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 “은행업 경쟁 충분하지 않다”

금융위원회가 국내 은행업 경쟁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달 안에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 인가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금융위원회가 국내 은행업 경쟁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달 안에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 인가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금융위원회가 이달 안에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 인가 방안을 발표한다. 국내 은행업계의 경쟁과 혁신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잇는 제3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위 자문기구인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는 2일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를 공개하며 “은행업의 경쟁이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평가위는 지난 5월 금융산업 내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진입정책 대한 신뢰성을 제고하고자 금융위가 발표한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에 따라 설치된 자문기구다. 외부 전문가 11인이 평가위원을 맡고 있다.

이들은 지난 9월부터 정량분석, 산업 구조 등에 대한 보조적 분석과 소비자만족도 등 정성평가 등을 고려해 국내 은행업 경쟁 상황을 평가해왔다.

평가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은행업 시장은 경쟁시장과 다소 집중된 시장의 경계선에 놓여있다. 시장 집중도를 판단하는 허핀달 지수(HHI)도 1233~1357을 기록했다.

HHI 지수는 시장을 경쟁시장(매우 집중되지 않은 시장)과 다소 집중된 시장, 매우 집중된 시장으로 나누어 분리한다. 국내 은행업은 한국 공정위 기준으로 봤을 때 다소 집중된 시장이다. 반면 미국 법무부 기준으로 보면 경쟁시장이다.

이에 따라 평가위는 은행업계 경쟁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신규 진입을 허용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에 대한 신규 인가보다는 혁신을 선도하거나 기존 은행 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는 소형은행이나 전문화된 은행이 적절하다”고 봤다.

이는 단기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뜻하고 중장기적으로 은행업 인가 단위를 세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위는 이런 평가위 제언을 토대로 이달 중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 인가 추진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9월 “내년 2~3월 중에 신규 인가 신청을 받으면 내년 4월이나 5월 중엔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제3의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 10월엔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과 다른 혁신적인 서비스를 지원하기 때문에 인터넷은행 분야에 (진입하려는) 충분히 새로운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한편 금융위가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 인가에 속도를 내면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잇는 제3의 인터넷 전문은행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관심이 주목된다.

우선은 과거부터 인터넷 전문은행에 관심을 보였던 기업들이 은행업 진입 재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인터파크와 키움증권이 대표적이다.

인터파크는 지난 8월 인터넷 전문은행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2015년에는 SK텔레콤, NHN엔터테인먼트, IBK기업은행, 현대해상 등과 함께 컨소시엄(공통의 목적을 위한 협회나 조합)을 구성해 ‘아이뱅크’ 설립을 추진했지만 탈락했다.

같은 달 키움증권도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키움증권은 인터넷 전문은행이 처음 거론될 때부터 진출을 검토했지만, 모회사인 다우기술이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으로 분류돼 은산분리 규제에 막혀 포기했다. 규제 완화에 따라 키움증권이 인터넷 전문은행에 뛰어들면 온라인 플랫폼 기술과 국내 1위 온라인 주식매매 점유율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유력 후보군으로 네이버가 거론된다. 현재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은 대만과 일본에서 현지 금융회사들과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밝혀 왔으나 최근엔 입장을 선회한 상태다. 지난달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최인혁 네이버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은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ICT 기업도 인터넷 전문은행을 할 수 있도록 금융 환경이 바뀌고 있으며, 3년 전 출시한 네이버페이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것처럼 이용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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