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의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 北에 일괄타결 방식 수용 압박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만난 모습[사진=청와대]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만난 모습[사진=청와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1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단계적 접근 방식이 아닌 일괄 타결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27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전에 ‘단계적 비핵화’를 언급한 비건 대표의 이러한 변화는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을 ‘빅딜’로 이끌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책임지고 있는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주최한 핵정책 컨퍼런스 좌담회에 참석해 “지난 6개월여 동안 많은 진전을 보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북한과의 외교는 여전히 아주 크게 살아있다. 북한과 대화를 지속하고 있고 문은 열려 있다”면서 “북한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모든 것이 합의될 때까지 아무것도 합의될 수 없다”라며 ‘일괄 타결’, ‘빅딜’이 북한 비핵화 협상의 원칙으로 내세웠다. 아울러 비핵화 대상에 대해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핵연료 사이클의 모든 영역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북한은 대량살상무기(WMD) 제거에 대해 완전하게 약속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 비핵화 일정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위적인 시간제한을 설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달성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1기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인 2020년까지는 북한 비핵화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비건 대표는 북미 정상 간의 ‘톱다운 방식’ 북미대화 방식에 대해 “톱(top) 레벨 대화가 실무급에서 우리의 아이디어를 시험과 격차를 좁힐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대통령은 그것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말해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비핵화 문제 해결을 얘기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미국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일괄 타결’ 방식으로 신속히 정리하는 모양새다. 그러면서도 비건 대표가 북한과의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은 북한이 ‘일괄 타결’ 방식을 수용해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비건 특별대표는 “우리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해 북한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면서 “북미 간 긴밀한 대화가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대화를 통한 ‘비핵화’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과 다른 미래를 원한다”며 북한이 일괄 타결로 나설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북한의 경제발전’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 등을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무슨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로켓 또는 미사일 시험은 생산적인 조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라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하노이 정상회담 전인 지난 1월 31일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동시적·병행적(simultaneously and in parallel)’ 방식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북한의 ‘단계·동시적 비핵화’ 요구를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해석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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