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컷오프 3인, 중앙위원회 선택에 달려...후보 등록 앞두고 ‘출마시기 고심’

지난 2016년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폴리뉴스 DB
▲ 지난 2016년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폴리뉴스 DB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의 막이 오르고 있다. 오는 20~21일 후보등록과 26일 컷오프를 앞두고 후보들의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출마를 고심 중인 후보들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8월 25일 치러질 전당대회와 관련, 민주당은 오는 20일과 21일 이틀간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신청을 받는다. 또한 예비경선(컷오프)은 오는 26일 오후 2시에 실시된다.

또한 이번 전당대회에서 예비경선 및 본경선 모두 당대표의 경우 1인 1표, 최고위원의 경우 1인 1표 2인 연기명(투표자 1인이 2명에게 기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산비율은 전국대의원 투표 45%(현장투표), 권리당원 투표 40%(ARS 투표), 일반당원 여론조사 5%, 국민여론조사 10%을 반영한다. 

다만 26일 예정된 예비경선은 주요 당직자와 지역위원장, 민주당 소속 광역·기초단체장 등 500명 정도로 구성되는 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한다. 때문에 대외적 인지도보단 당내 세력이 컷오프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는 박범계 의원과 김진표 의원이다. 박 의원은 지난 4일 가장 먼저 당권도전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김 의원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권 출마를 공식화했다.

두 의원의 공식 출마선언을 시작으로 이번 주 당권주자들의 출마선언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은 최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한반도 경제지도 구상을 뒷받침할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자신의 강점을 강조했다. 송 의원은 오는 18일께 출마 기자회견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을 통해 ‘통합’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한 박영선 의원은 오는 17일께 출마선언을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출판기념회를 열고 ‘집권여당 리더’에 대한 구상을 밝혀 추후 별도의 출마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설훈, 이인영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이해찬 의원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출마 여부가 주목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친문, 부엉이모임 파문 속 ‘교통정리’
7월 초 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거론되던 시기 친문계 의원들의 ‘부엉이 모임’이 파문을 확산시켰다. 전당대회를 앞둔 친문계 의원들의 회동이 당내 계파갈등의 불씨를 지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에 부엉이모임 소속의 황희 의원과 전재수 의원은 일찍이 부엉이모임의 해산을 결정했다. 이후 지난 15일 친문계 의원 후보 가운데 전해철 의원은 “걸림돌이나 부담이 될 여지가 있다면 다른 역할을 찾는 것이 마땅한 결정”이라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부엉이 모임으로 인한 계파갈등을 염려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친문계 의원 후보 가운데 김진표 의원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를 살리는 정치, 더불어 잘사는 경제! 집권 2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성공, 저 김진표가 앞장서겠다”며 당권도전을 공식화했다.

김 의원의 공식 출마는 일정 부분 ‘친문 교통정리’로 읽히고 있다. 김 의원은 16일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1년 9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이 우리 당이 맞을 수 있는 가장 큰 위기다. 잘 대처하려면 당원 중심의 정당으로 철저히 혁신해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 데 공감을 가진 두 분, 전해철 의원, 최재성 의원과 단일화하자 하는 논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전해철 의원과는 많은 공감을 가져 전 의원이 불출마 하면서 다음 당대표가 혁신 해달라 말씀 주셨는데 충분히 공감했던 내용”이라면서도 “다만 최재성 의원과는 보궐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대화 시간이 부족해 앞으로 좀 더 논의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재보궐 선거를 통해 4선을 달성한 최재성 의원은 사실상 출마의사를 밝힌 것으로 읽힌다. 최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해철 의원님이 불출마 결정을 했다. 저 역시 불출마를 한 적이 있기에 그 고심의 크기와 깊이에 공감할 수 있다"며 "전 의원님 말씀처럼 문재인정부의 성공엔 당의 혁신이 필요하고, 당의 혁신은 지속적인 노력과 실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멈출 수 없는 혁신의 길을 가겠다”는 글을 올렸다.

해당 메시지는 시점과 내용 측면에서 볼 때 단일화 없이 독자노선을 통해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되고 있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박범계 의원은 ‘부엉이 모임’으로 인한 계파갈등과 거리를 두며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국민의 눈에 전당대회를 앞두고 부정적으로 비춰진다면 당초 취지와 맞지 않는다. 그래서 저는 참여하지 않았고 부엉이 모임이 전당대회까지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일정 부분 거리를 뒀다. 특히 그는 친문 단일화 논의에서 벗어나 독자노선을 어떤 후보들 보다 앞서 선택했다.

한편 친문계 의원들이 부엉이 모임 파문으로 인해 일정부분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미지 타격을 받았지만 정작 전당대회에선 선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예비경선 및 본경선 모두 당대표의 경우 1인 1표, 최고위원의 경우 1인 1표 2인 연기명(투표자 1인이 2명에게 기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산비율은 전국대의원 투표 45%(현장투표), 권리당원 투표 40%(ARS 투표), 일반당원 여론조사 5%, 국민여론조사 10%을 반영한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투표에서 대의원·권리당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85%에 달하는 만큼 이들의 영향력은 더욱 높아졌다. 특히 70만 명에 달하는 권리당원의 상당수가 친문 성향이 짙은 만큼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문 주자의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문서 돋보이는 ‘박영선’
비문 진영의 당권도전은 박영선, 이인영, 이석현, 우원식, 이종걸 의원 등으로 아직까지 출마를 공식화 한 의원은 없다.

이중 비문진영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이 박영선 의원이다. 오는 17일께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가질 것으로 보이는 박영선 의원은 그간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백년정당이 되기 위해 필요한 가치’라는 글을 게재해 왔다.

특히 지난 12일에는 “6.13 지방선거 대변화 속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는 길에 가중 중요한 요소는 통합”이라고 강조해 친문과 비문의 갈등구조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됐다. 

그는 또 “통합의 힘은 더불어민주당을 더 강하게 더 품격 있게 만들 것”이라며 “품격 있는 정치는 포용을 요구한다. 품격 있는 정치는 협치를 통해 더 큰 것을 얻는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 여론조사 수치가 박영선 의원의 컷오프 통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오는 8월25일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박 의원은 2위를 기록했다.

13~14일 양일간 실시한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김부겸 장관 11.6%, 박영선 의원 9.7%, 이해찬 전 총리 8.0% 순으로 나타났다. 

▲대권주자형 ‘후보군’
앞서 언급한 바처럼 송영길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대표 출마 의사를 시사했다. 그는 민주당 대표에 ‘관리형 대표’가 필요하다는 시각에 반박하고 나섰다.

송 의원은 해당 인터뷰에서 “이번 당대표로 대권주자 보다는 관리형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는 줄 안다. 그런데 지금 당대표를 관리형으로 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사고라고 생각한다”며 “관리가 아닌 유능한 사람이 필요하다. 당대표는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2030 젊은 사람들에게 소구력이 있고 특히 영호남 개혁세력을 확실히 통합시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영남 출신으로 동해안 벨트에서 나왔다면 저는 호남 출신으로 서해안 벨트에서 인천시장을 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강점은) 글로벌한 리더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유능한 리더십, 그리고 통합 능력”이라며 “호남 출신이기 때문에 민주평화당과, 노동운동 출신이기 때문에 정의당과 소통해 공수처 등 개혁입법연대를 통과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의원은 지난 14일 출판기념회를 통해 당권도전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노동자, 농어민, 주부, 학생 등 보통 사람들이 지금까지 주류가 되지 못했다”면서 “촛불 혁명을 통해 국민이 원한 단 하나, 보통 사람들이 주류가 되는 사회를 위해 국회와 정당을 바꾸고 정치를 바꿔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 보통사람들이 주인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화와 타협, 그리고 연대를 통해 높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해찬, 김부겸 출마여부 ‘변수’
대의원·권리당원의 투표 비중으로 인해 친문계 의원들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지만 최대 변수는 ‘친노 좌장’ 이해찬 전 총리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출마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후보 등록일을 앞두고도 각 후보들이 공식 출마선언을 서두르지 않는 것은 이해찬 전 총리의 거취가 최종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총리가 당권 출마에 대한 장고를 두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내 한 재선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해찬 의원의 결심에 따라 전당대회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의 출마 여부도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차기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지속적으로 1위를 차지해왔다.

앞서 밝힌 여론조사는 물론 지방선거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김 장관은 당 대표 적합도에서 선두를 달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달 1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부겸 현 행안부 장관이 16.7%로 1위를 기록 했으며, 박영선 의원은 10.3%를 기록했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는 최근 여론조사와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김부겸 장관과 박영선 의원에 이어 이해찬 전 총리가 9.3%를 기록한 것. 여기에 해당 여론조사에선 영길 의원(4.0%), 김진표 의원(3.9%), 김두관 의원(2.8%) 등의 순서를 보였다.

하지만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정치권에 있으면 ‘출마합니다’라고 선언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은 내각에 있다. 대통령도 개각을 고민하신다니 그동안 업무 성과를 평가한 뒤 정치인 출신 장관들에게 돌아가도 좋다는 사인을 주시지 않을까”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당권 도전에 대한 김 장관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져 개각 포함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결국 김 장관의 최종행보가 향후 전당대회 판세를 흔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이 전 총리 역시 김 장관의 거취를 지켜본 후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개각이 후보등록 마감일인 21일 전에 단행돼야 함에 따라 김 장관이 직접 자신의 거취를 결단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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