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성 득표력 인정 받아” vs “황교안표 크지 않았다” 평가 엇갈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 세번째)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 세번째)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첫 성적표가 공개됐다.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2곳에서 치러진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는 ‘1대1’ 무승부로 끝났다.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인 창원성산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화 후보인  여영국 후보가 득표율 45.75%(4만2천663표)를 기록해 45.21%(4만2천159표)를 얻은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504표 차이로 꺾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통영·고성의 경우는 개표 결과 황 대표의 측근인 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59.47%를 득표, 35.99%를 득표한 민주당 양문석 후보를 23.48% 포인트 차이로 여유롭게 따돌렸다.

황 대표는 지난 2‧27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첫 시험대라고 할 수 있는 4‧3보궐선거에 올인했었다. 황 대표는 지난달 21일부터 경남 창원에 상주하며 창원과 통영·고성을 오가며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황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만일 ‘2대0’ 완승을 거둔다면 당을 완전히 장악하고 제1야당 대표로서 확고한 입지를 굳혀 문재인정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그러나 선거가 ‘1대1’ 무승부로 끝나자 황 대표는 아쉬움을 나타내며 내년 총선에서 ‘민생정당’ ‘정책 정당’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황교안 “2곳 모두 승리 못했지만, 민생‧정책으로 싸우면 총선은 다를 것”

황교안 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록 두 지역 국회의원 선거 모두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 당과 나라에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우리가 국민 속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서 민생을 챙기고, 또 정책으로 싸워 나간다면 내년 총선 결과는 분명 다를 것으로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황 대표의 바람대로 ‘2대0’ 완승을 거두진 못했지만 황 대표가 대체로 무난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이자 PK(부산‧경남) 지역의 ‘진보정치 1번지’로도 불리는 ‘진보의 아성’ 창원성산에서 504표 차의 접전을 벌인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후보단일화로 구도가 불리한 상황이었고 노회찬 전 의원의 추모 정서가 강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당 강기윤 후보가 상당히 선전했다는 것이다. 

또 황 대표가 통영·고성에서 ‘황교안 키즈’로 불린 정점식 후보를 민주당 후보에 압도적 표 차이로 당선시키면서 정치적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연구소장은 이날 ‘폴리뉴스’ 통화에서 “황교안 대표로서는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은 것”이라며 “본인의 상품성과 득표력에 대한 최소한의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반면 황 대표가 이번 선거에 ‘올인’했음에도 선거 결과가 예상을 뒤엎지 못했다는 것은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 결과는 ‘황교안 득표력’을 증명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에 따른 반사이익이 작용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또한 선거 막판 축구장 유세 논란은 ‘정치아마추어’라는 비판만 불러오면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윈지코리아의 박시영 부대표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황교안 개인표는 크지 않았던 것 같다”며 “왜냐하면 강기윤 한국당 후보가 창원 성산에서 지난번 선거 때 40%를 득표했는데 이번에 45% 득표를 했다. 늘어난 5% 정도는 정부 여당의 청와대발, 장관 낙마 등등의 악재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체자 없어 황교안 체제 순항하겠지만 변수 어디로 튈 것이냐가 문제”
  ‘김학의 의혹’ ‘5‧18 망언 징계’ ‘패스트트랙 정국’ ‘보수대통합’ 등 산넘어 산
  
황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2대0’ 완승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황 대표를 대체할 수 있는 리더가 부재하기 때문에 보선 결과로 ‘황교안 체제’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체로 우세한 분위기다.

다만 정치권이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들어서면서 여야의 정국 주도권 싸움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이에 따라 황 대표가 주요 현안에서 얼마만큼의 리더십을 보일 것이냐와 정치권의 검증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 것이냐가 그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당장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및 뇌물수수 의혹과 KT 새 노조가 제기한 아들 KT 채용 비리 의혹 등과 관련해 여당의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 ‘5‧18 망언’ 징계 문제와 최고위원 등 당직인선, 청와대의 부실 인사검증 논란, 패스트트랙 (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 등도 당면한 과제다.

또 창원성산 선거에서 0.54%(504표) 포인트 차이로 승부가 갈린 상황에서 바른미래당 후보가 3.57%, 대한애국당 후보가 0.89%를 득표했다는 점에서 황 대표가 향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보수대통합에서도 성과를 거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윈지코리아의 박시영 부대표는 이와 관련 “황교안 대표 체제가 흔들릴 거냐. 그렇진 않을 것이다. 왜냐면 대선후보, 보수주자로서 확고하게 입지를 다지고 있고 대체자가 없다”며 “순항은 할 건데, 변수는 김학의 사건이 어디로 튈 거냐 이게 있고, 그게 만약에 커지면 홍준표 전 대표가 등장할 공간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연구소장은 “황 대표가 본격적인 검증 시험대에 올랐다”며 “김학의 의혹과 아들 문제 등 개인적 문제에 대해 공격을 받았을 때 그 파고를 어떻게 넘어설 것이냐와 함께 선거제도 문제, 당직 인선, ‘5‧18 망언’ 징계 문제 등 당 대표로서 결단해야 될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