면 끝나는 모임이기 때문에 저희가 공식적으로 해산을 결정했다'며 '추후에 연구모임으로 갈지, 이것조차도 전당대회가 끝나고 난 뒤에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한 부엉이 모임 회원 전재수 의원은 "'이제 밥 그만 먹자' 이러면 끝나는 모임이기 때문에 저희가 공식적으로 해산을 결정했다"며 "추후에 연구모임으로 갈지, 이것조차도 전당대회가 끝나고 난 뒤에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정권이 바뀌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민주당내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친문’이 되는 풍경이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여당 후보들이 모두가 문재인 대통령을 앞세웠던 장면이 이를 잘 말해준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굳이 비문을 자처할 정치인이 있을 이유가 없다. 민주당내 정치인들을 친문과 비문으로 가르는 것은 보수 언론에서나 사용되는 프레임이 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친문’이라는 말이 다시 정국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먼저 대표경선을 앞두고 모색되는 ‘친문 후보 단일화’ 논의가 그것이다. 이해찬, 전해철, 최재성 의원 등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웠던 주자들 사이에서 후보를 단일화 하자는 얘기다. 박범계 의원 같은 경우 친문 끼리의 단일화는 당내 분열을 가져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단일화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이해찬 의원이 출마할 경우 자연스럽게 친문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유력하다.

굳이 박범계 의원의 말이 아니더라도, 민주당내 정치인들이 대부분 친문이 되고 싶어하는 마당에 압도적 힘의 우위를 갖고 있는 주류세력이 먼저 나서서 친문과 비문을 나눌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친문 끼리 단일화를 해버리면 그 논의에 끼지 못한 정치인들은 자연스럽게 비문으로 규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출마해도 승산이 없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경쟁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많이 완화된 친문-비문 프레임을 친문 정치인들 스스로가 부활시키는 선택이 된다.

여기에 이어서 친문 의원들의 부엉이모임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밥 먹으면서 소통하는 친목모임이라는 해명이었지만,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이라 경선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피하기 어려웠다. 밥먹는 모임이라고 하지만, 정치인들 40명이 모였는데 밥만 먹고 정치 얘기는 안할 수가 있겠는가. 집권여당 내의 계파적인 모임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 밥먹는 자리에 초대받지 못한 정치인들은 스스로를 친문에 끼기 못하는 ‘비문’이라 자조적으로 규정할 것이며, 이는 내부의 분열로 이어진다.

울타리를 치고, 그 울타리 안에 들어온 사람과 들어오지 못한 사람을 나누게 되면 그로부터 소외와 분열이 생기게 된다. 그러한 결과가 누구에게 도움이 될지 생각해 볼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이후 강한 확장성을 보여주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찍었던 층보다 훨씬 많은 국민이 문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새로운 지지층이 유입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새로 유입된 지지층을 보존하고 껴안으며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집권 여당의 할 일이다. 그런 마당에 다시 친문을 앞세우며 자신들끼리 정치를 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퇴행적인 행위다. 진정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그런 모습과는 이제 결별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손잡는 길로 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