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위의장 채이배, 사무총장 임재훈, 수석대변인 최도자 임명
손학규 “지난 회의 때 비공개로 협의”
오신환 “바른미래당 혼자 운영하겠다는 뜻”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오른쪽)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오른쪽)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도부 총사퇴 문제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20일 당직 인선 문제를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손학규 대표가 측근 인사들을 임명하자 오신환 원내대표를 포함한 바른정당계는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새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에 초선 비례대표인 채이배·임재훈 의원을 각각 임명하고 공석인 수석대변인에는 초선 비례대표인 최도자 의원을 선임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소식을 알리며 “손 대표는 당헌 22조에 따라 최고위원 협의를 거쳐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수석대변인을 각각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 측은 이날 당직 임명은 ‘최고위 협의’에 따른 것이었다는 입장이지만 바른정당계는 일방적 ‘날치기 통과’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직 임명 안건이 올라온 것을 두고 고성이 오고갔다.

바른정당 출신의 오신환 원내대표는 “당헌상 최고위원회에 당직 인선 안건을 상정하고, 협의를 거치도록 되어 있는데 그마저도 생략하고,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식으로 나오면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바른미래당을 혼자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해서 임명된 정책위의장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자리인 만큼 손 대표는 원내대표와 이견 조율을 하는 게 상식이다”며 “오늘 긴급히 안건을 상정해 날치기 통과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권은희 최고위원은 “손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할 때 전날 채이배 비서실장을 시켜 그 사실을 통보해 왔다”며 “그래서 제가 ‘이것은 통보이지 협의가 아니다. 손 대표께서 이것을 통보하시면 절대 안 된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표님. 협의하고 통보와 어떻게 차이가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당의 정책위의장 임명이라는 중차대한 사항에 대해서 안건 상정이 되었다는 소식을 오전 8시11분에 이메일로 내부순환도로 상에서 통보받은 것에 대해서 상당히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당의 최고위원단에 포함되는 주요인사라고 하면 당헌·당규의 정식대로 충분한 협의를 구한 뒤에 안건을 상정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지명직 최고위원인 문병호 전 의원은 “최고위원들은 당헌부터 읽고 회의에 나와라”며 “긴급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당 대표가 의안을 선정하게 돼 있다”고 손 대표를 옹호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의원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창당 주역이자 당의 얼굴인 유 의원이 불참한 것은 우리 당 절반은 5·18을 평가절하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바른정당계의 신경을 자극했다.

하태경·이준석·권은희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명은 손 대표의 당직 임명 철회안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최고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하태경 최고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가 형식적으로는 정상화됐지만, 다수 최고위원이 요구하는 안건을 당 대표가 고의로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 최고위원은 “협의란 관행적으로 최고위원 과반 출석이라는 전제 조건이 있었다”며 “과반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협의 안건을 통과시킨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의 이같은 반발에 대해 “최고위원들의 반대도 많았고 다시 협의하자는 의견도 많았으나 실은 지난 회의 때 비공개로 협의한 사안”이라며 당직 임명에 절차적 하자가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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