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배신을 미리 비난, 지금은 단거리미사일보다 핵-ICBM 협상이 우선”

CSIS가 공개한 디지털 글로브의 ‘삭간몰 기지’ 위성사진
▲ CSIS가 공개한 디지털 글로브의 ‘삭간몰 기지’ 위성사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의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를 근거로 한 “북한의 거대한 속임수(great deception)” 보도에 대해 “과장된 사실오도 기사”라고 비판했다.

38노스는 이날 레온 시걸 미국 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의 <북한 미사일에 관한 뉴욕타임스의 사실 오도 기사> 제목의 기고 글에서 “불길한 기사 리드(lede: 기사에서 독자 시선을 끌기 위해 작성한 첫 문장)”라며 “건전한 보도 대신 극단적인 과장법의 사용한 것이 아마도 이 기사를 1면에 올릴 수 있도록 편집자들을 설득했겠지만, 독자들에게는 해가 된다”고 평가했다.

이 기고 기사에서 시걸 국장은 또 “사실을 과장하고, 평양의 배신을 미리 비난하고, 본격적인 핵외교 노력에 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혜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 말고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제거와 억제에 관한 협상에서 할 일은 아주 많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CSIS 보고서 내용과 관련 “보고서 저자들은 그런 주장(북한이 거대한 속임수)을 하지 않았다”며 뉴욕타임스가 보고서 내용을 과장·왜곡했다고도 했다. 보고서 내용에 대해 “북한 삭간몰 미사일 운용 기지와 15개의 다른 기지가 이미 미국 정보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며 말했다.

시걸 국장은 삭간몰 미사일기지와 관련 “저자인 조지프 버뮤데즈는 ‘이 장소에서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2011년 12월 권좌에 오른 이후 단지 작은 인프라 변화만이 관찰됐다’고 보고서에 적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이 재래식·핵탄두 발사를 강화할 수 있는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는 보도에도 “꽤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버뮤데즈의 보고서는 그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특히 시걸 국장은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 “미국과 북한은 아직 북한의 미사일 배치를 억제할 합의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워싱턴 역시 그런 합의를 가능하게 해줄 필요한 상호 조치를 제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즉 북한의 미사일기지에 대한 양국 간 협상이나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를 두고 ‘약속 위반’, ‘속임수’라고 규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협상을 통한 미사일 배치와 생산 유예는 핵분열 물질 생산 중단 이후에 이뤄져야 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자산 목록의 완전한 신고에 관한 (북미)대화에서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는 북한의 핵과 핵시설에 대한 협상이 우선이며 미사일 기지는 추후에 진행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IRBM(중장거리탄도미사일)의 생산과 배치를 중단하는 협상이 단거리 미사일보다 훨씬 더 시급하다”며 “단거리 미사일은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는 재래식 억지력의 일부인 한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ICBM 협상이 우선이며 단거리 미사일은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는 한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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