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월 최종 중재안 발표

24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조정위 3자간 제2차 조정재개 및 중재방식 합의 서명식’에 (왼쪽부터) 반올림 황상기 대표, 김지형 조정위원장,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가 함께 했다. <사진=연합뉴스>
▲ 24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조정위 3자간 제2차 조정재개 및 중재방식 합의 서명식’에 (왼쪽부터) 반올림 황상기 대표, 김지형 조정위원장,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가 함께 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삼성전자에 근무하던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며 촉발된 ‘반도체 백혈병’ 분쟁의 당사자들이 24일 분쟁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향후 제안을 무조건 수용한다고 서약했다.

삼성전자와 피해자를 대변해온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 그리고 조정위 3자는 이날 오전 서대문구 충정로에 있는 법무법인 지평에서 ‘제2차 조정재개 및 중재방식 합의 서명식’을 열었다.

3자가 이날 서명한 합의문에는 향후 조정위가 마련할 중재안을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정위는 8∼9월 중재안 내용을 논의해 마련하고,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2차 조정 최종 중재안 내용을 발표한다.

조정위가 제시한 시간표에 따라 10월 안에 삼성전자가 반올림 소속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완료한다.

조정위가 마련할 2차 조정 최종 중재안에는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반올림 농성 해제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삼성 반도체 백혈병 분쟁은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근무하던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가장 크게 논란이 된 부분은 백혈병 등의 질환이 반도체 제조와 관련된 직업병으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이었다.

관련해서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팀 등이 조사를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이듬해 3월 시민단체 반올림이 발족하면서 분쟁이 본격화됐다.

삼성전자는 2010년 7월 미국 인바이론 사에 반도체 근무환경 재조사 의뢰해 2011년 인바이론 사가 반도체 제조 과정과 백혈병 사이에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려 논란을 지속했다. 

양측의 이견으로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반올림 소속 피해자 8명 가운데 6명은 2014년 8월 삼성전자 측에 신속한 보상을 요구하며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를 구성했다.

이후 2014년 말 가대위 측 제안으로 구성된 조정위원회에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참여했고, 8개월 동안의 조정 끝에 2015년 7월 ‘조정 권고안’을 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정 과정에서 합의가 무산되면서 삼성전자는 2015년 9월 자체 보상안을 발표하고 신청자들을 상대로 보상을 시작하자 반올림과 일부 피해자들은 이에 즉각 반발하면서  2015년 10월 7일부터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해 이달 2일 ‘농성 1000일째’를 맞았다.

이번에 조정위 계획대로 중재안 합의와 삼성전자의 피해자 보상이 연내 마무리되면 반도체 백혈병 분쟁은 약 11년 만에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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