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윤청신 기자]

김병옥이 연기 인생의 은인 기국서와 18년 만에 재회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KBS 1TV <2018 TV는 사랑을 싣고>는 1994년부터 2010년까지 16년간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KBS 간판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를 2018년 버전으로 풀어낸 프로그램이다. 원조 ‘TV는 사랑을 싣고’는 최고시청률 47%를 기록한 전설적인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2018 버전으로 돌아온 ‘TV는 사랑을 싣고’의 새로운 진행자는 김용만과 윤정수. 출연자들의 사연을 받는 상담부장 김용만과 발로 뛰는 추적 실장 윤정수가 찰떡 호흡을 보여줬다. 과거 ‘TV는 사랑을 싣고’는 재연 VCR을 보고 리포터가 사연 속 주인공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았지만 ‘2018 TV 사랑을 싣고’는 진행자와 출연자가 직접 사연의 주인공을 추적한다. 스튜디오 대신 ‘TV는 사랑을 싣고’ 전용차를 사용해 기동력을 살렸다.

또 ‘2018 TV는 사랑을 싣고’는 클릭 하나로 지구 반대편 사람과도 만날 수 있는 비대면 시대에 직접 발로 뛰어 사람을 찾는 방식을 택했다. 개인정보 보호법 강화로 인해 사연 주인공을 찾는 일이 어려워진 탓에 직접 보고 싶은 인연들을 찾아 나선 것. MC들의 입담과 게스트의 사연이 만나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박수홍이 첫 의뢰자로 나서 20년 전 연락이 끊긴 친구를 찾는 데 성공한 데 이어, 가수 김정민, 설운도, 영원한 수사반장 최불암, 방미, 대한민국 록의 전설 전인권, 윤택, 배우 원기준, 가수 현진영, 감독 봉만대, 가수 현미, 가수 조성모 등이 소식이 끊겼던 인연을 찾는 꿈을 이뤘다.

이날 의뢰인으로는 충무로의 핵심 배우 김병옥이 출연했다. 김병옥은 연극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쌓은 배우다. 영화 <올드보이>를 시작으로 충무로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특히 <친절한 금자씨>에서 단발머리를 하고 이영애에게 두부를 건네는 모습으로 인상적인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병옥은 "연극연출가 기국서 형님을 찾는다"며 "제가 24세부터 연극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마흔이 될 때까지 제대로 된 배역을 맡아보지 못했다. 그런데 '맥베스'라는 연극에 저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줬다. 제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된 정말 고마운 은인이다. 저에게 희망과 큰 용기를 주신 분"이라고 밝혔다.

김병옥은 "23살 때부터 41살까지 18년간 무명 배우 생활을 했다. 그래서 뭔가 조금 전환을 해볼까, 다른 길로 가볼까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때 낚시터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데, 그때는 삐삐를 가지고 다녔다. 삐삐가 울리더라. '맥배스' 첫 대본 연습인데 왜 안 왔냐고 하더라. 뻔하잖나. 병사1, 병사2라고 생각해서 안 갔다. 그런데 기국서 형님이 오라고 해서 갔더니 주인공 맥베스는 김병옥이 하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김병옥은 "낚시터에서 울린 삐삐 한 통이 내 인생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김병옥은 '맥베스' 이후 영화 '올드보이'에 캐스팅돼 차츰 자리를 잡아나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국서를 만나지는 못했다. 병옥은 "2000년 '맥베스' 이후 번 수입으로 신용 대출 보증을 섰다. 지인들이 필요하다고 해서 돈을 빌려주거나 했다"며 "많이 빌려줘서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아졌다. 부모님과 어렸을 때 살던 집도 정리했다"고 밝혔다.

김병옥은 또 "(형님을) 생각하지도 못했다. 내가 살기 바빴다. 빨리 뭘 하고, 또 뭔가를 해야 했다. 나가서 움직여야 통장에 0원이 안 찍혔다. 통장정리를 하면 0원이 찍히곤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그의 어머니까지 그를 돕는 등 김병옥은 먹고살기에 바빠 연기 인생의 은인을 찾을 여유는 없었던 것이다.

김병옥은 기국서를 만나기 위해 이동했다. 기국서가 나타나지 않아 실망한 김병옥은 발걸음을 돌렸는데, 어디선가 "병옥이"라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김병옥은 웃음을 보이며 기국서에게 달려갔다. 김병옥은 "미준이한테 편찮으시다고 얘기 들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기국서는 환한 미소로 “나는 병옥이를 맨날 보니까 못만났다는 생각을 못한거지”라며 김병옥이 스크린을 수놓는 배우로 성장한 데 자랑스러움을 표했다.

한편 ‘2018 TV는 사랑을 싣고’는 스타들이 추억 속 인물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인터넷과 SNS가 발달한 시대이지만, 개인정보 보호법에 막혀 단편적 단서로 사람을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김용만, 윤정수 두MC와 제작진은 2018년 버전 TV는 사랑을 싣고로 새로운 추억 만들기를 이어간다.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같은 사람찾기를 그려나갈 '2018 TV는 사랑을 싣고'는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KBS1 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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