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선택이 좌우할 듯, “유승민과 같이 움직일 것”

바른정당 시절 유승민 의원(오른쪽)과 이학재 의원 <사진=연합뉴스>
▲ 바른정당 시절 유승민 의원(오른쪽)과 이학재 의원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탈당설이 끊이지 않았던 바른미래당 이학재 의원이 18일 결국 탈당 후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택하면서 ‘이학재발(發)’ 보수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올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2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으로 바른미래당이 창당된 후 바른미래당 현역 국회의원이 탈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은 보수진영에서 보수대통합론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의원의 탈당 후 복당이 바른미래당의 ‘도미노 탈당’을 촉발하게 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의원이 탈당하면서 현재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은 유승민 전 대표를 비롯해, 정병국·이혜훈·하태경·유의동·정운천·오신환·지상욱 의원 등 8명이 남아있다. 여기에 국민의당 출신이지만 한국당 입당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이언주 의원의 최종 선택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최근 인적쇄신 명단을 발표하며 이학재 의원(인천 서갑) 지역구를 비롯해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대구 동을), 오신환 의원(서울 관악을) 등의 지역구를 직전 당협위원장이 공모 접수를 할 수 없는 일반 공모 대상 지역으로 분류하면서 이들의 복당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 이학재 “많은 의원들 보수통합에 공감, 규모 훨씬 커질 수 있어” 추가 탈당 가능성 시사
    뒤숭숭한 바른미래당, 전직 원외 당협위원장들 한국당 입당

이학재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복당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탈당과 복당을 같이 논의한 분들이 있나’라는 질문에 “따로 논의는 안했고 그 전부터 많은 의원들하고 교감 있었다. 언제 어떻게 하자, 그런 협의가 없었기 때문에 본인들이 판단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굉장히 많은 분들이 보수통합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을 하고 계신다”며 “저는 저를 포함해서 한국당에서 얼마만큼 보수통합을 위해서 노력을 하고 또 내부 개혁을 힘있게 추진하느냐에 따라서 (바른미래당 탈당 후 복당) 시기와 규모는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규모도 훨씬 커질 수 있다”면서 바른미래당 내 추가 이탈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른미래당은 이학재 의원의 탈당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 의원의 탈당과 함께 류성걸(동구갑)·황영헌(북구갑)·김경동(수성구갑)·권세호(수성구을) 등 바른미래당 대구시당 전 원외 당협위원장 4명이 이날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한국당 입당 의사를 밝혀 분위기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당 당협위원장 공모에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현역 국회의원의 추가 탈당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추가 이탈 가능성을 부인하기도 하지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5~6명의 추가 탈당)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오신환 사무총장은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탈당해 한국당으로 복당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런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오 사무총장은 ‘추가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학재 의원이 오늘 탈당한다고 하는데 그것을 따라서 후속적으로 탈당할 것 같진 않다”고 밝히면서도 “다만 지난 6.13 지방선거 이후에 당내 정체성이나 내부적인 여러 의원들 생각이 다른 부분들은 분명히 있다”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오 사무총장은 ‘탈당할만한 분을 몇 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나’라는 질문에는 “숫자까지는 제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한 두세 명 정도가 이미 나름대로 지금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서 좀 반대 의견을 갖고 있는 의원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 “유승민, 당장 탈당 후 한국당 입당하진 않을 것”
 
바른미래당이 남은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추가 탈당으로 결국 분열의 길을 걷게 될지 아닐지는 바른미래당 최대 창업주인 유승민 전 대표의 선택이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승민 전 대표는 최근 “자유한국당에서 저와 가까운 정치인들을 보내 입당하라는 제안을 했지만 그런 방식은 좋은 대화 방식이 아닌 것 같아 전혀 답을 안 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제가 생각하는 개혁 보수와 바른미래당이 가는 길이 초점이랄까 방향이 조금 맞지 않다는 괴로움이 있다”고 언급해 탈당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오신환 사무총장은 유승민 전 대표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 “유승민 의원도 사실 제가 얼마 전에 한 번 자리를 했는데 허심탄회하게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며 “이학재 의원처럼 당장 탈당 후에 자유한국당 입당하는 그런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전제해서 이미 생각을 정해놓은 건 아니고 다만 바른미래당 안에서 치열하게 어떤 방향성에 대해서 논의할 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야권의 정계개편 큰 틀 속에서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는 놓여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학재 의원은 그 전부터 쭉 이야기했고 다른 사람들은 유승민 전 대표와 같이 움직일 것”이라며 “유 전 대표 거취가 문제인데 유 전 대표가 얼마 전에 자기의 개혁보수노선과 당이 다르다고 말한 그건 무슨 의미냐면 당내 노선투쟁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차피 우리 당이 다른 정치적 배경을 가진 두 당이 합쳐진 것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창업주에 해당하는 유승민 전 대표께선 그런 차이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탈당이 당장 추가 탈당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정치권은 대체적으로 시기 문제일 뿐 추가 이탈을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일단 내년 2월말 혹은 3월초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 결과를 지켜본 후 거취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친박 진영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보수통합에 어려움을 겪겠지만 비박‧복당파 진영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보수통합이 탄력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내년 후반기를 지나 2020년 총선 직전이 돼야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유승민 전 대표 등 남아있는 한국당 출신 의원들의 마음은 상당히 당을 떠나있는 상태일 것”이라며 “그러나 이학재 의원이 탈당한 것으로는 본격적인 (탈당)총성이 울렸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마 내년 정기국회가 지나면서 총선 직전이 돼야 보수 진영 내부에서 서로 적대감이 완화되고 서로 잘못된 부분을 묻고 보수통합을 해서 정권을 찾아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일어야 유승민 전 대표 등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폴리뉴스’ 칼럼에서 “문제는 바른미래당에서의 탈당이 이제부터 시작일 것이라는 점”이라며 “당장은 한국당행의 명분이 없기에 추가 탈당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이들 가운데 대부분이 결국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보수통합에 몸을 싣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유승민 전 대표와 함께 향후 진로를 모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바른미래당에 있는 보수성향 정치인들이 움직일 쇄신의 명분을 한국당 측이 제공한다면 결국 보수통합의 선택을 할 가능성이 압도적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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