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제70주년 제헌절을 맞아 17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경축식을 거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명수 대법원장,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이낙연 국무총리, 권순일 선거관리위원장, 여야 지도부 등이 참석했다.

문 의장은 경축사를 통해 협치를 재차 강조하며 연말까지 여야 합의된 개헌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오늘 제70주년 제헌절은 새로운 헌법과 함께 맞이하길 기대했으나,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은 표결조차 못하고 무산됐다.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80%는 개헌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국민이 요구하는 개헌이기에 국회는 반드시 응답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쟁취한 1987년 헌법은 독재에 맞서 대통령 직선제만이 민주화의 첩경이라고 생각해서 만들어진 체제다. 그동안 국민의 정치의식과 사회는 성숙했고, 31년 전 옷을 그대로 입기에는 너무 커져있다. 이제 헌 옷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을 때가 됐다"면서 "올해 연말까지 여야가 합의된 개헌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후반기 국회를 앞두고 개혁입법연대나 개헌연대 같은 네이밍 다툼, 프레임 전선이 형성됐다. 개헌과 개혁입법 모두가 국민의 명령이다. 여당의 양보, 야당의 협조를 통한 협치로 풀어가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유용태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은 기념사에서 "1948년 헌법제정은 주권제민의 원칙을 불가협정으로 제도화한 초석이다. 우리가 영원히 지켜나가야할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 헌법은 전혀 다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북한 핵의 현실적 위협과 한반도 평화체제의 가능성이라는 측면"이라며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우리가 인색할 이유는없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70년을 이어온 헌법적 가치의 섣부르게 손댈 순 없다. 법을 만들고 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법을 제대로 지키는 것은 더 중요하다는 격언을 되새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행사는 국민의례, 경축공연, 유용태 헌정회장의 기념사, 정세균 전 국회의장에 대한 국민훈장 전수식, 이상민·김병태 원로 전 국회의원에 감사패 수여식, 문 의장의 경축사 순 등으로 진행됐다.

경축공연에는 가수 바다, 안동시소년소녀합창단, 박지혜 바이올리니스트, 뮤지컬 배우 카이·정선아, 국민희망합창단 등이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