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SBS·중흥건설,조합관련자 비롯해 박지원까지 지목 “검찰조사 받자”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혜원 의원(서울 마포구을)의 목포 지역 부동산 투기 의혹이 목포에 지역구를 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전남 목포시)과의 공방전으로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두 의원의 ‘정치생명’을 건 설전은 목포 민심을 넘어 호남 민심의 향배를 결정할 하나의 요인인 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초선의 손혜원 의원과 장관까지 지낸 4선의 중진인 박지원 의원의 ‘정치생명’을 건 설전은 SNS를 통해 계속해서 심화되고 있다.

‘의원님의 그림자’라는 SBS의 손혜원 의원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이후 박지원 의원은 “부동산 투기가 아니다”라며 손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박 의원은 자유한국당에서 목포 근대문화자원 활용 관광자원화 사업과 관련한 ‘쪽지예산’을 주장한 당시에도 “손혜원 의원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 의원과 관련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언론을 통해 계속해서 제기됨에 따라 박 의원은 지난 19일 “미꾸라지 한마리가 온 저수지물 다 흐린다”면서 “저도 속고 모두가 속았다”고 손 의원을 ‘미꾸라지’에 비유하며 검찰수사를 받을 것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손혜원 의원은 처음부터 사실을 이실직고했어야 한다. 22곳 300평 나전칠기박물관 운운은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는다. 더욱이 나전칠기박물관은 공론화도 안 된 손 의원 개인 생각으로 쌩뚱 맞다”며 “특히 300여 명에게 부동산 구입을 권했다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복덕방을 개업했어야 옳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손 의원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던 박 의원이 계속된 의혹제기로 입장을 선회하자 손 의원 역시 박 의원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손 의원은 박 의원이 ‘미꾸라지’라고 지적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SBS, 중흥건설, 조합관련자들, 그리고 박지원 의원님 검찰조사 꼭 같이 받자”며 “저 같은 듣보잡 초선의원 하나만 밟으면 그 곳에 아파트 무난히 지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나. 누가 미꾸라지고 곰인지 진검승부 한번 가려보자”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손 의원이 거론한 중흥건설은 목포시의 서산·온금지구 아파트 시공사지만 부지 주변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지역으로 지정된 것에 이어 지난해 8월에는 문화재구역으로 잇따라 지정되면서 현재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손 의원은 자신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해당 아파트건설사와 관계있는 세력의 의혹 제기로 보고 있다.

박 의원 역시 손 의원의 검찰조사 요구에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검찰 수사를 받을 이유가 없다”면서도 “손 의원이 저에게 의혹을 제기해서 필요가 있다고 하면 나가서 받겠다”고 대응했다.

집권여당의 초선 의원인 손혜원 의원과 김대중 정부를 거친 중진의 박지원 의원의 공방전은 격한 표현으로 점차 과열되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지난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지난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호남민심 향배 나침판 될 ‘초선vs중진 공방전’
손 의원은 투기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선회한 박 의원을 ‘배신의 아이콘’이라 지적했으며 박 의원은 곧바로 ‘투기의 아이콘’이라고 응징했다.

손 의원이 지난 20일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에서 박 의원을 ‘노회한 정치인’,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지적하자 박 의원은 “손 의원이야말로 부동산 투기의 아이콘이 됐다”며 “검찰수사를 받겠다고 했고, 저에게도 ‘같이 받자’고 했는데, 필요하면 저도 부르라고 하시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손 의원이 팩트를 잘못알고 있다. 맨 처음 25층 아파트를 유달산 자락에 건설하려고 했는데, 저는 분명하게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손 의원이 목포 재건축 조합과 중흥건설 사이에 박 의원이 연루됐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에 대한 설명이다.

이어 “국민 누구나 30여 곳의 부동산을 갑자기 샀다고 하면 투기로 보지, 선의로 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손 의원 역시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콘’ 정도 얘기 들으려면 인생을 통한 한 분야의 경력이 충분히 쌓여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며 “어딜 감히 다선의원이시며 대통령 비서실장에 장관까지 역임, 일생을 통해 불세출 배신의 신공을 보여준 진정한 배신의 ‘아이콘’과 견주겠냐”고 대응했다.

손 의원은 박 의원을 향해 “문재인 당 대표 배신하고 나가서 당 만들고, 안철수 후보 대선 끝나자 바로 배신, 총 겨누고, 목포 박홍률 시장, 지지난 지방선거에서 후보공천 직전 배신, 다른 후보 공천. 어디 이 것 뿐이겠냐”고 지적했다.

한편 손 의원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 조사를 통해 투기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한 만큼 이번 ‘목포 투기 의혹’에 정치생명을 걸었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바처럼 검찰조사에 SBS·중흥건설,조합관련자들, 그리고 박지원 의원을 지목한 만큼 두 정치인의 설전은 초선 의원과 중진 의원의 ‘정치생명’을 건 한판이 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두 의원의 공방전에 대한 진실이 드러날 경우 목포민심을 넘어 호남민심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민주평화당의 전신인 국민의당이 호남을 석권했지만 현재의 판도 상 민주당이 호남 민심을 가져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두 의원의 공방전에 대한 결론으로 목포를 넘어 호남민심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남을 둘러싼 민주당과 평화당의 대결구도가 두 의원을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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