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윤청신 기자]

경기 안양에서 발생한 '이희진 부모 피살 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진 피의자가 피살자 시신을 냉장고와 장롱에 각각 유기하고, 이 중 이씨 부친의 시신은 이삿짐센터를 통해 평택으로 옮긴 엽기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또 이들은 집 안에 있던 5억원을 갖고 달아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된 피의자 김모(34)씨는 공범 3명과 함께 지난달 25∼26일께 안양시 소재 이씨의 부모 자택에서 이들 두 사람을 살해한 후 이씨의 아버지(62)는 냉장고에, 어머니(58)는 장롱에 각각 유기했다.

이들은 25∼26일 사이 차례로 범행 장소를 나섰다. 이 중 김씨는 26일 오전 10시 10분께 이들 중 마지막으로 이곳을 홀로 빠져나왔다.

빠져나오기 전에는 이삿짐센터를 불러 이씨의 아버지 시신이 든 냉장고를 베란다를 통해 밖으로 빼낸 뒤 평택의 창고로 이동시켰다.

앞서 지난달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 씨의 부모가 살해된 채 발견됐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6시께 이 씨의 아버지는 평택의 한 창고에서, 이 씨의 어머니는 안양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살해된 것으로 조사됐고 경찰은 시신 발견 다음 날인 지난 17일 오후 3시께 유력한 용의자 1명을 검거했다.

피의자 김씨가 사건 현장 금고에서 훔쳤다는 5억원은 희진씨의 동생 희문(31)씨가 사건 당일 성남의 한 카센터에 회사 명의의 고가 차량을 팔고 받은 대금 15억원 중 현금 5억원이 들어있는 돈 가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김씨가 사건 직후 집에서 챙겼다는 5억원의 행방을 수사하던 중 사건 당일 오전 성남의 한 카센터에 동생 희문씨가 차량을 매각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차량은 형 희진씨와 동생 희문씨가 속한 강남의 A회사 명의의 부가티 차량으로 총 15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10억원은 희문씨의 계좌로 들어갔고 나머지 5억원은 가방에 담겨 이날 부모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부모는 사건 당일인 지난달 25일 희문씨로부터 가방을 전달받아 안양 자택으로 돌아왔고 현관문 앞에 있던 피의자 김씨 등 4명과 마주친 뒤 가방을 탈취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범행 당일 중국으로 출국한 A 씨 등 공범 3명을 모집하기 위해 지난달 초 공범들을 모집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경호 인력을 모집한다는 명목으로 글을 올려 A 씨 등과 접촉, 사전 모의를 거쳐 범행에 착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등은 미리 주변 정리를 모두 마친 뒤 범행 직후 중국행 비행기에 올라 사실상 경찰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김 씨는 경찰에서 "이 씨의 아버지가 2천만원을 빌려 간 뒤 갚지 않아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김 씨와 피해자 사이 채무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씨가 피해자들을 살해한 뒤 가져간 5억원의 행방에 대해서도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김 씨는 "공범들에게 일부 나눠준 뒤 나머지는 내가 갖고 있다가 썼다"고 진술했지만 정확한 용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 검거 당시 김 씨가 가져간 5억원 가운데 1천800여만원을 회수하고 김 씨가 나머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살해 사건의 공범인 중국 동포(속칭 조선족)들이 지난달 25일 사건발생 당일 중국 칭다오로 서둘러 출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들 중 한명의 가족도 사건 이전에 이미 중국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이 사건의 공범인 A(33) 씨 등 3명중 한명의 가족이 사건발생 이전에 중국으로 출국한 기록을 확인했다.

출국 시점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올초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으로 도망친 공범 A 씨 등은 모두 중국 동포이자 동갑내기들로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에서 생활해 온 '정주형' 중국 동포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 세 사람의 귀화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이 중 한명은 국내에서 가정을 꾸려 가족과 함께 살아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한명은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해된 이희진씨의 부모는 지난 18일 부검을 마치고 같은 날 오후 안양의 모 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현재 장례가 진행 중이다.

법원으로부터 오는 22일 오전 9시까지 구속집행정지를 허가받은 이희진씨는 현재 부모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장례식장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희진 씨는 증권전문방송 등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약하며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남 청담동 고급 주택이나 고가 수입차 사진을 올리는 등 재력을 과시하면서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렸다.

이씨는 불법 주식거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 벌금 200억원, 추징금 130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사진 연합뉴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