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에 맞서 고통 감내한 해직 언론인, 작고한 분과 가족의 아픔에 고개 숙인다”<전문 포함>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4주년을 맞아 “‘자유언론실천선언’의 정신은 권력이 부패할 때마다, 민주주의가 흔들릴 때마다, 국민의 삶이 억압받을 때마다, 서슬 퍼렇게 되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이자 촛불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유언론을 지키려는 모든 실천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자유언론을 위한 활동이 우리 역사, 우리 모두의 자랑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은 고난과 시련 속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새로운 길을 열어왔다. 한국 현대사에 새겨진 특별한 자취”라며 “1974년은 엄혹했다. 누구도 자유롭지 못했다.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국민들의 저항과 희생은 계속되었지만 국민들의 눈과 귀는 가려졌다”고 유신독재 정권에 의한 기자 대량 해직사태를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때, 어둠에 빛을 밝힌 것이 ‘자유언론실천선언’이었다”며 “철옹성 같던 유신독재에 대한 용기 있는 도전이었다. 그 용기와 결단이 국민들의 민주열망에 불을 지폈다. 언론자유운동과 함께 국민은 민주주의의 숨결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오늘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것은 해직 언론인들의 삶이다. 해직언론인들은 펜과 마이크는 빼앗겼지만 언론인의 정신을 잃지 않고 끈질기게 불의에 맞섰다”며 “그러나 해직 언론인의 삶은 고단했다. 일상은 무너졌고, 자유언론을 실천하기 위한 희생은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했다”고 해직 언론인들의 고난을 강조했다.

이어 “저는 오늘, 국민을 대표해 긴 세월동안 고통을 감내해온 해직 언론인과 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작고한 분들과 가족들의 아픔에 고개를 숙인다. 아울러, 정당한 언론활동을 탄압한 국가권력의 부당함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이자 촛불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유언론을 지키려는 모든 실천을 지지하고 응원한다”며 “자유언론실천선언 언론인들의 삶에 경의를 보내며, 오늘 44주년 기념식이 언론인의 사명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4주년 기념식 축사 전문]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은 고난과 시련 속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새로운 길을 열어왔습니다. 한국 현대사에 새겨진 특별한 자취입니다.
 
오늘 언론인 여러분과 함께 그 정신을 되새기게 되어 참으로 뜻깊습니다.

1974년은 엄혹했습니다. 누구도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국민들의 저항과 희생은 계속되었지만 국민들의 눈과 귀는 가려졌습니다. 언론보도가 철저히 차단되어 언론은 자기의 사명을 다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어둠에 빛을 밝힌 것이 ‘자유언론실천선언’이었습니다. 그해 10월 24일, 동아일보에서 시작된 자유언론실천선언은 바로 그날 저녁부터 각 언론사로 이어졌습니다.

언론인들은 ‘어떤 자유도 하늘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며 자유언론도 마찬가지’임을 선언하고, 실천했습니다. 철옹성 같던 유신독재에 대한 용기 있는 도전이었습니다. 그 용기와 결단이 국민들의 민주열망에 불을 지폈습니다. 세계사에 유례없는 백지광고와 격려광고가 이어졌습니다. 언론자유운동과 함께 국민은 민주주의의 숨결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공론의 공간이 회복되면서 이뤄진 것입니다. 언론인들의 실천과 함께 성취한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자유언론실천선언의 정신으로 분투해온 모든 언론인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것은 해직 언론인들의 삶입니다. 해직언론인들은 펜과 마이크는 빼앗겼지만 언론인의 정신을 잃지 않고 끈질기게 불의에 맞섰습니다. 그 분들이 있었기에 한국 언론은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그러나 해직 언론인의 삶은 고단했습니다. 일상은 무너졌고, 자유언론을 실천하기 위한 희생은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했습니다. 젊은 청년이 백발이 되도록 국가와 사회가 이분들에게 빚을 갚지 못했습니다.

저는 오늘, 국민을 대표해 긴 세월동안 고통을 감내해온 해직 언론인과 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작고한 분들과 가족들의 아픔에 고개를 숙입니다. 아울러, 정당한 언론활동을 탄압한 국가권력의 부당함에 대해 유감을 표합니다.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이자 촛불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유언론을 지키려는 모든 실천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자유언론을 위한 활동이 우리 역사, 우리 모두의 자랑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자유언론실천선언’의 정신은 권력이 부패할 때마다, 민주주의가 흔들릴 때마다, 국민의 삶이 억압받을 때마다, 서슬 퍼렇게 되살아날 것입니다. 자유언론실천선언 언론인들의 삶에 경의를 보내며, 오늘 44주년 기념식이 언론인의 사명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10월 24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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