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전당대회 레이스, 관리형 김진표·이해찬 vs 혁신형 송영길 구도 예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후보(왼쪽부터)가 당선됐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후보(왼쪽부터)가 당선됐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를 약 한달 앞두고 실시된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김진표·송영길·이해찬 후보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특히 지난 2년 전 1표 차이로 컷오프 통과에 좌절한 송영길 후보는 ‘반전의 사나이’로 재평가 받고 있다.

26일 민주당은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이날 예비경선은 중앙위원으로 구성된 총선거인 440명 가운데 투표자 405명, 무효 0표, 투표율 92%를 기록했다. 당선자는 기호 5번 김진표, 기호 6번 송영길, 기호 7번 이해찬 후보로 득표수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25일 전당대회는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된다.

중앙위원의 표심을 얻어 컷오프를 통과한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의원은 남은 한달 간 전국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심을 잡아야 한다. 본경선의 경우 전국대의원 투표 45%(현장투표), 권리당원 투표 40%(ARS 투표), 일반당원 여론조사 5%, 국민여론조사 10%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송영길 돌풍이 시작된다”
이날 예비경선 개표결과 발표 직후 가장 눈에 띤 것은 송영길 후보였다. 노웅래 중앙당선관위원장이 ‘기호 6번 송영길 후보’의 컷오프 통과 소식을 전하자 장내는 환호성과 함께 송영길 의원을 외치는 목소리로 덮였다. 지지자로 보이는 한 남성은 “송영길 돌풍이 시작된다”고 외치기도 했다.
 
송 후보는 예비경선 과정에서 철저히 중앙위원들을 위한 공약을 선보였다. 그는 동료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는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모두가 국정책임자로서 정부견인 ▲소통하는 당대표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원외위원장들에게는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 ▲쉐도우 상임위 구성 ▲당원 중심 정당을 약속했다.

또한 광역, 지방자치단체장들에 대해선 ▲자치분권 강화 ▲원내 중심을 벗어난 원외회의 확대 ▲소통하는 당대표를 공약으로 강조했다.

송 후보는 출마선언을 공식화 하면서도 ‘예비경선 출마선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남다른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특히 “당 중앙위원님들의 당을 향한 기대와 뜻을 받들기 위해 당의 미래에 대한 여러분들의 의견을 겸허히 경청해 당의 방침에 반영 하겠다”며 예비경선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송 후보는 일찌감치 원외위원장들을 대상으로 표밭을 다져온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위원회의 호남세가 강한 민주당의 특성상 송 후보가 호남출신이라는 점도 일정부분 작용했다고 평가된다.  

한편 송 후보는 예비경선 직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재수로 합격한 느낌이다. 도와주신 분들 너무 감사하다”며 “원팀으로 세 분이 당당하고 공정하게 경쟁해서 새로운 민주당 지도부 탄생하는데 같이 참여 하겠다”고 말했다. 결과를 예상했냐는 질문에 대해선 “분위기가 좋아서 이길 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예상된 컷오프 통과 ‘김진표·이해찬’
사실 이번 예비경선은 3자리 가운데 2자리가 예상돼왔다. 뒤늦게 출마의사를 밝힌 이해찬 전 총리의 당내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 전 총리의 컷오프 통과는 예상된 결과였다. 

김진표 후보의 경우에도 전해철 의원과의 단일화로 친문 교통정리를 마치며 친문 대표주자로 나섰다. 다만 최재성 후보와는 단일화에 실패했지만 친문 대표주자의 타이틀은 김진표 후보에게 향했다.

이날 이해찬 전 총리의 예비경선 연설은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떨리는 목소리의 이 전 총리의 연설에 장내는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 쓰일 일이 남아있다”는 이 전 총리의 메시지는 컷오프 통과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는 연설을 통해 “앞으로 2년 집권여당을 이끌어갈 당 대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한한 책임감이다. 이번 당대표 선거는 저 이해찬, 정치인생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나”라며 “이제 저에게 남은 것은 국민들과 당원동지들께서 주셨던 신뢰와 사랑에 대한 보답할 책임뿐이다. 새로운 민주당, 새로운 역사의 밑거름이 되어야 할 뿐이다”라고 호소했다.

김진표 후보는 자신의 강점인 경제를 전면에 내걸었다. 김 후보는 ‘유능한 경제정당’과 ‘경제 당대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며 승부수를 걸었다.

김 후보는 이날 “2020년 총선은 경제총선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또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책기회수석, 노무현 정부 경제·교육부총리,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장, 민주당 정책위의장·최고위원·원내대표 경험을 내걸며 “당·정·청을 모두 경험하고 문재인정부의 국정을 설계한 제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오는 8·25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군이 3파전으로 결정된 가운데 ‘관리형 당대표’와 ‘혁신형 당대표’의 격전이 예고되고 있다.

관리형으로 분류되는 김진표·이해찬 의원과 혁신형으로 분류되는 송영길 의원의 구도가 예상된다. 특히 송 의원은 남은 기간 ‘세대교체’ 카드를 꺼내들며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초 예상과 달리 예비경선에서 선전해 이목을 끈 송영길 의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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