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 선거서 ‘호남민심’ 확보 판단...2020총선 대비 ‘정체성’ 고려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 출신 의원 복귀 기대...자체 교섭단체 가능성
‘갈라서자’ 나온 바른미래당, 4·3 보궐선거 후폭풍 최대치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5일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5일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3 보궐선거에서 정의당이 ‘창원성산’에서 승리한 후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제4교섭단체 논의가 한차례 미뤄졌다. 다만 이번 교섭단체의 키를 가진 평화당 내 반발 목소리가 적지 않은 만큼 교섭단체 구성 성사는 불투명해지고 있다. 특히 기초선거에서 호남 민심을 확인하고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격화됨에 따라 평화당은 정치적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이다. 

지난 3일 치러진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정의당은 故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인 ‘창원성산’을 수성했다. 이후 창원성산의 국회의원이 된 여영국 정의당 의원과 이정미 대표는 ‘교섭단체’ 구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독자노선 ‘고심’...2020총선 ‘정체성’ 대비
정동영 평화당 대표 역시 교섭단체 구성에 긍정적 뜻을 내비쳤지만 당내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박지원 평화당 의원은 5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공동교섭단체 구성과 관련해 “내부 분위기는 갈라지고 있다. (그러나) 독자 노선으로 가자(는 쪽이 우세하다)”며 “선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우리가 여러 가지 정체성 문제에 대해서 섞일 필요가 없다. 이게 강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물론 원내 교섭 단체를 구성해야만 국회에서 정상적인 의정 활동의 권한이 생긴다. 그렇지만 현재 평화당 내부에서는 특히 노동문제 지금, 민노총 문제 등이 굉장히 강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나?”라며 “최저임금 그리고 노동시간 단축, 탈원전, 이런 문제에 대해서 의견이 갈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화당 역시 교섭단체 구성 논의를 위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었다. 다만 결과는 도출되지 않았다. 

최경환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우리 당은 한 명이라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그 문제가 논의되지 않는다”며 “짧게 논의할 사항이 아니라 이야기를 별도로 만들어 논의하자, 성급하게 결론 내릴 일이 아니고 당의 진로와 관련된 중대 사안이라는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 본회의가 진행되는 만큼 9시 30분께부터 진행된 의원총회로 최종 결론에 도달할 수 없는 만큼 시일을 미루기로 한 것이다. 평화당은 교섭단체와 관련한 의원총회를 오는 9일 저녁 열어 긴 시간을 가지고 재차 논의하기로 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호남민심·바른미래당 내홍, 계산기 두드리는 ‘평화’
4·3 보궐선거의 후폭풍이 가장 큰 곳은 바른미래당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창원성산에서 숙식까지 해가며 이번 선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그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다. 때문에 바른미래당 내에선 손학규 대표에 대한 사퇴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여기에 5일 진행된 의원총회에선 ‘갈라서자’는 목소리가 나온 만큼 4·3 보궐선거의 후폭풍은 점차 커져나가고 있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제 깨끗하게 갈라서서 제 갈 길 가는 것이 서로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은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아 있는 사람들이 뜻 맞는 사람들과 함께 뭉쳐서 새 집을 짓고 끝없는 단결을 해야 할 때다”라고 밝혔다. 손학규 대표의 측근으로 민주당에서 국민주당으로 옮겨간 뒤 바른미래당으로 향한 이 의원은 결국 ‘분당’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평화당 역시 국민의당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복귀를 내심 바라고 있는 모습이다. 

박지원 의원은 일찍이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평화당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복귀할)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의 변하는 모습이나 바른미래당이 어떻게 움직일까 하는 것은 다른 당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러한 움직임은 있다”고 밝혔다.

5일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선 민영삼 평화당 최고위원이 “정의당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바른미래당에서 오실 분도 있을 것”이라며 “원외위원장들의 의견도 수렴해 어떤 것이 평화당이 확장해나가는 길인지 판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여기에 4·3 보궐선거에서 평화당이 전주시 기초의원선거에서 민주당을 꺾고 당선된 것 역시 ‘독자노선’에 힘을 싣고 있다. 호남 민심이 확인됐다고 판단한 평화당은 2020총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결국 바른미래당의 내홍 격화와 평화당의 호남민심 확인으로 정의당과의 교섭단체는 불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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