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3일 진행된 가운데, 여야가 김 후보자를 둘러싼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민변 활동을 들며 편향된 시각을 지적,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했으며, 여당은 새로운 시각을 가진 김 후보자야말로 법원이 직면한 문제를 푸는데 제격이라고 방어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변호사 활동 시절) 노동자에 편향된 사건 처리가 정말 많다"며 "전교조, 민노총 등 노동자들이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세력이라는 걸 잘 알고 있지 않나. 편향된 시각, 활동에 대해 분명이 지적한다. 후보를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김승희 한국당 의원도 "다양성에는 정치적 편향성이 들어가면 안 된다. 다양성은 정치적 중립을 전제로 한 다양성이지, 다양성 때문에 한쪽으로 정치적 성향이 있는 분이 (대법관으로) 들어가면 판결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변호사로는 훌륭하나 판단 잣대가 되는 대법관이 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원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판사로 지내오신 분보다 법원 밖에서 경험하신 분이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푸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일각에서 편향된 시선에 대해 우려하지만 변호사가 맡은 사건으로 편향된 시각을 제기한다면 사회적 비난을 받는 사건에 대해 변호사가 조력해줄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다양한 시각을 가진 분들이 기존 판례를 분석하는 등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 측면에서 후보자의 책임이 막중하다 생각한다"며 "검은 썬글라스를 끼고 세상을 보면 세상이 전부 검게 보인다"고 야당 의원들을 간접 비판했다.

김선수 "변호사 삶 마감하고 대법관 삶 시작하려해"

김 후보자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대법관으로 제청된 직후 민변을 탈퇴했다"며 정면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민변에서 회원으로 활동한 이유로 대법관의 공정성을 유지할지 우려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우리 사회민주화를 이룬 중요한 역할을 했던 민변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민변의 역할과 대법관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 민변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더라도 대법관은 현행 국법으로 판결할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저는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고 살았다. 정당에 가입한 적도, 정당에 후원금을 낸 적도, 선거캠페인에 관여한 적도 없다"면서 "다만 노동자의 삶에 도움이 된다면 누구의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응했다"고 말했다.

또 "저는 변호사로써의 삶을 마감하고 대법관으로써의 삶을 시작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다만 말씀드릴 것은 대법관의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면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들이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존엄성이 존중받고 다양성을 존중받는 사회, 노동자들이 정당하게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