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한국당’ 30여분 대치, 문 의장 ‘쇼크’ 증세로 병원행
문 의장 “겁박에 의해서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한다”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는 문희상 국회의장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는 문희상 국회의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자유한국당은 24일 바른미래당이 오신환 의원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이를 허가하면 안된다고 주장하며 국회의장실 점거 농성을 벌였다.

한국당의 강한 항의에도 문 의장이 “소신껏 하겠다”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자 한국당은 의장실 점거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공직선거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안‧검경수사권 조정 3법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을 사이에 둔 갈등은 점점 정점에 치닫고 있다. 

앞서 오신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분열을 막고 제 소신을 지키기 위해 사개특위 위원으로서 여야 4당이 합의한 공수처 설치안의 신속처리 안건 지정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오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면 국회 사개특위에서 공수처 설치안은 패스트트랙 지정이 불발된다.

이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오신환 의원의 사개특위 사보임 절차를 밟아 공수처 설치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관철시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자, 한국당 의원들이 이를 막아달라며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한 것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역사 상 제1야당과의 협의 없이 선거제를 일방적으로 바꾼 사례가 없다”며 “국회의 불문율을 무시하는 여당의 행보에 대해 국회의 큰 어른인 문 의장이 나서서 제지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강한 항의를 이어갔다.

이에 문 의장은 “내가 큰 어른이 맞느냐”며 “평소에 그렇게 대우하지도 않아놓고 이제 와 항의를 하러 왔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문 의장은 “최후 결정은 누가 뭐래도 내가 한다. 여러분들 겁박에 의해서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한다”고 맞섰다.

김태흠 의원은 “의장도 국민이 뽑고, 우리도 국민이 뽑았다. 근데 겁박이란 말이 왜 나오냐”고 설전을 벌였다. 

문 의장은 “나는 이미 야당과 협의 없는 일방적인 패스트트랙 상정에 대해서 반대의사를 밝혔다”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 요청 불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이은재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의장직을 사퇴하라”고 항의하며 고성이 오갔다. 

한국당 의원들은 “우리가 보는 앞에서 확답하라”며 문 의장을 막아세웠고 문 의장은 “이럴거면 차라리 멱살을 잡으라”며 대응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저희가 국회 의장실을 방문한 것은 혹시라도 바른미래당이 무리하게 사보임을 요청할 시 의장의 허가가 필요한데, 그 부분에 대한 의장의 입장과 국회의 선거법은 반드시 여야합의에 의해야 하는데 합의가 없는 경우 의장이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부분에 대한 의장의 의견을 듣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문 국회의장은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원내대표는 “사보임 부분에 대해 저희가 다시 한 번 법을 확인해봤다”고 말하며 국회법 48조 (위원의 선임 및 개선) 조항을 짚었다.

국회법 제 48조 6항에 따르면 ‘제 1항부터 제 4항까지에 따라 위원을 개선(사보임)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나 원내대표는 “지금은 4월 임시회 중이다. 임시회 중에서는 위원을 사보임 할 수 없다는 것이 국회법에 명백히 규정되어 있으므로 국회의장은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사보임 신청을 해도 절대 허가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보임의 예외를 두는 단서조항 ‘위원이 질병 등 부득의한 사유로 의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를 두고 “이것은 위원이 원해서 신청하는 경우다. 확인해본 바에 의하면 오신환 의원은 사임 의사가 없다”고 못박았다. 

국회의장이 아니라 바른미래당에 가서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자유한국당은 “허가권이 의장에게 있으니 의장에게 얘기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문희상 의장이 오신환 의원 ‘사보임’ 문제에 대해 답변을 해줄 때까지 의장실을 점거할 예정이다. 

30여분의 대치 끝에 문 의장은 결국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문 의장은 이후 ‘저혈당 쇼크’ 증세로 국회 의무실을 찾았고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는 의무진의 소견에 따라 여의도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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