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부정 세력 흡수, 박근혜 끝장토론, 영입 대상 인물도 구새누리당 출신’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김용태 위원장 등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원, 김석기, 김 위원장, 김 비대위원장, 전원책, 강성주, 이진곤.<사진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김용태 위원장 등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원, 김석기, 김 위원장, 김 비대위원장, 전원책, 강성주, 이진곤.<사진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최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키워드는 ‘인적쇄신’과 ‘보수대통합론’이다.

자유한국당은 6·13지방선거 패배 이후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가 들어섰지만 지지율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적쇄신을 이뤄 국민적 신뢰도를 높이고 바른미래당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보수대통합을 위한 명분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최근 움직임은 인적쇄신과도 거리가 멀어 보이고 이는 보수대통합에도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극렬 지지 세력인 ‘태극기 부대’를 끌어안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끝장토론’을 추진하고 있으며, 또 박근혜 정부 총리 출신 인사 영입을 시도하는 등 최근 흐름으로 봤을 때 결국 인적쇄신 없는 보수대통합으로 가고 있고, 결국 이는 ‘박근혜 살리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병준 비대위’는 최근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당협)의 ‘물갈이’를 주도하게 될 조강특위 위원으로 전원책 변호사를 영입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욕을 먹더라도 칼자루가 있으니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대대적 인적쇄신을 예고했다.

그러나 전 변호사는 인적쇄신 대상이 비박계, 친홍계, 혹은 친박계인지 알 수 없는 오락가락 발언을 쏟아내면서 “허세”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는 현실적으로 현실화되기 어렵고, 결국 인적쇄신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 변호사는 최근 “공화주의를 말하는 사람은 공부를 좀 해야 한다”고 발언해 사실상 비박 진영의 대표격인 김무성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그러나 이후에는 “대선주자급으로 논의되는 분들은 당의 중요한 자산이다. 김무성 의원도 그중 한 분이고, 그런 분들에게 함부로 칼을 들이대선 안 된다”고 김 의원 손을 들어줬다.

전 변호사는 이후 김무성 의원,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해 “조강특위가 칼을 가지고 (그분들) 목을 직접 치는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다 알아서 빠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지난 10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전원책 변호사가 (조강특위 위원이 되면서) 칼자루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도 마치 일종의 허세처럼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 ‘탄핵 졸속’ 주장 전원책 ‘박근혜 끝장토론’ 제안, ‘태극기부대도 통합 대상’ 시사
   ‘인적쇄신 종쳤다’ ‘보수대통합, 총선 먼 시점에서 어렵다’ 분석 제기

인적쇄신에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주장하고 있는 보수대통합에도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는  ‘태극기부대’까지 보수대통합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 변호사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태극기부대에 대해 “그 분들이 극우도 아닐 뿐 아니라, 그분들이 이 정권, 더 나아가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두고 어떤 잘못된 그릇된 판단을 무조건 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아주 잘못된 시각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분들 빼고 뭐 빼고 하면 (보수 대통합을) 어떻게 하냐”고 주장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지난 17일 광주를 방문해 “미래의 새로운 비전을 내놓고 새로운 꿈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사회 전체를 통합해나가야지 ‘누구랑 이야기를 못 한다’ 이렇게 선 그을 문제는 아니다”라며 전 변호사와 뜻을 같이 했다. 

여기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태극기부대를 대표하는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진 의원은 지난 19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에게 전화가 왔다”고 전했다.
 
또 전 변호사는 당 지도부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끝장토론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대통합 논의에 앞서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 변호사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재판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며 “한국당에 그 엉터리 탄핵소추안을 헌법재판소에 항의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탄핵재판이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전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끝장토론을 제안한 것은 결국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밖에 없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최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국당이 보수 측을 통합한다고 하는데 보시라. 태극기부대까지 통합하겠다는 얘기를 해서 놀랐다”며 “지금 한국당에서 얘기하는 보수대통합은 그냥 정치적인 이합집산”고 비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왕 태극기 부대랑 (통합을) 선언한 김에 태극기부대의 이란성 쌍둥이인 일베(일간베스트)하고도 대통합하겠다고 선언하라”면서 “완벽한 극우 대통합이 성사될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자유한국당의 이같은 최근 흐름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인적쇄신은 “종쳤다”는 비판이 터져나온다.

또 한국당 지도부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무소속인 원희룡 제주지사 입당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실 이들은 새로운 인물 영입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인적쇄신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교안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호위무사‘ 이미지가 강하고 오 전 시장과 원희룡 지사는 원래 자유한국당에 소속돼 있다 바른정당으로 당을 바꿨었기 때문에 영입이 아니라 복당이라는 평가다.

이런 흐름과 맞물려 보수 내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보수대통합도 내년초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이전에 이뤄지기는 힘들고 2020총선을 앞두고서야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자유한국당 전신)은 지난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볼 때는 (인적쇄신은) 종 쳤다”고 잘라 말했다.

정 전 의원은 한국당 지도부의 ‘황교안 오세훈 원희룡’ 영입에 대해 “영입은 신진 인사를 영입한다고 그러지 옛날에 갔던 사람이 돌아오는 건 복귀다”라고 강조한 뒤 “복귀 텐트도 결국 총선을 앞두고나 되지 내년 전당대회 같은, 총선을 많이 앞둔 시점에서는 되지를 않는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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