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MBC는 지난 8일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작은 섬, 큰 이야기’란 주제로 글로벌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영국 캠브리지대 글로리아 풍게티 교수, 일본 오키나와 류큐대 히로시 가가츠 교수 등 해외 섬 전문 석학들의 강연이 펼쳐졌다. 사진은 목포MBC 창사 50주년 특집 ‘섬의 날’ 글로벌 토론회 장면. 2018-8-15.<폴리뉴스>polinews.co.kr
▲ 목포MBC는 지난 8일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작은 섬, 큰 이야기’란 주제로 글로벌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영국 캠브리지대 글로리아 풍게티 교수, 일본 오키나와 류큐대 히로시 가가츠 교수 등 해외 섬 전문 석학들의 강연이 펼쳐졌다. 사진은 목포MBC 창사 50주년 특집 ‘섬의 날’ 글로벌 토론회 장면. 2018-8-15.<폴리뉴스>polinews.co.kr

 

[폴리뉴스=홍정열 기자] 2018년 3월 20일 도서개발촉진법 개정으로 <섬의 날>이 제정되었고, 2019년 8월 8일 제1회 <섬의 날> 행사가 공식적으로 정부 주관으로 개최된다. 대한민국 3천350여개 섬 중 65%를 차지하고 있는 전라남도는 섬의 날 제정을 계기로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에 있으며, 목포MBC에서는 8월 8일 ‘섬의 날 제정기념 글로벌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 초대된 저명 학자 중 영국 캠브리지대 글로리아 풍게티 교수는 지속가능한 섬 발전을 위한 유럽의 정책에 대해 강연했다. 유럽 각국의 특성 섬의 인문사회, 자연환경, 정체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수행하여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시나리오까지 제안하는 ESLAND라는 프로젝트를 설명하면서, 미래 지속가능한 섬 발전에 가장 중요한 이슈로서 기후변화를 제시했다.
 

<폴리뉴스>는 섬의 날 제정의 필요성을 언론매체를 통해 처음 제안했던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홍선기 교수를 만났다. 또한 풍게티 교수와 함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신안군 증도와 세계유산인 제주도를 방문하면서, 대한민국 섬 발전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 홍정열 폴리뉴스 호남본부장]


한국에는 처음 방문이신가요, 첫인상이 어떠신가요.


풍게티 교수 : 아시아는 중국 북경 외에 처음 방문입니다. 도시와 농촌 모두 잘 정돈되어 있고, 사람들이 매우 친절해서 인상 깊습니다. 남도의 음식과 풍토가 이태리와 유사하고, 여러 가지 정서적으로 저의 고향 사르데냐섬 같아서 마음이 편안합니다.


이번 <섬의 날> 토론회에 대한 인상은 어떠신가요.


풍게티 교수 : 매우 인상 깊습니다. 이러한 섬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사례는 유럽엔 없고, 세계 유일한 기념일입니다. 이 날을 지정하기 위하여 지역의 민, 관, 학, 언론이 함께 추진한 것은 매우 인상적이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봅니다. 특히 목포MBC 같은 지역 언론사에서 추진한 것은 섬에 대한 중요성을 확산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이번 방문에서 느낀 점을 유럽의회를 비롯하여 영국, 이태리 정부에도 보고할 것입니다. 내년 <섬의날> 본 행사에 다시 한 번 참석하고 싶습니다.


섬의 날 제정에 대해서는 홍 교수님도 감회가 새로울 것 같습니다만, 간단히 소견을 말씀해 주세요.


홍선기 교수 : 개인적으로 매우 남다른 감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2015년 국제녹색섬포럼에서 처음 <섬의날> 제정의 필요성을 언급하였고, 이후 여러 지면을 통하여 <섬의날>제정을 제안해 왔습니다. 2015년 잠시 방문교수로 일본에 가있는 동안 <섬의날> 구상을 하였고, 일본을 포함 각국의 섬의날 지정 현황을 살펴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지정한 <섬의날>은 세계 유일한 날입니다. 섬의날 지정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함께 해 준 목포MBC관계자,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강봉룡 교수를 비롯하여, 시민단체, 정치권 관계자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풍게티 교수님은 이번 글로벌 토론회에서 유럽의 섬 정책연구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셨는데, ESLAND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풍게티 교수 : ESLAND(European Culture expressed in Island Landscapes)사업은 유럽의회의 지원을 받아서 유럽 대표적인 국가의 지속가능한 섬 발전 모델을 개발하는 것으로서 섬의 우수한 자연자원과 문화경관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의 결과를 유럽의회에 전달하여 각국 환경성에서 수용하도록 하는 정책 사업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방법론은, 경관의 과거(역사, 인문, 고고학), 현재(개념, 특성, 정체성), 미래(미래 유럽 섬 발전 시나리오와 지리정보)의 자료를 조사, 분석하여 각국 섬 경관계획과 디자인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홍 교수님은 ESLAND사업에 자문을 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홍선기 교수 : 네. 2013년에 사르데냐에서 개최한 ESLAND모임에 참여하였고, 이후 풍게티 교수와 지속적으로 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ESLAND에서는 주로 ‘경관’이라는 물리적 대상을 다루고 있지만, 사실 이러한 방법론은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에서 수행하는 인문한국(HK)사업의 방법론과도 매우 유사합니다. 섬 개발은 결국 섬의 물리, 생물환경, 지리적 형질이 변경됩니다. 따라서 ‘생태와 문화경관’의 분석과 평가가 매우 중요합니다만, 우리나라 섬 개발은 아직까지 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 난개발의 우려가 많이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장의 성과를 위한 급속 개발, 환경영향평가 사각지대 개발로 인하여 주요한 자원이 훼손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건 지속가능한 발전이 아닙니다.

 

<폴리뉴스>는 ‘섬의 날’ 제정의 필요성을 언론매체를 통해 처음 제안했던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홍선기 교수를 만났다. 또한 풍게티 교수와 함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전남 신안군 증도와 세계유산인 제주도를 방문, 대한민국 섬 발전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신안군 증도를 방문한 홍선기 교수(오른쪽)와 풍게티 교수(왼쪽).2018-8-15.<폴리뉴스>polinews.co.kr
▲ <폴리뉴스>는 ‘섬의 날’ 제정의 필요성을 언론매체를 통해 처음 제안했던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홍선기 교수를 만났다. 또한 풍게티 교수와 함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전남 신안군 증도와 세계유산인 제주도를 방문, 대한민국 섬 발전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신안군 증도를 방문한 홍선기 교수(오른쪽)와 풍게티 교수(왼쪽).2018-8-15.<폴리뉴스>polinews.co.kr

 

풍게티 교수님은 유럽의회의 지원으로 여러 국가들의 지속가능한 발전 정책에 관여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연 지속가능성이란 무엇인가요.


풍게티 교수 :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정의는 1972년 로마클럽에서 제출한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라는 보고서에서 이미 논의가 되었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각국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수용의 균형을 이뤄야 함이 필수적임을 이미 세계적으로 공론화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2년 WCC세계자연보전총회(제주)에 제출하여 IUCN결의안으로 채택된 ‘아시아태평양 섬 연안지역의 생물문화다양성과 전통생태지식 확산’ 발의안은 섬 국가와 지역의 자연과 문화 보전을 위하여 매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봅니다.


풍게티 교수가 언급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서 홍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홍선기 교수 : 풍게티 교수님께서 잘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자연과 문화가 상호 보완하고 공존하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섬 지역은 특수한 상황이라 ‘공존과 균형’의 정책이 매우 중요하리라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환경부 지원으로 제가 개발한 IUCN결의안 ‘아시아태평양 섬 연안지역의 생물문화다양성과 전통생태지식 확산’은 섬의 생물다양성과 문화다양성을 보전하여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키자는 내용이 되겠습니다.

 
과연 지속가능한 사회는 가능할까요.


풍게티 교수 : 생물자원과 화석연료의 과다이용에 의한 생태계 질서의 파괴가 지구온난화 같은 대규모 자연재해를 유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특히 태평양 소규모 섬 국가(SIDS)의 경우, 해수면 상승과 해일, 어업 등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요즘 해양 쓰레기인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빨대와 비닐봉지 등의 사용을 급속하게 감소시키는 국가와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은 목표를 정하고 그것에 필요한 노력을 지구인이 함께 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풍게티 교수께서는 지속가능한 섬의 대안으로 스마트 아일랜드를 제안하셨습니다. 간단히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풍게티 교수 : 미래 사회는 여러 학문과 4차 산업 기술이 융합한 학제적 발전이 필수적이며,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스마트 아일랜드(Smart Island)의 추진이 필요합니다. 에너지, 환경, 생태, 문화자원, 경제사회, 기업 등 여러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다양한 정보에 의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미래 적응 가능한 ‘지속가능한 섬’을 설계하는 것이 스마트 아일랜드(Smart Island)입니다. 물론 이 프로젝트에는 섬 주민 공동체의 우수한 전통지식도 필요합니다.


<지속가능 섬 발전>을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요.


풍게티 교수 : 섬 경관(islandscape)과 해역 경관(seascape)의 지속가능성 구현을 위해서는 섬의 전통지식, 자연과 문화유산, 섬 특성, 환경자원, 경제, 사회평등을 비롯하여 ‘생물문화경관’ 유산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조사, 분석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하여 지속가능성을 분석하는 데이터를 확보하게 됩니다. 섬 마다 자연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도서정책을 일괄적으로 추진하기 보다는 섬 별 특성을 세심하게 고려하는 정책이어야 합니다. 섬은 제한된 생물생태자원과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환경수용력을 철저하게 고려한 관광개발계획이 이뤄져야 합니다.


홍선기 교수 : 이번 글로리아 풍게티 교수의 강연과 인터뷰를 통하여 무엇이 지속가능한 섬 발전의 목표인지 분명해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번 목포MBC가 주관한 <섬의 날 글로벌 토론회>를 상시 개최해 섬에 대한 정보와 인식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기회에 민·관·학, 언론이 일체가 되어 지속가능한 섬 발전을 위한 이니셔티브 구축이 필요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얼마 전 행정안전부에서 섬 종합정책기구인 가칭 섬발전연구진흥원을 설립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매우 환영할 일입니다. 관련하여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에서 2007년부터 해외 여러 나라의 유사 기구를 벤치마킹해 왔습니다만, 이제 정부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을 보니 감개무량합니다. 그러한 정책기구가 잘 구축되도록 전국적인 시민의 모임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번 목포에서 개최한 <섬의날 글로벌 토론회>를 기점으로 이러한 운동이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섬’ 정책은 행안부만의 사항이 아닙니다. 해수부, 국토부, 환경부, 국방부 등 다부처의 통합적인 관점에서 수행되어야 합니다. 부처 간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두 분께서 하시고 싶은 말씀 남겨주세요.


풍게티 교수 : 한국의 <섬의날> 제정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내년 8월 8일에도 꼭 한국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ESLAND사업에 대하여 목포대를 비롯하여 대한민국 섬 관련 연구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홍선기 교수 : 처음 제안했던 <섬의날>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되어 가는 과정을 보면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세계 처음으로 지정된 날이라 대한민국 국민 뿐 아니라 세계 섬 주민들에게도 많은 의미를 부여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이 최초 지정된 나라이니 세계 각국에도 홍보하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섬의날> 제정에 공헌하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글로벌 토론회>를 준비하신 목포MBC관계자의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내년 <섬의날> 제정 기념식 행사에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홍정열 기자 hongpen@polinews.co.kr


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인천출생
1994 : 일본히로시마대학 대학원 이학박사
2005~현재 :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재직
2015 : 히로시마대학대학원 국제협력연구과 방문교수
세계생태학회(INTECOL) 상임이사
국제학술지 「Journal of Marine and Island Culture」 편집장
저서: 『섬 생태계』 (저서, 2018, 민속원), 『海人의 世界』 (역서, 2015, 민속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