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오른쪽)이 위성호 전 행장으로부터 은행기를 전달받으며 악수하는 모습. <사진=신한은행>
▲ 26일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오른쪽)이 위성호 전 행장으로부터 은행기를 전달받으며 악수하는 모습. <사진=신한은행>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이 취임 일성으로 고객 중심의 가치창조를 강조했다. 은행업 본질에 대한 혁신 추진 계획도 밝혔다. 디지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채용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진 행장은 26일 중구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진정한 1등 은행이 되기 위해서 첫 번째로 기억해야 하는 가치는 바로 고객”이라며 “은행의 전략과 추진 사업은 물론 상품과 서비스 전반을 고객의 관점에서 다시 돌아보고, 신한을 찾는 모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업 본질에 대한 혁신 추진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취임식에 참석한 임직원들에게 “은행업의 본질에 대한 혁신, 글로벌과 디지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과감한 시도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 가자”며 “빠른 속도와 변화에 맞는 민첩성, 폭발적인 순발력을 통해 초일류의 글로벌·디지털 은행을 완성해 가야한다”고 당부했다.

이 밖에도 진 행장은 “변화와 도전을 발전의 동기로 삼는 혁신이 지금 필요한 ‘신한다움’이며 신한문화를 살아 숨 쉬는 조직문화로 정착해 나가야 한다”며 “신한문화를 통해 자긍심을 높이고 삶의 가치를 키우며 자랑스러운 일터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의 행복한 내일과 직원의 밝은 미래를 위해 다 같이 사랑하고 소통하면서 멋진 은행을 만들어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trong></div>26일 취임식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신한은행></strong>
26일 취임식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신한은행>


이날 취임식 이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는 진 행장이 추구하는 구체적인 은행 경영방안들이 제시됐다.

우선 은행업 본질의 혁신, 즉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인재 채용방식을 바꾸겠다는 계획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진행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되기 전에 조직이 변신해야 하고, 그 전에 디지털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며 “정보기술(IT) 인력을 뽑아 이들을 영업점에 배치해 고객과 만나게 하고 고객의 니즈(수요)를 파악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상경계 출신 인재를 뽑아 그중 일부를 IT 인력으로 양성했다면 앞으로는 채용 단계에서부터 IT에 기본 소양이 있는 인재를 채용하겠다는 진 행장의 생각이다. 그는 “이런 돈키호테적 발상의 전환이 되지 않으면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진 행장은 나아가 IT 개발부의 사무실을 없애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IT인력이 한 사무실에 모여 있기보다 현업 부서에 나가 일하면, 일선 부서가 느끼는 애로점을 IT 개발에 반영하기 쉬울 것”이라며 “개발자가 현업에 나가 있는 것이 애자일(민첩하다는 뜻) 개발론이고, 디지털 인력들은 유목민이 되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글로벌 전략에 대해선 기축통화 국가와 신흥국의 전략을 따로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이 제시됐다.

그는 우선 “기축통화 국가에서는 해당 지역의 기축통화를 조달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는 것 중요하다”며 “은행이 아무리 잘 해도 환율이 급등하면 국내 이익을 전부 외국에 바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본사가 제2의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로 어려울 때 도와줄 수 있도록 기축통화 지역에서 규모가 본사의 5분의 1 수준이 될 수 있게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기 위해서는 인수·합병(M&A)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진 행장은 특히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신한은행이 미국의 자산을 팔아 얻은 이익 덕분에 다른 은행과 달리 흑자를 낸 전례를 언급하면서 미국이나 일본 등 기축통화 지역에서 자산을 갖추는 전략적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흥국에서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진 행장은 “몇 개국에 몇 개 점포가 있다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가능성이 있는 곳에 집중 투자해서 그 지역에서 초격차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베트남은행을 사례로 들고 “베트남에 더 과감하게 투자해 현지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를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진 행장은 지난해 12월 은행장으로 내정된 후 3개월의 인수인계 기간 동안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으로부터 기관 영업과 디지털 부문을 챙겨달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에게서는 리테일과 기업여신, 그중 특히 기업 부문에 신경 써달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진 행장은 “1000억, 2000억 이익을 더 내는 것이 아닌, 고객 중심의 가치를 창조하는 게 진정한 ‘리딩뱅크’다”며 “고객을 이익창출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증식시키는 과정에서 은행의 이익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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