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1월 22일 ‘문재인 정부 2기 출범과 과제 그리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전망’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에는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1월 22일 ‘문재인 정부 2기 출범과 과제 그리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전망’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에는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전망

김만흠 진행자 :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화 되면서 이런 저런 논의가 되고 있다. 예전 같으면 모든 언론과 관심이 여기에 집중됐을 텐데 지금은 그러지 못한 것 같다. 두 가지 배경 때문인데, 하나는 손혜원 의원 관련 이야기가 모든 것을 지금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고, 또 하나는 초기 폭발적이었던 것만큼 북미 간의 의제라든가 진행 방향이 그렇게 파격적인 내용이 나오는 것 같진 않아 보인다. 

황장수 : 이번에 김영철의 워싱턴 방문에 기대를 했지만 미국은 굉장히 차분하게 갔다. 트럼프는 잘 돼가고 있다지만 그건 항상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아니다. 스웨덴 스톡홀롬 근교 합숙소에서 2박 3일 회의를 했는데 한국에서도 참가를 했다. 이제 거기에서 나온 부분이 위로 올라가서 결재를 받아야 된다. 어쨌든 실무자 선에서는 러프한 수준의 합의를 했을 수는 있다고 본다. 미국이 기술적으로 북한의 ICBM에 대해서 전부 격추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우리는 중요한 게 ICBM이 아니라 핵 동결 내지는 기존에 있는 핵시설의 폐기, 이런 부분이 핵심이다. 최근에 미국 안에서도 비핵화를 사실상 포기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저도 개인적으로 미국이 비핵화를 포기했다고 본다. 

미국은 북한이 상징적인 수준의 핵무기를 보유한 채 더 이상은 개발하거나, 만들거나, 쇼를 하지 말라는 쪽으로 가는데, 그런 부분에서 보자면 북한이 최소한 미래 핵이라고 부르는 핵 관련 연료, 핵 관련 시설, 이런 부분들을 동결해서 더 안 만든다는 것을 미국에 보여주는 것, 그걸 사찰 검증해주는 게 중요하다. 또 사실상 미래 핵이라는 것이 다소 모호하기 때문에 현재의 핵 시설 관련해서도 폐기하는 모습을 일부 보여라, 그래서 이제 영변 핵시설 폐기 및 검증 이 두 가지가 미국이 요구하는 걸로 보인다. 북한의 요구는 무엇보다도 남북경협 지원, 대북제재 완화, 이런 부분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 측이 일정하게 커버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중국이 중요시하는 것과 일치한다. 한미동맹 구조의 변화, 그 속에서 결국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원샷으로 하자는 이야기까지도 지금 나오고 있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또 다른 선물이 한국 측에는 방위비 분담을 올리고, 미국 국민들한테는 세금을 절약했다고 하고, 북한 측에는 주한미군을 뺐다 하는 것. 이렇게 세 가지 관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주한미군의 일부 감축을 선물로 던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2사단, 1여단 4,500명을 7월 순환근무 때 빼고 안 보내는 거다. 그럼 한국에는 실제 전투부대는 없이 지원부대만 24,000명이 있게 된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서로 논의하고 있는데 북한의 최고 관심사는 영구적인 한미훈련의 중단, 그 다음 주한미군 감축, 그리고 앞에 이야기 했던 종전선언까지 다 연결되는 부분이다. 거기에 이제 남북한 간의 경협부분에 대해서 일정정도 허용해줘라, 그래서 개성공단과 금강산부터 인정해줘라. 이것이 서로의 요구조건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 좀 가다듬었다고 보는데, 이게 이제 위로 올라가고 또 그 내용이 공개되면서 과연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된다고 본다.

유창선 : 사실 한반도에 상당히 중요한 고비가 되는 그런 일련의 상황이 최근에 전개가 된 건데, 손혜원 의원 논란이 워낙 강해서 파묻혔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보면 접점을 찾아가는 분위기가 아닌가 기대를 갖게 만든다. 일단은 북미 정상회담이 2월 말로 예정된 게 사실상 발표됐고, 일단 북한이든 미국이든 지금 상황에서 이제 퇴로가 없다는 점. 다시 정상회담이 열렸는데 그 때 진전된 어떤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양쪽 모두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때문에 아마 어떤 식으로든 접점이 도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판단이 가능할 것이다. 

또 이번에 사전 실무회담이 스웨덴에서 열렸고, 여기에 한국도 공식적으로 참여했다. 우리 정부가 일종의 중재 역할을 하고, 북한과 미국이 사흘간 좀 더 밀도 있는 협상이 가능했다. 아마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조치, 그리고 비핵화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치. 이런 것이 이전과는 다르게 대단히 구체적이고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것 같다. 그리고 지난번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에 갔을 때 과감한 비핵화 조치 가능성, 이런 걸 얘기했다는 보도도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정상회담이 열리면 상당히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다면 당연히 트럼프 쪽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들을 내놓지 않겠는가. 그래서 접점이 찾아질 가능성이 높아진 거 아닌가 싶다.

김만흠 진행자 : 지금 이도훈 평화교섭본부장이 참여한 삼자 간의 스톡홀름 회의를 보니까 우리 역할이 상당하다고 평가하시는데 일부에서는 양쪽의 직거래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던데?

유창선 : 아무래도 북미 간의 양자 협상보다는 우리 정부까지 공식적으로 참여를 했다는 것은 뭔가 접점이 구체적으로 마련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거 아니냐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홍형식 : 남북 비핵화 협상은 두 가지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그 협상을 타결할 수밖에 없는 주변 외부적인 경제 요인들, 또 하나는 각 국가의 정치 지도자들이 처한 상황이다. 경제적 요인으로 보면 남북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 북미 간에도 그렇고, 미중 무역전쟁 당사자 간의 상황에서도 그렇고, 어떤 형태로든 북미 간의 핵 문제는 타결을 해야 될 시점에 와 있다. 물론 그에 더해서 미중 간의 무역협상도 지금 타결을 해야 될 시점에 와 있다. 이 시점에서 더 절박한 쪽은 중국과 북한이라는 걸 제가 누누이 얘기해왔다. 이 타협 과정에서 김정은 국방위원장, 그리고 트럼프가 어떤 정치적 계산이나 협상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황 소장님은 지금 북한이 중국과의 뒷문거래가 있어서 버틸 수 있다고 하지만 제가 볼 때 당분간 버틸 수 있는 것이지 북한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그래서 아마 먼저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된다면 미국도 그 안을 충분히 검토를 하는 단계까지 와 있지 않은가. 각 지도자들이 최종 결정을 어떻게 내릴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 북미 간 사전 협상을 놓고 볼 때는 타결을 할 수 있는 의제 수준에 대해서 거의 접근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보여진다. 

김만흠 진행자 : 협상 타결의 결과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일단 홍 소장님은 협상 타결의 관점에서 봤을 때 상당히 지금 근접해 있는 상황 같다고 보고 있다. 

김능구 : 저는 지난달에 2월 말까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새로운 전개가 마련될 것이라고 했었다. 그 때 주요 근거는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었다. 미국은 지난 하원 선거에서 트럼프 공화당이 민주당에 패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구성되는 하원에서 3월 이후는 북미 협상에 대해서도 청문회라든지 이런 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그 전에 되돌릴 수 없는 어떤 조치를 함에 의해서 북핵 폐기에 대해서 트럼프 본인이 이니셔티브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게 주요 근거였다. 지금 정확한 일시와 장소는 발표 안 됐지만, 트럼프와 김영철의 만남을 통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2월 말이고 장소는 추후 발표하겠다, 이렇게 이야기가 됐다. 그리고 스톡홀름에서 3박 4일 합숙 담판이랄까 실무 진행이 됐고, 지난 번 1차 정상회담때와는 달리 이제는 뭔가 구체적인 것이 정상회담에서 나와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이렇게 제시했지 않나 생각을 한다. 

비핵화에 있어서 지금 미국에서는 북이 지금도 핵을 만들고 있다, 이런 문제 제기가 많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명확하게 핵 실험·생산 사실상 중단했다, 앞으로 하지 않을 것이다 하는 부분들에 대한 명확한 답변과 영변 핵 시설에 대한 폐기, 사찰 수용, 그리고 미국에서 가장 우려한다는 ICBM 폐기, 이런 부분들에 대해 제시하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면 이 정도는 제시를 해야 미국이 또 다음으로 나갈 수 있고, 북쪽의 선제적 조치라고 보통 이야기했던 부분들이 이 정도 아니겠는가 싶다. 그러니까 전에 나왔던 모든 핵의 신고와 검증 부분은 또 다음 단계가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 이러한 흐름들이 아까 여러분들이 이야기 하셨듯이 이전보다는 들끓지 않고 조용한데, 저는 현재 협상이 진행되고 열매를 맺어나가는 부분에 있어서 너무 조급한 것보다는 이렇게 조용한 게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꼭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보수 우파와도 이렇게 핵 협상 평화 프로세스를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창출하고 또 해내야 된다고 본다. 그 부분이 앞으로의 평화 프로세스에서 상당히 중요한데, 우리 남한 정부가 북미 관계의 운전자 역할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 보수 우파와의 관계도 중요한 정부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홍형식 :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론이 조용하다고 했는데, 이런 이유가 있다. 북미 핵 협상 초기, 협상으로 들어서느냐 안 들어서느냐 이 부분이 초미의 관심사일 때는 협상을 한다는 그 상황만 되더라도 지지율이 올라가고 큰 반응이 왔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서서 국민들은 결과를 기다리는 단계이고, 협상과정에서는 협상을 처음 끌어내는 단계보다 우리 정부의 중재자 역할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이번 북미 협상을 앞두고 여론은 좀 지켜보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김만흠 진행자 : 황장수 소장은 정확하게 얘기 안 했지만, 대체로 세 분께서는 협상이 타결을 볼 가능성이 큰 것처럼 얘기했고, ICBM 관련해서는 김능구 대표와 황 소장은 의미를 부여했지만 상당히 다른 내용이다. ICBM에 관한 조치가 상당히 의미있게 보이는데 황 소장은 미국으로서는 그게 큰 게 아니라고 봤다. 그 점에서 보자면 아까 조용하다는 것이 다른 요건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초기에 파격적으로 진행된 것에 비해서 실질적인 결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관심이 덜한 것인가. 여러 가지 가능성의 해석이 가능한데, 일단 타결되는 방향으로 간다고 했을 때 초기 시작했던 것과 이후의 한반도 정세라든가 비핵화에서 어떤 정도의 의미를 갖는 타결이 될 것인가와 관련해서 한 번씩 돌아가면서 얘기하고 마무리 하겠다.

황장수 : 저는 문재인 정부가 기본적으로 평화를 지향한다면, 북한의 비핵화를 앞세워서 문 정권이 비핵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문 정권은 비핵화를 원하지 않는 것 같다. 비핵화는 뒤로 미루고 북한하고 신뢰를 중요시하면서, 사실상 북한의 핵을 인정하는 쪽으로 미국이 움직이고 있는데 대해서도 문 정권은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또 더 나아가서 지금 한미 분담금 문제가 심각한 상태로 가는데도 1년에 국방 예산이 47조원이 넘는 나라에서 4천억 문제를 갖고 결렬로 몰고 가고 있지 않나? 이건 미군 일부가 철수하라고 몰아넣고 있는 거다. 저는 의도적이라고 본다. 왜냐면 미군 일부가 철수하는 것은 북한이나 중국이 원하는 바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인가에서 이야기한대로 실제 북한 대리인 역할을 충실히 하는데, 선거 이겼다고 이렇게 북한 대리인 역할 하는 부분을 국민한테 완전히 넘겨받았다고 할 수 있나? 대통령이 국가를 지키고 보위한다고 선서한 부분에 대해서 이렇게 어긋나도 되는가? 상식을 가진 보수의 상당한 사람들은 지금 분노하고 있다. 

김만흠 진행자 : 오히려 김 대표는 조용히 진행되기 때문에 보수 쪽과 동반할 여지가 생긴 것처럼 해석했는데, 황 소장은 오히려 그렇게 타결이 되면 문제가 더 커질 거라고 이야기 한다.

김능구 : 보수 우파랄까, 거기에도 지성인이 많다. 제가 잘 아는 교수님이 계신데 그분이 문재인 정부가 북의 지령을 받고 움직이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시더라. 그래서 제가 깜짝 놀랐다. 무슨 근거로 그런 이야기를 하십니까, 하니까 자기는 직접 정보가 없지만 그런 걸 공유할 수 있는 분들이 다 하는 이야기다, 당신이 생각할 때 행태를 보면 딱이다, 이런 말을 하시더라. 그래서 그 간격이 굉장히 크구나, 저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데 이게 뭐냐면 불신이랄까. 저는 일반 국민들이 북의 핵 폐기에 대해서 불신하고 불안해하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 왜냐면 북이 계속 핵 실험을 했고, 그 때마다 제네바 합의 등 여러 가지 합의가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물론 그 합의가 깨진 것이 꼭 북의 잘못으로만 일방적으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써왔다. 이런 것들이 우리 국민들에게 학습 돼 있다. 또 그 부분은 지금 평화 프로세스를 주동적으로 끌고 가는 사람들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북에 대해서, 제재 압박이 심하니까 도저히 나라를 운영할 수가 없어서 저렇게 나오는 거다, 하지만 절대로 핵 폐기는 안 할 거다, 핵이 북에 어떤 의미인데... 그래서 사실상 노련한 협상력을 가지고 핵을 보유할 거라는 생각이 좀 많이 깔려 있다고 본다. 

아까 황 소장이 문재인 정부가 비핵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안 하고 계속 남북 관계, 경협이라든지 신뢰 이야기만 하고 있다, 이렇게 비판을 했는데 저는 우리 비핵화 평화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 하나를 뽑자면 ‘신뢰’라고 본다. 이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남북 간에든 북미 간에든 한미관계든 이뤄질 수가 없다. 그래서 그 신뢰를 어떻게 새로이 구성하고 그것을 축적하고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느냐, 이게 굉장히 중요한 관건이다. 보수 언론이나 미국 조야에서는 한미동맹의 분열, 주한미군의 감축 혹은 철수, 이런 부분까지도 이야기가 되고 있지만 저는 북의 그런 변화라는 것은 전체적인 평화 프로세스 속에서 대화와 타협, 협상을 통해서 이뤄지는 것이지 일방적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고 본다. 그래서 현재 문재인 정부가 하고 있는 것이 모두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기본 방향은 제대로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김정은 신년사에서 ‘제재 압박이 강화된다면 우리는 새로운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발언이) 최후 통첩성 이야기라는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미국을 보고 한 것이라기보다는 북한 내부를 향한 이야기가 아닌가 이렇게 보인다. 그 정도로 이 상황을 좀 알아달라는 그런 이야기. 오히려 자기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지금 비핵화의 길, 평화의 길로 이렇게 나간다는 그런 절박한 호소가 아니겠는가 전 그렇게 보인다. 

김만흠 진행자 : 네. 아까도 김 대표가 이야기 했던 것 같은데, 지금 한꺼번에 비핵화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긴 과정으로 보고 이제 신뢰를 쌓는 차원에서의 좋은 성과라고 평가를 하고 있다.

유창선 : 저는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 앞두고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이제 북한과 미국 사이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보수진영의 반발·반대·이의제기, 이것도 기본적인 한계가 있을 거라고 판단한다. 쉽게 얘기해서 미국이 북한하고 관계를 그렇게 가져가겠다는데 그것을 국내 보수진영에서 반대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지. 그 한계는 분명히 있을 거다. 다만 이제 북미 간에 합의가 도출된다고 했을 때 그 다음 남북관계로 넘어갈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후속 답방이 현실화가 될 것이고, 금강산 관광이라든가 개성공단이라든가 기존의 제재도 남북관계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좀 유연하게 풀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 때 가서 그런 것이 국내 보수와 진보 간의 어떤 쟁점이 될 수는 있지만, 일단 북미 정상회담에서 큰 물꼬가 터지는 합의가 도출된다면 전반적인 흐름은 그쪽으로 가지 않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대북정책의 아주 결정적인 문제가 되기는 어렵다고 판단이 되어서 저는 아까 김능구 대표 얘기처럼 문재인 정부도 최대한 보수층을 더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고 껴안으려는 노력을 당연히 기울여야 된다고 본다. 또 보수진영에서도 전반적인 한반도의 흐름이 그리로 간다고 했을 때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이런 과거 식의 대응은 좀 넘어서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홍형식 : 북미 간의 협상 이후 남북경협 상황에 대해서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는건 아닌가. 만에 하나 지금 우리나라 정서상으로 볼 때, ICBM하고 별 건으로 핵 문제를 봉합하거나 인정하는 식으로 진행이 된다면, 비핵화 프로세스 결과가 핵 인정이라면, 보수는 말할 것도 없고 아마 우리나라 내부에서 굉장히 논란이 될 것이다. 지금 문재인 정부 여론조사를 해보면 중도층도 이미 절반 이상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시작하는 시점인데, 그 협상 결과를 받아들이기도 어려울 뿐더러 그 협상결과를 토대로 해서 남북경협을 진행한다는건 더더욱 어렵다고 본다.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신뢰로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보수를 설득해 낼 수 있을지, 그런 상태에서 경협을 진행한다? 제가 볼 때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문제, 특히 비핵화 프로세스의 큰 흐름을 트기는 터도 이런 문제들로 인해서 임기 내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가 쉽지가 않을 것 같다. 역사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정치적으로는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게 바로 이걸 두고 한 이야기다. 비핵화에 대해서 정확한 답이나 그에 대한 신뢰가 구축이 안 된 상태에서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것은 전체적으로 너무 나이브하게 보인다.

황장수 : 미국은 위기에서 빠져나갈 수 있지만 일본이나 한국은 이제 북한의 핵을 이고 살아야 된다. 더 나아가서 군사합의로 재래식 전력도 거의 해체해 가지 않나. 미군은 언제가 되든 순서대로 떠날 수밖에 없게 될 거고. 그렇게 됐을 경우에 한국 방어는 거의 어렵다고 본다.

홍형식 : 이 부분은 기본적으로 남북통일이나 남북 민족문제 해결을 전제로 하는 건데, 만에 하나 그렇게 타결이 되면 남북문제, 민족 통일문제나 남북의 긴장완화, 이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가 기본적으로 닫혀버린다. 탄핵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볼 때는 이제 북하고 남하고 따로 살자, 통일이 뭐가 필요하냐, 이런 정서가 뜰 거다. 따로 살지 괜히 통일이니 뭐니 자꾸 이야기 하니까 우리도 핵 무장하자, 이런 식으로 나올 거다.

김능구 : 제가 마침 어제 저녁에 그런 이야기를 좀 나눈 게 있다. 지금 황 소장이 한 이야기를 어느 분이 저한테 물어봤다. 문재인 정부 언제까지 갈 것 같냐. 그래서 그게 무슨 소리냐 이러니까 이대로 가면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냐,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너무나 담담하게 말해서 놀랐다. 그런데 사실상 그런 분위기는 제가 보수 우파 세력들로부터 많이 접할 수가 있었다. 제가 이전에 그런 이야기를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전에 최순실 사건이 불거졌을 때 책임 총리로 김병준 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내세웠다. 그리고 자기는 뒤로 빠지겠다고 했는데, 우리나라 헌법상으로는 책임총리가 대통령 마음에 따라서 얼마든지 기능이 왔다 갔다 할 수 있으니까 야당에서 그것을 수용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 때 야당, 지금의 여당이 그 시점에서 뭔가 다른 차원으로 나갔더라면

물론 대통령 탄핵은 헌법상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서로 극심하게 나눠져 있는 나라에서는 한 쪽이 탄핵을 당했다 그러면 누구도 이걸 당연히 여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 보수 우파에서는 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는 거다. 우리가 북의 완전 비핵화에 대해서 불신이 깔릴 수밖에 없듯이, 지금 보수 우파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생각하는 것도 이렇게 그 정서가 깔려 있단 이야기다. 저는 이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된다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 개각도 어쨌든 국민 통합의 차원에서 대통령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되는 거 아닌가 생각 들고, 그 분기점이 내년 총선이라고 본다. 2016년 총선을 보면 정당 득표에서 당시 새누리당이 1위였다. 하지만 의석수에서 참패로 규정이 됐고, 결국 그것이 국회 탄핵으로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던 거다. 그래서 총선이 굉장히 중요하다. 비핵화면 비핵화, 경제면 경제,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굳건히 해 나가지 않는다면 저는 그런 상당히 위험한 순간도 올 수 있다고 본다.

유창선 : 문재인 정부 얘기까지 나왔으니 말인데 한반도 정세 효과라는 게 좀 한시적인 것 같다. 앞으로도 예상을 해 볼 수 있는 게 이제 북미 정상회담 열리고, 거기서 모종의 어떤 합의가 도출되고, 김정은 위원장 답방으로 연결되고, 남북 교류가 풀리고. 그 효과 때문에 아마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상당히 껑충 상승을 할 거고. 그래서 올해 상반기 정도는 물론 북미회담이 열쇠를 쥐고 있는 건데, 거기서 어느 정도 진전된 합의가 나오면 상반기 몇 달 정도는 문재인 대통령이 그 효과를 좀 누리지 않겠는가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동력이 무한정 갈 수 있는 것은 아닐 거고, 어차피 그 효과에 따라서 국민들에게 면역증 같은 것도 생겨날 거다. 

그러면 내년 4월에 총선이 있는 상황에서 그 이후의 시간들, 올해 하반기 그리고 내년 상반기 역시 또 다시 많은 관심들이 먹고 사는 문제, 경제문제라든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에 관한 거라든가 민주당에 관한 평가라든가 이런 것이 다시 주 관심사로 등장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지금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되고, 오히려 좀 고삐를 바짝 죄고 더 긴장하는 자세로 돌아가야 될 때다. 사실 다음 총선 때까지 시간이 굉장히 길다. 요즘 같이 여권에 계속 악재가 터지는 상황으로 놓고 보면 정국의 분위기가 정말 어떻게 갈지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좀 길게 보고 상당히 긴장을 해야 될 때라는 생각이 든다.

문재인정부 2기 전망

김만흠 진행자 : 지금 문재인 정부 최근의 상황, 지지율도 계속 조금씩 움직이는 정도인데 이후에 움직임에 대한 현실적인 전망, 과제를 포함해서 얘기해보자.

홍형식 : 지금의 여론을 보면 이 때 쯤 어느 정권이나 제일 어려운 부분이 청와대 관리다. 이미 문재인 정부는 터져버렸다. 지금 문제를 수습하는 과정도 보면 국민들의 정서하고 너무 동떨어져 있다. 예를 들어 단적인 사례 하나를 보면, 손혜원 의원 사건 처리하는데 원내대표가 손 의원 탈당 기자회견장에 동행하는 모습은 국민들이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불행하게도 야당이 지금 걸고 들어오는 것이 근거가 있는지 없는지 저는 모르겠지만, 단순한 여권 인사의 문제가 아니고 지금 소위 말하는 로얄패밀리 이야기가 등장하는 데까지 왔는데 앞으로 이런 사태가 더 발생한다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김 대표도 이야기를 했지만, 현 정부는 탄핵을 통해서 등장한 정권이기 때문에 전 정권이 한 실수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정권이다.

황장수 : 지난 연말부로 청와대 내부에서는 많은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임종석 체제를 바꾸고, 한병도도 물러나고, 백원우도 물러나고, 그러면서 김태우 수사관이나 신재민 사무관 폭로도 덮고. 그 다음에 장성 서류 분실, 정무 행정관 사태도 덮고, 공기업 쪽으로 경제행보를 한다. 이게 뭐 그냥 그렇게 된 게 아니라 굉장히 준비를 해서 연말부로 덮고, 31일 운영위원회 한 걸로 덮고, 1월 1일부터는 공세적으로 알아서 지지율 상승한다, 이렇게 했다고 본다. 이것이 제가 볼 때는 히틀러가 마지막에 벌지전투를 통해서 있는 자원 없는 자원 다 동원해서 지지율을 좀 올리자, 공격력을 올리자고 벨기에 아르덴숲으로 진격했던 것하고 비슷한 공세를 취한 거다. 그런데 공세의 결과가 지금 교착상태로 나타나서 사실상 실패를 했다.

경제 행보를 엄청나게 했다. 임종석 체제를 들어내고, 김태우 신재민 이렇게 불리한 소재는 다 덮고, 유리한 부분들을 집중 공략했는데 결과론적으로는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실패했다, 저는 그렇게 본다. 이번에 다시 반격하는 부분이 자기들 딴에는 있는 자원 없는 자원 다 꺼내서 했는데 이제 여론이 호락호락 홍보전에 따라주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 지금 손혜원 문제가 등장하는데 나중에 따로 이야기를 하겠지만, 손혜원을 조기 의원사퇴 시키고 손혜원이 재산을 헌납하겠다 이렇게 해서 꺼야 되는데, 이번 일을 보면 이 정권이 손혜원을 컨트롤 못한다는 거다. 청와대 내부에서 벌어진 김태우 문제를 컨트롤 못 했고, 신재민 같은 저런 엉뚱한 문제도 키워버린 것처럼 결국은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이 굉장히 불가능한 단계에 돌입됐다. 그렇기 때문에 또 다른 손혜원, 이런 위기들이 지속적으로 터질 거고, 정권의 여기저기서 두더지 잡기 놀이처럼 터지는 위기들을 수습하다가 무너져 갈 거다. 경제성과는 솔직히 말하면 아무리 해봤자 어차피 누가 해도 안 올라가는데, 경제에서 성과를 낸다는 게 거짓말이다. 대북 성과도 뭔가 후딱 될 것 같지만 그것도 계획대로 원활하게 잘 안 될 거라고 본다. 그래서 3년 차 총체적 위기에 어느 정권보다 심각한 상태로 올해 안에 빠져들 거라고 본다.

유창선 : 어느 정도 동감의 부분들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들어 경제문제를 다시 화두로 삼으면서 전반적으로 거기에 올인하는 그런 기조를 보이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 여권 내에서 발생한 잇따른 악재들 때문에 그게 다 지금 파묻혀버린 상황이 됐다. 그런데 그게 야당에 의해서 던져진 문제들이라기보다는 여권 내 여당 쪽에서 스스로 자초한 이런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지금 집권 세력이 자기반성을 해야하는 이런 상황이다. 최근 민주당 같은 경우는 손혜원 의원을 둘러싼 논란, 서영교 의원과 관련된 논란, 그리고 그 이전에 사소하지만 국민정서를 자극하는 공항 갑질 논란 등등이 있었고, 청와대는 김태우, 신재민 등과 관련해서 계속 여러 가지 논란의 한 축이 되어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저런 일들로 해서 정부의 혼돈양상이 상당히 길게 가고 있는 그런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는 청와대나 민주당이 이런 악재들, 위기에 대한 대응능력이 과거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같은 경우는 일단 기본적으로 사안의 심각성, 이런 거를 너무 안이하게 받아들이고, 그렇게 대처하는 모습이 좀 많이 눈에 띈다. 이건 아무래도 현 청와대의 도덕적인 우월감, 그러니까 우리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심산이 항상 깔려 있기 때문에 사실 어떻게 보면 과거 정권 시절에 상당히 비판했었던 문제임에도 우리는 대수롭지 않다는, 이런 식으로 비춰지는 면도 있는 것 같다. 특히 민주당은 최근 손 의원이나 서영교 의원 논란, 이런 걸 봤을 때는 리더십이 사실상 거의 작동이 안 되고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분명히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처를 해야 될 사안임에도 거의 손을 놓아버리고, 그냥 감싸주기만 하고, 이런 모습이 반복되면서 과연 지금 총선까지 시간이 아직도 길게 남았는데 앞으로 이런 악재들은 어떤 정권이든  집권 후반기로 들어서면서 계속 생겨날 수밖에 없는 건데, 지금 방식으로 저렇게 미온적이고 안이하게 대응했을 때 총선 정국이 어떻게 될지, 어떻게 보면 최소한 영남에서는 자유한국당을 살려주는 결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김능구 : 3년차 징크스라는 게 있지 않나. 우리가 임기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는 3년차가 반환점을 돌아오는 시점인데, 이 때 어느 정부에서나 지지율이 하락하고, 그 하락한 지지율이 결국 마지막 임기 말의 불행을 가져오는 걸로 반복되어 왔다. 그래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 속에서 권력구조 개편이 돼야 된다, 이런 제도적인 차원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했었는데 그 시점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키워드가 바로 집권세력의 오만과 독선이다. 언론에서 문제가 되고, 야당에서 문제가 제기됐을 때 그것을 어떻게 대처하고 대응해 나가느냐, 극복해 나가느냐가 아주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은 모르겠지만 선하다, 착하다, 겸손하다, 이런 이야기들이 주였다. 지난 2017년 대선 때는 국정운영 능력에 대해 그간에 상당히 준비된 부분도 보여주고 플러스 알파가 됐지만, 기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지지하는 사람이든 지지 안하는 사람이든 그런 이미지를 다 갖고 있다. 그런데 작년 초부터 최저임금제에 대한 보수 언론, 야당의 문제제기가 시작되면서부터 저는 그 부분에 대처·대응하는 게 상당히 우려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게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겠다, 그래서 3가지 기본적인 경제정책을 가지고 나가는데 나중에 거기에 있는 분들도 다 공감하고 인정했지만, 최저임금제에 대해서 당장에 나타날 여러 가지 모습들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대비를 못 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그 당시에 그런 문제제기가 있을 때 그것을 반대를 위한 반대로만 규정해버리는 모습에서 저는 오만의 어떤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제) 투톱 인사를 할 때. 예전 노무현 대통령도 똑같이 집권 2년차 때 그런 문제제기가 됐는데, 그래도 시장이 바라는 문제제기에 화답하는 인사를 했다. 그런데 이번 투톱 인사는 그렇지 않았다. 올 초에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서 이런 코드 인사, 이런 것이 본인들이 아니면 안 된다는 어떤 철학적 마인드가 공유되었기 때문에 그런다고 보여진다. 저는 이 부분이 이번 개각에서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본다.

홍형식 : 김 대표가 지금 현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 오만과 독선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과거 정권하고 달라야 된다. 예를 들어서 과거 정권의 운영 방식에서 제일 많이 비판을 받았던 게 청와대 중심 국정운영이다. 그런데 현 정부가 그게 바뀌었나? 잠시 지금 생각해봤는데 국무위원들, 장관들 이름이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얼마 전에 경제부총리 임명했는데 홍남기인가? 그 외에는 지금 머릿속에 장관 이름이 안 떠오른다. 무슨 이야기냐면, 현 정부는 과거 정권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청와대 주도로 이루어진다. 헌법을 바꾸지 않더라도 국정운영의 묘미를 살려서 장관한테 권한을 주라고 하면 계획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것을 할 수 있는 장관을 임명해야한다. 결국 현 정부가 화를 자초하는 것이, 그런 우려로 청와대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청와대 내 인적 구성요소도 다양하지 않다. 거기다가 청와대 중심으로 가다 보니까 대통령이 모든 정책을 직접 발표하는 형식이 돼 버렸다. 현 정부 들어서 최저임금부터 시작해서 하다못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문제, 환경 정책, 이런 모든 정책들을 장관이 발표하거나 총리가 발표하는 게 아니라 전부 다 청와대가 발표하고 때에 따라서는 그것을 대변인을 통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직접 발표를 너무나도 많이 해버렸다. 바꿀래야 바꿀 수 없는 체제를 스스로 만들어버린 거다. 그래서 지금 누구를 새로운 인물로 앉히느냐는 것으로 현재 이런 국정운영 방식을 바꾸기는 좀 어려울 것이다. 지금 있는 장관들한테라도 권한을 얼마나 더 넘겨주고 책임 있게 정책을 이끌어가도록 해주느냐 하는 그 통치 묘미를 살리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김만흠 진행자 : 최근에 탈원전 관련해서 송영길 의원 등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오고, 또 손금주, 이용호 등의 입당 관련해서 좀 포용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박영선 의원이 지적했다. 혹시 정권 중반 지나가면서 여권 내부도 지금은 딱 하나로 잡혀 있었는데 여러 분화가 생길 가능성은 있다고 보십니까? 

유창선 : 앞으로는 조금씩 그렇게 가지 않겠습니까? 총선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사실 민주당 같은 경우 이해찬 대표가 내리누르는 정치적 힘이 있기 때문에 사실 지도부나 청와대의 방향과는 다른 얘기를 누구도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됐는데, 최근 들어 그런 일들이 나타나고 있다. 송영길 의원이라든가 박영선 의원.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또 지도부와 좀 다른 견해를 얘기하고, 또 금태섭 의원 같은 경우 손혜원 의원 문제 관해서 당내 누구도 입을 열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또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런데 당장 국회의원들 입장에서는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시기를 맞고 있다. 당장 다음 총선에서 자기들이 당선이 돼야 되니까. 물론 지역별 편차는 좀 있겠지만, 아마 수도권이라든가 호남 같은 경우도 신경을 아마 써야 될 곳이 될 가능성이 있고, 영남 같은 경우 더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다른 걸 떠나서 당장 다음번에 배지 다시 달기 위해서라도 민심과 너무 다른 방향이다 했을 때는 입을 여는 분위기가 커지리라 본다.

김능구 : 더불어민주당 분들한테 지금 비주류의 분포가 어느 정도 되느냐 물어봤다. 그랬더니 지난번에 국민의당으로 탈당할 때 거의 다 나가고, 지금은 비주류 활동을 기존에 했던 사람으로 분류되는 분들이 너댓분이다. 그 분들도 아직까지 문제제기 목소리를 안 내왔다. 그런 차원에서 송영길 대표가 탈원전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신안 3, 4기를 건설해야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판단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본다. 그런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학회도 그렇고 일반 국민들이 볼 때는 원자력이 수출에 장기적으로 보배 같은 산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다. 탈원전도 소프트 랜딩 돼야 된다. 어떤 사람은 탈원전 자체의 용어 선택도 외국에 안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도 한다.

송영길 의원 같은 경우에도 신재생에너지의 기본적인 흐름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해서 엄청난 비판이 쏟아져서,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말 한마디 잘못하면 큰일 나겠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저는 이것이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승리와 본인들이 말한 20년 집권을 위해서라도 극복해야 될 부분 중에서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 본다. 다른 목소리, 다른 주장을 마구잡이로 두더지 때리듯이 때려버리는 거. 이거는 민주 정당에서는 정말 있어서는 안 될 부분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박영선 의원이나 우상호 의원 같은 경우가 순혈주의에 대해 비판했었는데, 저는 정말 20년 집권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 이 부분을 고치지 않고서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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