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신재민 폭로, 아마추어적 과잉대응이 사건 키워”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사진 폴리뉴스DB>
▲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사진 폴리뉴스DB>

[편집자주] ‘폴리뉴스’의 ‘김능구의 정국진단’ 정국인터뷰는 종합적 심층 인터뷰로 발행인이 진행하는 인터뷰이며, ‘폴리 반짝인터뷰’는 정치 주요 현안에 관한 이슈를 ‘포인트’로 하는 정치부 기자의 단독 인터뷰다.

정치권의 대표적인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7일 임기 3년차를 맞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문 대통령 리더십의 성격이 민주적이지 않다”고 비판을 가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잘한 점은 국민이 다 동의한다”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이다”고 평가하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장관은 “권력이 여전히 대통령 1인에 집중돼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뭐가 다른가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 것인가”라며 “말로는 계속 포용과 협치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진지하게 협치를 위해서 노력한 적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윤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이 국가를 통치하는 방식을 민주적으로 바꿔야한다. 가장 시급하게 고쳐야 할 문제”라며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존중하고, 국회를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존중하면 굉장히 모든 일이 수월하게 풀릴 것인데 왜 안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전 장관은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연이은 폭로와 관련해서는 청와대와 정부의 “과잉대응이 사건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윤 전 장관은 “김태우 수사관의 이야기는 제가 처음에 봤을 때 내용은 별 것 아닐 것 같은데 왜 국민소통수석이 나서나. 과잉대응을 했고 여기에 더해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흐린다고 발언하면서 국민 감정을 확 건드렸다고 본다”며 “이 때문에 사건을 키워버렸다. 아마추어적 대응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청와대의 적자국채 발행 강요 등을 주장한 신 전 사무관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압력이 아니라 상급 기관으로서 조율 차원에서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봐줘야 한다”며 “기획재정부에서 이런 판단 때문이었다고 설명하면 되는데 신 전 사무관을 검찰에 고발부터 해버렸다. 이것은 뭔가 위압적인 방식으로 신 전 사무관의 입을 막으려고 한다는 인식을 줬다”고 강조했다.

“문대통령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은 평가해줘야”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3년 차를 맞았다. 그동안의 국정운영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나. 
가장 잘한 점은 국민이 다 동의한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이다. 험하고 먼 길이지만 의미있는 출발은 했다. 그것은 평가해줘야 한다. 한반도 평화라는 것은 보수와 진보를 떠나서 바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한 후 여러 가지 상황을 잘 파악해서 일단 물꼬를 텄다. 지금 당장 성과가 없다고 해서 그 노력 자체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안된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서 잘못한 점으로 소득주도성장 얘기를 많이들 하는데, 저는 그보다 더 본질적인 것은 리더십의 성격이 민주적이지 않다는 점이 문제라고 본다.

“문대통령 진지하게 협치 위해 노력한 적 있나”

-어떤 점에서 문 대통령의 리더십이 민주적이지 않다는 것인가.
권력이 여전히 대통령 1인에 집중돼 있다. 그러면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뭐가 다른가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 것인가. 우선 리더십을 민주적으로 발휘해야 한다. 말로는 계속 포용과 협치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진지하게 협치를 위해서 노력한 적 있나. 포용은 폭넓게 끌어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뭐라고 했나. 민주당 정부가 되겠다고 하고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도 다 같이 가겠다고 했다. 촛불정부, 광화문 대통령이라고 자임했는데, 촛불의 성격이 뭔가. 민주적 가치를 훼손하니까 국민이 분노한 것이다. 그러면 문 대통령 리더십의 성격은 민주적이었어야 했다. 유능, 무능은 둘째 문제다. 문 대통령이 국가를 통치하는 방식을 민주적으로 바꿔야한다. 가장 시급하게 고쳐야 할 문제다.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존중하고, 국회를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존중하면 굉장히 모든 일이 수월하게 풀릴 것인데 왜 안하냐.

-문 대통령의 수석·보좌관 회의에서의 메시지 전달 방식이 문제라고 보나.
수석·보좌관 회의는 주요한 국정현안에 대해 보고받고 지시하는 자리다. 대통령이 자기 생각을 말해야 한다. 왜 써준 것을 낭독하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논리적이지 않고 어휘가 부적절할 때도 있지만 늘 자기 말을 한다. 문 대통령이 낭독하는 것은 고쳐야 한다. 국민이 대통령이 국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전임 대통령들에게도 불만이었는데  수석·보좌관 회의는 내부회의다. 왜 공개하나. 공개하지 말고 서로 터놓고 모든 논의를 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미꾸라지 발언 국민 감정 건드려, 오만”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로 촉발된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여야 공방이 뜨거운데.
김태우 수사관의 이야기는 제가 처음에 봤을 때 내용은 별 것 아닐 것 같은데 왜 국민소통수석이 나서나. 뭔가 말 못할 감출 것이 있구나. 초동 대응을 세게 해서 확실하게 불을 끄겠다는 계산을 한 것 같은데 판단 착오다. 오히려 일을 키운다고 봤다. 이런 문제는 김태우 수사관의 직속 상관이 나와서 담담하고 냉정하게 팩트만 설명했으면 진정이 조금은 됐을 것이다. 이렇게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과잉대응을 했고 여기에 더해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흐린다고 발언하면서 국민 감정을 확 건드렸다고 본다. 야비하고 오만해 보인다. 인신공격이다. 이 때문에 사건을 키워버렸다. 아마추어적 대응을 한 것이다.

“기재부 신재민 과잉대응, 윗선이 막았어야”
“청와대 압력 아닌, 국정조율권으로 봐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도 정치권에서 논란이 뜨거운데.
신재민 사무관의 경우는 전문가들에게 들어보니까 다들 그 정도 국채를 매입하고 안 하고는 크게 문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 신재민 전 사무관은 청와대가 압력을 넣었다고 표현했다. 그런데 청와대는 정책 조율할 권한이 있는 기관이다. 대통령 책임제 아니냐. 부처에서 아무리 한다고 해도 대통령 보좌진들이 안된다고 하면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압력이 아니라 상급 기관으로서 조율 차원에서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봐줘야 한다. 청와대의 국정조율권이라고 봐야된다는 생각이다. 기획재정부에서 이런 판단 때문이었다고 설명하면 되는데 신 전 사무관을 검찰에 고발부터 해버렸다. 이것은 뭔가 위압적인 방식으로 신 전 사무관의 입을 막으려고 한다는 인식을 줬다. 나중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온건하고 합리적으로 대응을 잘했다. 공무원들이 책임이 돌아올까봐 과잉대응하는 습성이 있는데 그걸 못하게 윗사람들이 막았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종석 비서실장 후임에 노영민 주중국대사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후임에는 강기정 전 의원을 내정하는 등 곧 청와대 개편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임종석 비서실장은 남북관계 진전에 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영민 대사가 새로운 비서실장으로 오면 역할이 달라질 것이다. 남북관계는 궤도에 올라갔고 한국 대통령 노력으로 뭐가 되는 단계는 아니다. 노영민 대사가 비서실장이 된다면 국정이 균형있게 추진이 되는지 살펴보는 것과 국회, 여야 정당관계를 소리 없이 잘 가교 역할, 조율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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