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자유한국당의 국회의장실 점거 농성 이후 ‘저혈당 쇼크’ 증세로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해 있던 문희상 국회의장이 26일 오전 서울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제 의장께서 입원중인 병원 측으로부터 수술을 해야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박 비서실장은 “문희상 의장은 충격에 충격이 더해진 상황에서도 국회의장으로서의 의무를 다 하고 수술에 임하겠다고 고집한다”며 “이 상황에서도 국회만 걱정하는 의장께 화도 나지만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이고 국회의장으로서의 의무라 하신다”고 전했다.

박 비서실장은 “밤새도록 국회 대치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빨리 결론이 나서 한 시간이라도 먼저 의장님을 서울대병원으로 모시고 가야한다는 생각밖에는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장의 입원을 ‘헐리웃쇼’라고 한 의심을 섭섭해 할 마음도 없다”며 “(바른미래당)유승민 오신환 의원님의 면담 신청을 받아드리지 못한 점은 죄송하다”고 전했다.

박 비서실장은 “이제 서울대병원에 도착하였다”며 “의장께서 ‘수술을 잘 이겨내고 거뜬히 일어나시라’는 응원의 촛불을 마음 마음에 켜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밝혔다. 

국회 측에서는 “국회의장 등 3부 요인의 건강은 비공개 사항”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함구하고 있다. 

문 의장은 지난 24일 오전 자유한국당의 국회의장실 점거농성 이후 ‘저혈당 쇼크’ 증세로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했다.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의장님이 의무실에 도착했을 때 혈압은 172㎜Hg였고 맥박은 (빠르기가) 평소의 두 배가 넘었다”고 밝혔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 불허를 요구하기 위해 국회의장실 점거농성을 벌였다. 고성이 오가는 상황에서 문 의장은 자신을 가로막는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차라리 멱살을 잡으라”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30여분의 대치 끝에 결국 의장실을 빠져나온 문 의장은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국회 의무실을 찾았고, 이후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동해 입원했다. 

문 의장은 병상에서 바른미래당의 오신환 권은희 의원에 대한 사개특위 사보임 신청서를 구두로 결재하기도 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지난 24일 국회의장실 점거농성 과정에서 문 의장이 임이자 의원의 양볼을 만지는 등 성추행했다며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히는 동시에 문 의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