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윤청신 기자]

2012년 유창장에 수감중 한 뼘도 안되는 배식구를 통해 도주해 일명 '배식구 탈주범'으로 유명세를 탔던 최갑복(56)이 또 한번 유명세를 타고 있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병원에서 나체상태로 난동을 부린 혐의(업무방해 등) 혐의로 최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오전 2시 40분경 서구 내당동 한 병원에서 나체상태로 찾아가 직원들을 위협하고 소화기를 뿌리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여중생 성폭행 등 전과 25범의 강도 혐의를 받고 있던 최씨는 2012년 9월 17일 오후 5시께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가로 45㎝, 세로 15㎝ 크기 배식구로 빠져나와 도주했다.
 
최씨는 배식구를 빠져 나온후 2m 높이의 벽면에 설치된 또다른 창문의 창살 틈을 통해 경찰서 밖으로 달아났다.

최씨가 빠져나간 창문에는 쇠창살이 13.5cm간격으로 설치돼 있어 일반인들이 빠져나가기에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최씨는 창살 틈을 비집고 빠져 나갔다.

최씨는 지난 2008년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 같은 병실 환자를 면회온 여중생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며칠동안 감금하고 성폭행해 3년여간 복역후 지난 2월 출소, 7월 다시 가정집에 침입해 강도짓을 벌인 혐의로 붙잡힌 상태였다.

최씨가 달아날 때 유치장에는 모두 8명의 피의자가 유치돼 있었고, 최씨는 다른 유치인 2명과 함께 유치장 3호실에 수감돼 있다가 달아났다.

당시 사건은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고 한 방송사는 배트민턴 채를 통과하는 '통아저씨'를 불러 배식구와 같은 크기로 제작한 나무판을 통과하는 실험까지 했다.

최갑복은 지난 1990년에도 대구 달서구 송현동에서 경찰호송버스를 타고 교도소로 이송되던 중 버스 뒤편 창살을 뜯고 탈주한 전력이 있다.

최씨는 당시 도주 6일 만에 경남 밀양 한 아파트 옥상에서 붙잡혀 준특수강도 미수, 일반도주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6년형을 선고받고 지난 5일 만기 출소했다.

지난 1997년 1월 에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수감중이던 신창원이 부산교도소 환풍구의 쇠창살을 쇠톱으로 잘라내고 탈출했다.

가로, 세로 30여㎝에 불과했으나 신창원은 환풍구를 통과하기 위해 80kg인 몸무게를 60kg로 줄였다.

신창원은 2년 반 동안이나 도피하며 숱한 화제를 낳았다. 그의 탈옥 기간을 다룬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신창원이 탈옥후 전국적으로 무려 100여 만명의 경찰과 군인 등이 동원됐지만 신창원은 이를 비웃듯 도피기간 서울과 부산 등 전국적으로 강도강간, 절도 등 범행을 저지르고 다녔다.

특히 신창원이 장기간 도피할 수 있었던 것이 여자들의 도움 때문인 것으로 밝혀져 신창원은 일약 유명인사가 됐다.

당시 그의 범행이 알려지며 일각에서는 '의적'이란 말까지 돌며 신창원이 입었던 형형색색의 쫄티가 전국적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또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은 희대의 연쇄살인마 정두영이 탈옥을 시도하다 붙잡히기도 했다.

지난 1999∼2000년 9명을 잇따라 연쇄살인한 혐의로 2001년 사형이 확정돼 대전 교도소에서 수감중이던 사형수 정두형은 탈옥을 시도했다가 성공 직전 붙잡혔다.

정 씨는 지난 2016년 8월 8일 오전 자동차 업체 납품용 전선을 만들면서 탈옥 도구를 만든후 교도소 작업장 밖 3개의 담 중 2개를 넘는데 성공했으나 세 번째 담벼락을 넘기 전 교도관에 가까스로 체포됐다.

대전교도소 작업장 밖으론 높이가 다른 세 개의 담이 설치돼 있다. 1차 담벼락엔 철조망, 2차 담벼락엔 감지 센서가 설치돼 있고 마지막 3차 담벼락은 일반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다. 각 담벼락은 수미터 씩 일정 간격을 두고 설치돼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정 씨는 작업장 창문으로 사다리와 모포를 던져 철조망이 설치된 1차 담벼락을 넘었고 감지 센서가 달린 2차 담벼락도 무난히 통과했다. 교도관들은 정 씨가 두 번째 담을 넘어 감지 센서가 울릴 때까지도 그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두영의 대 탈주극은 마지막 3차 시도에서 그가 만든 철사 사다리가 휘어지면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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