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계열사 합병으로 사업 개선과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3월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이 취소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이 발표된 지금까지 지배구조 개편 수정안을 밝히고 있지 않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그룹의 부품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이 합병함에 따라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포석이 아닌가 하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19일 현대파워텍과 현대다이모스는 양사간의 합병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양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안을 의결했으며, 다음달 9일 임시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다음해 1월 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파워텍은 현대차(37.58%)와 기아차(37.58%), 현대모비스(24.85%)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다이모스는 현대차(47.27%)와 기아차(45.25%), 현대위아(5.12%) 순이다.

양사는 합병법인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 외형을 확대하고 내실도 다져 미래 자동차 부품 시장을 주도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또한 지난해 기준 약 7조원이던 합산 매출액을 2022년까지 12조원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합병 발표 이후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현대다이모스의 신용등급을 상향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합병 이후 현대차그룹의 부품계열사 합병이 추가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품계열사 합병을 통해 어려운 사업 상황을 타개하며, 각 부품사의 사업을 일원화하고 지분구조를 단순화해 그룹 구조개편을 수월하게 진행하려는 작업이라는 것.

현대위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7조4874억 원으로 규모로만 따지면 부품사 중 상위에 속한다. 하지만 연결기준 16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대비 93.6% 줄었으며, 당기 순이익은 63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9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2% 감소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현대위아의 신용등급(AA)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현대차그룹이 합병법인과 현대위아를 합칠 경우 3사의 단순합산 매출액은 14조5000억 원으로 그 규모가 배 이상 늘어난다. 그렇게 될 경우 현대위아의 신용등급 역시 상향검토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지배구조 개편안의 핵심이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한 부품사 통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부품계열사간의 통합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주주들과 노조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각 부품사들은 일관된 임금과 근로형태가 아니며, 이미 지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발은 거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시도한 지배구조 변경안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많은 논란을 낳은 바 있다”며 “차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는 이와 같은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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