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씨, 5·18 재판 알츠하이머·독감 이유로 불출석
골프 스코어 암산하는 등 인지능력 있다는 증언 나와

 5·18기념재단과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 전 씨의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훼손 관련 재판 출석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5·18기념재단과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 전 씨의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훼손 관련 재판 출석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18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지난해 8월 ‘알츠하이머 병’을 이유로 재판을 거절했지만 해당 시기에 골프를 쳤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정치권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전 씨는 지난 2017년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故 조비오 신부를 향해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이 있었으며 조비오 신부의 생전 증언이 사실에 부합한다며 전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전 씨는 지난해 8월 첫 재판엔 ‘알츠하이머 병’을, 지난 7일에는 ‘독감’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이후 전 씨가 ‘알츠하이머 병’을 이유로 첫 재판에 불출석한 시기에 강원도 소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는 목격이 보도됐다. 특히 전 씨는 독감을 이유로 든 지난 7일 재판 전날에도 이순자 여사와 함께 골프장에서 목격됐다. 

여기에 전 씨가 골프 스코어를 암산하며 경기를 즐길 정도로 인지 능력이 충분하다는 증언까지 나온 만큼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분노하고 있다. 전 씨가 재판 불출석 사유로 제시한 알츠하이머병은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를 일으키는 병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분노’
더불어민주당은 전 씨가 골프를 쳤다는 보도와 관련해 지난 16일 “법원대신 골프장을 찾은 전두환전 대통령의 후안무치함,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보도를 지켜본 국민들은 큰 충격을 넘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과거 군사독재정권의 아버지를 자처하며 군홧발과 총칼로 국민을 짓밟은 역사 앞의 대죄인인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 사법체계마저 농락하며 경거망동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원은 역사의 죄인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반드시 법정에 출석시켜 그가 뿌린 죄악의 역사에 대해 반드시 단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전 씨를 향해 17일 “‘피눈물’을 잊어선 안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종철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해도 모자란데 심지어 국민을 기만해서는 안 된다”며 “5·18민주화운동 관련 재판에 전 전 대통령은 성심을 다해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 “당시 전 씨가 와병을 이유로 재판을 거부했는데 그 와병이라는게 거짓말이었음이 입증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원내대표는 “거짓말을 하면서 역사의 법정에 서기를 거부한 파렴치한 행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법원은 경호팀에 당시 일정을 명확히 확인해서 골프 의혹을 해소하기 바란다. 전씨는 더 이상 거짓말로 법원과 광주시민을 우롱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방금 한 일도 기억을 못해서 하루에 열 번씩 양치질을 한다’고 주장하는 전 씨가 골프를 쳤다는 것은 세계 의학계에 기적의 사례로 보고돼야 할 일”이라며 “법원은 전 씨의 골프장 출입 등 사실을 확인해 강제구인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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