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윤청신 기자]

사회 전반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찾아 집중 취재 재조명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SBS 대표 시사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지난 2003년 인제대교 아래서 변사체로 발견된 스무 살 A씨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방송하는 가운데 지난해 방송된 '부산 배산 여대생 피살 사건'이 재조명 되고 있다.

지난 2017년 5월 27일 방송된 SBS 대표 시사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아침의 살인자'편으로 2001년 부산에서 발생한 여대생 피살 사건에 대해 집중 파헤쳤다.

2001년 2월 4일, 부산 연산동 배산 중턱 등산로 인근 수풀에서 20대 여성의 변사체가 발견됐다. 등산객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이 여성은 왜소한 체구에 잠옷 차림이었다. 겨울 코트를 걸치고 있었고, 잠옷과 어울리지 않는 구두를 신은 채 쓰러져 있었다.

신원 확인 결과 이 여성은 인근 주택가에 살고 있던 故 김선희 씨(당시 22세)였다. 배산은 그녀의 집에서 10분만 걸으면 닿을 수 있는 낮은 산이었다. 왜 그녀는 배산에서 잠옷을 입은 채 숨져있었던 것일까?

피해자 남동생은 "그때 입고 있던 옷이 집에서 잠옷 대용으로 입는 그냥 헐렁한 티에, 무릎이 다 헤져서 구멍도 나 있는 거였어요. 집 앞에 뭐 사러 갈 때나 입을 수 있는..."이라 말했다.

사건 당일, 아침에 눈을 뜬 선희 씨의 남동생 영진 씨(당시 중학교 3학년)는 집안 곳곳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전날 안방에서 같이 잠든 누나가 보이지 않았던 것! 마침 그날은 경주에 제를 지내러 어머니는 새벽 일찍 집을 나가셨고, 아버지는 야간 근무라 집에 들어오시기 전이었다. 하루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던 누나는 결국 숨진 채로 돌아왔다.

선희씨의 어머니는 "선희는 바람 쐬러 간다거나 해도 산엔 잘 안 갔어요. 얘는 운동하는 걸 별로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고 말했다.

유족들은 전날 밤 멀쩡히 잠들었던 선희 씨가 왜 이른 아침에 나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휴대폰도 미처 챙기지 않은 채 잠옷 바람으로 나간 걸로 보아 분명히 누군가를 급히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선희 씨 가족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은 단 한명이었다. 선희 씨의 전 남자친구였던 인철 씨(가명). 그는 선희 씨와 같은 학교 동아리의 선배였고 5개월 정도 교제하다 사건이 일어나기 보름 전 헤어졌다고...

김선희 씨 언니는 "내가 옆에서 폰을 살짝 봤는데 남자친구한테 문자가 온 것 같더라. '죽어도 후회를 안하느냐' 그런 내용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그는 경찰서에서 몇 차례 조사를 받은 뒤 용의선상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그 사이 16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유족들은 여전히 그를 범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인철 씨(가명)는 정말 선희 씨 사건에 아무런 관련이 없는 걸까? 우리는 수소문 끝에 어렵게 그를 만날 수 있었는데...

# 어쩌면 마지막 목격자, 동생의 되살아난 기억

증거도, 목격자도 없는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미제 살인사건. 유의미한 단서는 시신에 남은 혈흔과 단 2개의 칼자국뿐.

"2개의 칼자국 외엔 방어흔이 전혀 없다는 점이 특이하고요. 피해자가 복부를 찔려 출혈이 굉장히 심한 상태에서 범인이 다시 한 번 확인하려는 듯 목을 찌른 걸로 보입니다."

- 서울대 법의학과 유성호 교수 인터뷰 中

굉장히 잔인하면서도 치밀해 보이는 베일에 쌓인 범인! 그날, 마지막 목격자였을지도 모를 영진 씨는 누나가 집을 나서던 그때, 잠결에라도 작은 목소리 하나 듣지 못한 사실을 지금까지도 무척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만에 하나, 영진 씨의 무의식 깊은 곳에 묻혀있을지도 모를 16년 전 그날 아침의 기억... 놀랍게도 기록조차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기억들이 최면을 통해 하나, 둘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16년 전, 선희 씨와 같이 배산에 올랐던 이는 누구인가?

이날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시신에 남겨진 범인의 흔적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실험으로 검증해, 그날의 상황을 재구성하고 16년째 미궁에 빠져 있는 부산의 '배산 여대생 피살사건'의 미스터리를 추적했다.

겨울 축제로 몰려든 외지인의 발길마저 뜸해지던 2003년 2월 인제의 겨울, 터널 끝에 맞닿은 인제대교 아래에서 스무 살 A씨가 변사체로 발견된다.

직접 사인은 추락에 의한 것이었지만 추락 전 누군가에 의한 폭행 흔적도 함께 발견되었다. 누가 그녀를 폭행하고 다리 아래로 던진 것일까? 누가, 무슨 이유로 그랬던 걸까?

A씨는 그 날 이른 새벽 친구 집으로 걸어가는 길이었다. A씨가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는 친구와 마지막 통화를 한 뒤 약 30분 후에 전원이 꺼졌다.

변사체에서는 성폭행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아 범인의 DNA조차 찾을 수 없었고, 오랜 시간 수사가 진행됐지만 결국 범행 방법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그렇게 범인은 작은 흔적 하나 남기지 않은 채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14년이 지난 후, 인제대교 위에서 의심스러운 광경을 목격했다는 새로운 제보자가 나타났다. 오랜 망설임 끝에 용기를 냈다는 제보자는 너무나 기묘한 장면을 본 터라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정말 그는 사건이 있던 그 날 그 시간, 가로등 하나 없어 칠흑같이 어두웠던 인제대교 위에 있었던 걸까? 그가 기억하는 그 날의 장면은 무엇일까? 제작진은 다양한 검증 과정과 전문가들을 통해 새로 나타난 목격자의 기억을 분석한다. 긴 터널을 뚫고 나온 그의 기억은 사건을 푸는 새로운 단서가 될 것인가?

이에 '그것이 알고싶다- 어둠 속의 목격자, 인제대교 추락 사망 사건'편에서는 인제대교 아래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스무 살 A씨의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와 목격자가 던지는 새로운 실마리를 추적해본다. 11일 밤 11시 5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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