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고령 불구 6년 연임에 '설왕설래'
사주인 귀뚜라미 세무조사 뒤 ‘교체’ 관측
‘10개 민방 중 4년 연속 1위’ 재신임 의견도

김정길 TBC 대표이사 사장.
▲ 김정길 TBC 대표이사 사장.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민영방송사인 TBC의 이사회가 오는 28일 예정된 가운데 김정길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여부에 촉각이 모이고 있다.

최근 보도된 대로 최대주주인 귀뚜라미그룹에 대한 세무조사가 현 정부 들어 6차례나 있었다는 사실과 맞물려 김사장의 진퇴를 둘러싼 다양한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정길 사장(75)은 매일신문 출신으로 부사장과 명예주필을 거쳐 대구예술대 총장, 대구문화재단 대표이사 등 지역의 노른자위 민간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김사장은 지난 2013년 3월 대표이사에 취임, 2015년 연임됐으며 2017년 이후에는 1년 단위로 자리를 이어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만 6년의 롱런을 거듭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TBC 최대주주인 귀뚜라미그룹 최진민회장(78)의 남다른 방송사 경영의욕이 대구경북의 대표적 ‘언론유지’로 손꼽히는 김사장과 접점을 이루면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최 회장은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7년 민주당 비례대표인 손봉숙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전신인 ‘대구방송 소유 지분 30%를 초과해 자본의 장악을 금하는 방송법 8조 위반’이라고 폭로해 영주까지 찾아가 손의원에게 읍소를 하며 무마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본사와 생산공장을 고향인 청도군에 둘만큼 대구경북을 연고로 하는 최 회장의 입장에서는 지역 언론은 물론 정·관·재계에 영향력이 막강한 김사장이야 말로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는 인사였다.

하지만 대구경북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시절 무상급여 반대 주민투표 파동 당시 최회장이 사내 게시판을 통해 원색적인 반대의견을 표명했다가 역풍을 맞아 회장직을 사퇴했을 만큼 정치적 견해가 현 정부와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다 공교롭게도 최근 2년여 사이 국세청이 귀뚜라미에 대해 무려 6차례의 세무조사를 단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사장의 경질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는 김 사장이 직접 ‘2018년 10월 스스로 물러날 것’이라고 발언했다거나 ‘세무조사 이후 교체하면 이상하게 비춰지므로 시기를 보는 중’이라는 등의 상당한 근거를 갖춘 전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김정길 사장의 방송사 경영 실적을 긍정 평가하는 측에서는 재신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사장도 지난 2017년 3월 1년 임기의 대표이사로 재선임될 당시 소감으로 밝혔듯이 TBC는 ‘전국 61개 TV방송사 중 2년 연속 1위 및 전국 10개 지역 민영방송사 중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김 사장의 용퇴를 당연시하는 지역여론도 세를 모으고 있다.

수년전 평화뉴스에 보도됐듯이 특정 신문사가 지역민방과 협력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침묵의 카르텔’ 등 지역 전체에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대구의 한 언론계 인사는 “지역 언론계 원로로서 지금까지의 공과 과, 모두 지역민의 이해와 도움으로 헤쳐올 수 있었던 만큼 이제는 합당한 선택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리라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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