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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한수린 기자] 제약·바이오주가 연이어 터진 악재에 급락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급락세는 코스닥 시장 전반에 약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종목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상당히 위축된 상황이라며 당분간 불안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하는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는 올해 2분기에만 15% 가까이 떨어졌다. 또한 KRX헬스케어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최근 6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7월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주요 헬스케어 종목으로 구성된 KRX헬스케어 지수는 이날 오전 11시 30분을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3.57% 떨어진 3630.71을 기록했다.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고평가 논란 가운데 각 종목별로 더해진 악재는 관련 종목들의 주가 상승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재감리, 네이처셀은 대표의 주가조작 혐의, 신라젠은 대한 악성 루머 유포가 주가의 낙폭을 키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의 지난 3개월간 주가 흐름 <사진=네이버 증권>
▲ 삼성바이오로직의 지난 3개월간 주가 흐름 <사진=네이버 증권>

앞서 지난 5월 터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에 대한 금융당국의 심의는 지난 12일 마무리됐지만, 아직 최종 결론은 나지 않은 상황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신라젠은 최근 지성권 전 부사장이 퇴임하는 과정에서 현재 개발 중인 펙사벡 임상 3상이 실패했고, 곧 대규모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다는 루머에 시달렸다. 이에 신라젠 측은 “임상시험에 문제가 없고 유상증자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주가는 좀처럼 하락폭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해당 주가는 올해 들어 50.5%가량 떨어졌다. 7월 달에만 주가가 37% 가량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7월 25일 기준 3조2100억 원 수준으로 일주일만에 1조5500억 원이 증발했다.

네이처셀의 지난 1년간 주가 흐름 <사진=네이버 증권>
▲ 네이처셀의 지난 1년간 주가 흐름 <사진=네이버 증권>

한때 줄기세포 신약 개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네이처셀은 지난 18일 라정찬 회장이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되자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네이처셀은 자회사들이 최근 외부 감사인의 의견거절을 받았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하락 폭을 더 키웠다. 네이처셀의 주가는 올해 3월 16일 64600원까지 급등했으나 현재는 10분의 1 수준인 6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제약·바이오 종목의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토러스투자증권 오병용 연구원은 바이오주의 급락세에 대해 삼성바이오, 테마 감리, 네이처셀 등의 이슈로 투자 심리가 상당히 악화해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투자 심리를 급반전시킬만한 소식이 없다면 바이오주의 불안정한 흐름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신현준 연구원은 “최근 3개월동안 제약·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주가수익률도 시장 대비 부진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증선위 결정 이후에도 제약·바이오 산업의 연구개발비 처리 이슈에 대한 특별감리가 우려되는 등 산업 전반에 걸친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신증권은 이경민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종이 급락한 이유에 대해 “산업과 개별기업의 불확실성에 누적된 피로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단기 급락에 따라 기술적으로 반등할 순 있으나 반등 폭이나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축된 투자심리에 코오롱생명과학, 제넥신 등 호재가 있는 종목들도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제넥신은 항암제 키트루다와의 병용투여 임상계획을 발표했고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중국 수출계약 체결 소식을 발표했는데도 이런 대형 호재가 주가에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기대감이나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있다"고 전했다.이어 “한미약품의 경우 얀센이 진행하고 있는 LAPS-GLP1/GCG 적응증 확대 임상소식과 같은 호재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의 무형자산화에 대한 감리를 진행 중인 상황이 해당 종목들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금감원은 제약·바이오 업체가 연구개발비에 대한 회계 처리를 적정하게 했는지 현재 감리를 벌이고 있다.  연초부터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일부 바이오 상장사의 연구개발 비용 자산화 비중이 70%를 초과해, 글로벌 평균보다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구개발 투자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산으로 분류하면 해당 사업연도 영업이익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4월 제약·바이오 상장사에 대해 테마감리에 착수했다. 감리 결과는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으로 감리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금감원이 테마감리 중인 바이오기업은 15곳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해당 기업의 연구개발비를 자산이 아닌 비용으로 처리하라고 요구할 경우 장부상 이익 규모가 작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어 지난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 보고에서는 고의적 회계 부정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다만 하반기에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예상된다며,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토러스투자증권 오병용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실적 불안감을 씻어내거나 임상 성공, 대규모 기술 이전(라이센스 아웃) 계약 발표 등의 이슈가 있는 종목들의 반등은 기대할 수 있다”며 “하반기 전체적인 증시 흐름이 좋지 못할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시장과 동행하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가운데 이런 이슈가 있는 종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K증권 이달미 연구원은 “올해 2·4분기 제약·바이오 업종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0%, 영업이익은 6% 가량 증가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올해 1·4분기 대비 소폭 개선되는 모습이고 하반기에 더욱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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