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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동국대·상생과통일포럼 리더십 최고위 과정 8기 ⑪강] 오건호 “한국 복지에서 중요한 것은 다수의 지지 확보”··· “제도 시행 및 시행착오를 통한 제도 개선을 위해 꼭 필요”

2가지 방향 존재···“복지 포퓰리즘, 혹은 복지의 발전이 너무 느리다로 나뉘어”
복지에서 중요한 원칙은 '포괄성'과 '적절성'
기본소득···다양한 실험 및 시도를 통해 현 시대에 부합하는 맞춤형 기본소득 도입 필요

[폴리뉴스 김영철 기자] 지난 7일 동국대‧상생과통일포럼 리더십 최고위과정 8기 열한 번째 강의는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이 맡았다. 

오건호 위원장은 지난 2001년부터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에서 사회복지영역을 담당했다. 이어 사회공공연구소,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에서 연금, 재정 분야를 연구했으며 2010년에는 ‘건강 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공동 운영 위원장으로 시민 복지 운동에 나섰고 2012년부터 현재까지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고의 복지 전문가로 꼽힌다.   

오 위원장은 이날 동국대학교 본관 로터스홀에서 지난 2010년 이후 한국 사회에서 복지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어떻게 평가할지 얘기했다. 이와 더불어 기본소득의 개념과 한국 사회에서 기본소득의 의의를 분석하는 시간을 강연을 통해 가졌다. 

2가지 방향 존재···“보수 측면에서 복지 포퓰리즘인 것과 혹은 복지의 발전이 너무 느리다”

오건호 위원장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무상급식으로 논란이 있었다”며 “당시 박근혜 정부에선 선별 복지를 옹호했지만 정권 당시 시행됐던 복지 정책들을 보면 보편 복지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0년 이후로 한국 복지는 새로운 장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강연에서 한국 복지 발전의 2가지 방향이 사실 사회적 실체의 평가이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이 진짜인지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분야의 전문가와 정치인들의 협의 하에 현 시점에 가장 부합한 진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 운영위원장은 “검증은 쉽지 않겠지만 이 판단에 대해 성찰의 필요성이 있다”며 “중상위 계층에게 재원이 배분되는 현상과 기존 노동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든 서구복지국가 체제로 정말 어려운 이들을 돕기 어려울 수 있기에 시민권으로서 기본소득을 도입하자는 방안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복지에서 중요한 원칙은 포괄성(Comprehensiveness)과 적절성(Adaquecy)

그러면서 그는 현재 한국 복지체제엔 3가지 유형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부조, 사회보험, 사회수당 및 사회서비스가 이 3가지 유형에 포함 된다”고 말했다.  

먼저 기초생활보장제도로 생각할 수 있는 공공부조의 특징으로는 소득, 재산 등 어떠한 기준에 부합하는 이들에게 제공하는 형태이며 선별적 복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사회보험제도는 노동시장에 있는 취업자가 대상이다. 사회보험제도는 보험료를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소득이 있는 이들이 이 제도에 들어갈 수 있다. 여기서 오 위원장은 “누구나 다니던 회사가 망하거나 산재 및 질병에 걸려 소득 단절을 겪을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에 소득이 있을 때 이러한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사회서비스 혹은 사회수당에 대해선 과거 모든 아동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지 않다가 최근 확대 된 점, 기초연금에서 하위 70%의 노인에게만 재원이 지원된다는 점을 따져 선별적 혹은 준보편 복지라는 논쟁이 나타난다. 오 위원장은 “본질적 특성으로 봤을 때 해당 제도의 특성은 한 가지로 고정되지 않고 시대적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 위원장은 “시민 의식 속에서 점차 복지에 대한 인식 변화가 나타난다는 것”이라며 “사회적 낙인이 붙었던 과거와 비교해 점차 사회 구성원이라는 존재성 자체로 요구하는 권리로 탈바꿈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위원장은 이러한 변화를 진단하고자 각각의 복지 유형을 분석했다. 그는 “대한민국 복지는 크게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며 “약 2500개의 단위 사업들 중에서 복지 분야는  300개 정도 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공공부조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별다른 발전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보험 또한 비약적인 발전은 없었다”며 “전체 노동자 중 약 3분에 2 정도의 비정규직 노동가 고용, 국민, 건강, 산재 보험이라는 제도의 바깥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가지 유형에 대해 오 위원 장은 “모두 계층 관련성이 있으며 전체적으로 복지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도 개별적인 분석에선 그 발전 양상이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복지가 이와 같은 격차를 오히려 확대 재생산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 위원장은 별도의 기초연금 제도가 있는 캐나다와 스웨덴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스웨덴의 경우 두 번째 기초연금이 존재해 하위 10% 노인들에게만 제공되고 있으며 캐나다의 경우 모두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과 하위 50%에게 주는 별도의 기초연금이 있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캐나다와 스웨덴의 사례는 복지에서 중요한 포괄성(Comprehensive)과 적절성(Adaquecy)의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단일 제도가 아닌 여러 제도가 들어있는 제도의 망으로 부상해야 한다”며 “각 부분의 총합인 체제 수준의 보편주의가 가장 완성도 높은 복지국가”라고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한국 복지에서 중요한 것은 다수의 지지를 확보하는 방법”이라며 “그래야만 제도가 시행될 수 있고 시행착오를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소득···다양한 실험 및 시도를 통해 현 시대에 부합하는 맞춤형 기본소득 도입 필요 

오 위원장은 “기본소득은 시민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고 시민이라는 것 자체로 무조건 지원한다”며 “이렇게 지원했을 때 기존 복지의 사각지대가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본소득의 개념 자체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실제 사회에서 이것을 어떻게 작용시킬지에 대해선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소득이 유토피아 사상에서 기인해 현재 작동하고 있는 복지체제의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지 않는다”며 “제도를 작동시킬 때 이미 있는 기존 제도들이 어떻게 될지는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기본소득으로 완전기본소득인 스위스, 알래스카, 사회수당, 청년수당, 농민수당, 핀란드의 실험 사례 등을 언급했다. 여기서 오 위원장은 청년 수당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청년은 사회적으로 욕구를 갖고 있지 않은 집단으로 분류됐으나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졸업 후 최소 2~3년을 취업 준비를 해 노동 시장에서 단절됐으며 학자금 대출과 월세로 인해 막대한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핀란드의 경우 모든 이들에게 70만 원 어치의 급여를 나눠주는 실험을 도입했었다”며 “무조건적인 급여 지급으로 인해 근로 저하가 발행하는 ‘복지의 덫’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캐나다의 온타리오 주의 경우 130만 원 지급액에서 별도의 소득을 감안해 최대 50%까지 주는 형식의 기본소득을 실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 위원장은 “위의 두 사례는 근로동기 증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아 결국 실험 기간을 마치기도 전에 종료됐다”고 덧붙였다.

오 위원장은 다시 우리나라의 청년 수당 문제로 돌아와서 서울시에서 실행한 방법과 LAB2050이라는 연구원에서 제안한 방법, 과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청년수당을 언급했다. 

서울시의 경우 청년들에게 졸업 후 2년을 경과한 청년들에게 청년수당을 6개월간 50만씩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논란이 됐었다. 다만 서울시는 지급 조건으로 미취업자에게만 수당을 지급하며 급여 수혜자(청년)들은 향후 활동 계획서를 반드시 제출해야한다는 방식으로 선별 방식을 정했다. 

LAB2050의 경우 청년 기본소득으로 만 19세부터 29세까지 10년 동안 모든 청년에게 지급하는 방식을 서울시에 제안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오 위원장은 “현재 20대 후반의 고용률은 약 70%”라며 “취업자들에게도 무조건적으로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게 과연 정당한지 논란이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추진했던 청년수당의 경우 만 24세 청년들에게까지만 급여를 제공한다. 여기서 오 위원장은 “기본소득의 본질적 논쟁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돋보였다”며 “통상적으로 만 24세인 남자들은 군복무를 마친 뒤 대부분 미취업이라는 동질성을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동시장에서 분리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소득이 아주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재원의 문제를 언급하며 약 30만 원의 기본소득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해도 180조 원 정도의 재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현재 시점에서 어떠한 형태의 기본소득을 도입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적절한 기본소득은 결국 그 시대에 살아가는 시민들의 이해판단에 달렸다”고 당부했다. 

오 위원장은 강연을 끝마치면서 향후 복지 전망에 대해 ‘탈 노동의 동질화’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기본소득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겠지만 현 시점에서 완전한 형태의 기본소득은 어렵고 맞춤형 기본소득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오 위원장은 어떤 시점에서 기본소득을 실험을 하는 것이 적절하겠냐는 질문에 “최소한 다수의 사람들이 노동에서 분리되는 시점에서 기본소득이 도입돼야 한다”며 “적어도 전체 인구 50%가 노동시장에서 분리됐을 때 기본소득 실험을 도입해도 적절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한 한국의 복지수준이 현재 경제력과 대비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선 “보통 복지지출을 비교해 복지수준을 파악하는데 한국은 전체 GDP 11% 정도를 복지 지출로 썼다”며 “이는 OECD와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이며 북유럽에 비해선 3분에 1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복지는 수요 대비이기 때문에 단순 수치에 기반해 복지수준을 평가하는 행위는 착시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며 “한국의 노인복지 비율이 초고령국가인 일본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는 것과 같은 오류”라고 지적했다. 

오 위원장은 “인구학적인 사회분석을 통해 현재 한국 사회가 처한 상황과 지출을 비교해 수준을 책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물론 국민연금에서 복지 수준은 열약하지만 이는 국민연금이 도입된 역사가 짧고 수급자 또한 매우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복지제도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선 단순 단일제도에 집중하기 보단 주거, 교육 등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 할 수 있는 재정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은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전국민주노총조합총연맹 정책부장을 지낸 후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보좌관을 역임했다. 이후 민주노동당 국회전문위원, 국민연금기금실무평가위원회 위원, 사회공공연구소 실장,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을 지냈으며 지난 2012년부터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국민연금, 공공의 적인가 사회연대 임금인가>, <리얼진보>, <나도 복지국가에서 살고 싶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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