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한-중 항공 운수권 배분
제주항공·티웨이항공, 베이징 노선 확보
상하이 노선은 이스타항공에게

2일 국토부가 중국행 34개 노선을 국적 항공사에 배분했다. 사진은 제주항공 B737-800 여객기<사진=제주항공 제공>
▲ 2일 국토부가 중국행 34개 노선을 국적 항공사에 배분했다. 사진은 제주항공 B737-800 여객기<사진=제주항공 제공>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가 25년간 운항해온 중국 베이징·상하이 노선이 저비용항공사(LCC)에 배분됐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국행 34개 노선을 국적 항공사에게 배분했다. 지난 3월 15일 열린 ‘한국-중국 항공회담’에서 증설에 합의한 운수권 주70회와 정부보유 운수권 주104회에 대한 것이다.

운수권 배분을 앞두고 진행된 항공사 프레젠테이션에 각 사 대표가 직접 참여하는 등 LCC 업계는 심혈을 기울였지만, 배분 노선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를 비롯해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 조규영 에어서울 대표가 직접 세종으로 내려가 발표를 진행했으며, 이스타항공은 최종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문종배 부사장이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운수권 경쟁에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핵심 노선으로 꼽히는 인천~베이징(다싱 신공항) 노선을 배분받아 만족스런 최대 수혜를 입었다는 평가다. 제주항공은 인천~베이징(주4회)을 비롯해 인천~옌지(주6회), 인천~하얼빈(주3회), 제주~베이징(주7회) 등 총 9개 노선에 주35회 운수권을 배분받았다.

제주항공 측은 운수권 배분 후 입장문을 통해 “지금가지 대형항공사가 운항하던 중국 주요 노선에 제주항공을 비롯한 LCC가 복수 취항하게 돼 소비자가 현재보다 낮은 가격으로 중국 여행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제주항공은 최대한 빨리 취항해 소비자 편익을 증진시키고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도 인천~베이징(다싱·주3회)과 인천~선양(주7회), 대구~베이징(주7회), 청주~옌지(주3회) 등 수도권과 지방발을 포함해 총9노선 주35회 운수권을 배분받았다. 티웨이항공은 이번 운수권 노선에 취항한 후 지역본부를 중심의 네트워크 확충을 통해 중국 내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핵심 노선인 인천~상하이 구간의 주7회 운수권은 이스타항공에 배분됐다. 이스타항공은 제주~상하이(주7회), 인천~정저우(주4회) 등도 따내며 총 6개 노선 주27회 운수권을 확보했다.

에어부산이 이번에 배분받은 총 5개 노선 주18회 운수권 중 인천발 노선은 선전(주6회), 청두(주3회), 닝보(주3회) 등 총 12회에 달한다. 앞서 지난 3월말 정기주총에서 한태근 사장이 직접 인천공항 진출을 발표하고, 서울지역 영업관리 경력직 채용에 나서는 등 인천발 국제선 확보에 사력을 다했던 에어부산에 만족스런 결과라는 평가다.

중국 정기 노선이 없는 에어서울은 인천~장가계(주3회) 노선을 받았고, 에어인천은 인천~청두(주3회) 화물 노선 운수권을 얻었다.

다만 이번 운수권 배분에서 제외된 진에어는 난감한 상황이다. 진에어가 현재 운항 중인 제주~상하이(주7회) 노선은 이스타항공, 제주~시안(주3회) 노선은 제주항공과의 경쟁체제로 돌입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여러가지 강점을 가진 진에어가 운수권 배분에서 제외된 것은 유감”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제재가 풀려 경영이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운수권 배분으로 FSC와 LCC의 여객 운수권 보유비율은 89.5%:10.5%에서 71.9%:28.1%로 조정됐다. 어명소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중국 운수권 배분이 인천공항의 동북아 대표 허브화 및 지방공항 활성화 등에 기여해 항공산업의 질적·양적 성장을 견인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던 LCC의 안정적인 사업확장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FSC는 총 8개 노선 주21회 운수권을 확보해 LCC와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인천~베이징(서우두·주4회)을 포함해 난징(주4회), 항저우(주3회), 장자제(주3회) 등 총 4개 노선 주14회 운수권을 확보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베이징(서우두·주3회), 옌지(주1회), 선전(주1회), 시안(주2회) 등 총 4개 노선 주7회 운수권을 배분받았다.

이번 배분 결과에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천~베이징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보유하고 있던 노선에 신규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배분됐다”며 “인천~상하이 간 주7회 노선의 경우 이스타항공이 배분되며 주력 노선에 LCC의 진입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양 연구원은  “이번 운수권 배분 결과에 따라 LCC에 긍정적 수혜가 전망된다”며 “중국향 신규 노선 취항으로 수급여건 개선 가능성이 커졌고, 다양한 운항 스케줄과 낮은 운임으로 공급 및 수요 증가 등 외형성장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에서도 오는 10일 한-중 운수권을 신규 배분한다. 그동안 중국도 동방항공, 남방항공 등 FSC 중심으로 운행했지만, 이번에 LCC에 신규 운수권을 대거 배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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