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의원 “검찰 수사 중 채 전 팀장 출국, 수사의지 있는지 의심될 정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었던 채준규 전 국민연금공단 리서치팀장이 국감에 불출석한다. <사진=연합뉴스>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었던 채준규 전 국민연금공단 리서치팀장이 국감에 불출석한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인으로 채택되었던 채준규 전 국민연금공단 리서치팀장이 국감에 불출석한다. 채 전 팀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합병을 받아들이게끔 보고서를 조작한 인물이다.

12일 국회 정무위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 의원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던 채 전 팀장이 국감에 참석하지 않는다. 사유는 해외 체류다.

이에 대해 김 의원실 관계자는 “채 전 팀장이 국감 증인 채택 전인 지난 8월 해외로 출국한 상태라 국감에 출석할 수 없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질의를 하기 위해 손호승 삼정회사계법인 전무와 채 전 팀장에게 국감 출석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국회 정무위는 지난달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두 사람을 증인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은 삼성바이오가 지난 2015년 상장을 앞두고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부풀린 것 아니냐는 내용이 골자다. 이 같은 의혹은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저질러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고, 이에 따라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의 합병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는 주장이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서다.

제일모직의 대주주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었던 만큼 이 같은 주장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아 논란이 지속 중이다.

이번 국감에 불출석하게 된 채 전 팀장은 과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당시 두 회사의 가치 산출 보고서를 작성한 인물로 지난 7월 해임되었다. 국민연금은 채 전 팀장이 산출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높일 것을 부하 직원에게 지시했다며 해임 사유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채 전 팀장은 삼성이 제시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 1 대 0.35(삼성물산 1주 대 제일모직 0.35주)를 국민연금이 받아들여 합병에 찬성하도록 하기 위해 두 회사의 합병 이득을 2조1000억 원으로 설정했다.

2조1000억 원은 삼성이 제안한 합병비율(1:0.35)과 국민연금이 판단한 합병비율(1:0.46)과의 차이에 따른 손실금액 1388억 원과 해당 손실을 상쇄하는 데 필요한 돈이다.

국민연금은 이 같은 채 전 팀장의 산출보고서를 근거 삼아 자신들이 최대 주주로 있는 삼성물산에게 불리한 합병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의원은 국감에서 채 전 팀장에게 산출보고서 왜곡 지시 등 해임 사유와 관련해 질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채 전 팀장의 불출석으로 질의가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이날 국감에서 김 의원은 정무위원장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채 전 팀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부하 직원 B씨에게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가치를 확 키워라'고 지시한 사람”이라며 “오는 26일 정무위 종합감사 때 증인으로 불러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 의원은 이어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검찰에 수사도 의뢰하였고 금감원에서 사안을 재감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난 8월에 핵심 인물인 채 전 팀장이 미국으로 출국했다”며 “검찰에게 수사의지가 있는지 의심될 정도”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현재 채 전 팀장의 미국 소재지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국감의 효육적인 진행을 위해 소재지를 파악할 방법을 찾는 등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 다른 증인인 손호승 삼정회계법인 전무를 집중 추궁했다. 질의 내용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평가 과정에서 삼정회계법인이 했던 평가가 적절했는지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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