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정무비서 김지은씨에 대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성폭력 혐의로 기소 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자 이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지난 18일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개최됐다.

집회는 성별과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아 사법부 규탄 대열에 남성들도 함께했다. 이날 집회를 주최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회원을 포함 해 주최 측 추산 2만여 명의 많은 시민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안 전 지사와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를 겨냥해 강도 높게 비판하며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못 살겠다 박살내자’등의 구호를 내걸었다.

이날 ‘제 5차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에서는 김지은씨 본인이 자신의 심경을 밝힌 입장문을 공개하며 김 씨의 변호를 맡았던 정혜선 변호사가 이를 대독했다.

김 씨는 정 변호사가 대독한 편지를 통해 “왜 제게는 물으시고, 가해자에게는 묻지 않으십니까? 왜 제 답변은 듣지 않으시고, 답하지 않은 가해자의 말은 귀담아 들으십니까?”라며 “죽어야 제대로 된 미투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죽어야 할까? 라는 생각도 수도 없이 했다”며 심경을 밝혔다.  

이어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제가 기댈 곳은 아무 곳도 없습니다. 그저 가만히 있는 것 밖에 없습니다. 이게 제가 겪고 있는 현실”이라며 “저는 아는 법조인도, 유력 정치인도 없습니다. 높은 언론인도 없고, 고위 경찰도 없습니다. 강한 저들의 힘 앞에 대적할 수 있는 건 여러분들의 관심 밖에 없습니다”라며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시작된 집회는 세종대로, 광화문, 종로2가 등으로 행진하며 4시간 동안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